남편의 지갑속에..이런게 들어있었습니다.
이것이 들어있었습니다.
얼핏보기에도 프린트로 뽑아낸 가짜돈인걸 알수있죠?^^
특히..낯익은 저 숫자모양..
남편의 글씨체입니다.^^
월요일 아침은 여느날보다 분주합니다.
20분 먼저 일어나 작업복을 정성껏 다리고 각 주머니마다 정해진 소지품을 제자리에 챙겨넣습니다.
윗옷 주머니엔 지갑과 출입증을..
바지 양옆 주머니엔 열쇠와 동전들을..
소지품을 다 챙기고나면 양말과 티셔츠를 작업복위에 걸쳐놓고 밥을 차립니다.
이 모든 일들이 남편이 씻는동안 마무리됩니다.
그럼 남편은 씻고나와 제가 챙겨둔 옷을입고 밥을먹고 출근을 하죠.
이날 아침에도 여느때처럼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용돈이 떨어질때가 됐다 싶은데도 별말이 없기에 모른척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은 나역시 월급 며칠전이라 생활비가 빠듯할때 였으니까요..
워낙 사람좋아하고 술좋아하는 사람이라 퇴근후 한잔하고 당구치는것을 무척 좋아하는 남편인데 며칠동안 모임도 가지않고 일찍 퇴근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용돈이 떨어진것 같아 몰래 지갑에 단 얼마라도 넣어줘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남편이 씻으러 간동안 지갑안을 조심스레 열어보니 예상대로 천원짜리만 들어있더군요.
돈을 넣으려고 그 뒷칸을 열어보니 하얀 종이 하나가 들어있는겁니다.
얼핏보니 수표같더라구요.
'응?이게뭐지......'
수표를 조심스레 꺼내보았습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틀리더군요.
그것은 누군가가 남편에게 장난으로 건네준듯한 A4용지에 프린트한 가짜수표 였습니다.
순간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아니 이걸 누가....'
그런데 그 가짜돈에 남편이 직접 그려넣은 숫자가 보였습니다.
뒷자리부터 하나씩 세어보니 2억이었습니다.
순간 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남편은 비록 장난처럼 가짜돈에 숫자를 적었겠지만.
난 그런 남편이 안쓰럽고 미안하고 또..고마웠습니다.
나랑 살아온 12년동안 맘껏 누려보지도 못하고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고생만 해온 남편..
적은 용돈에도 늘 고마워하며 환하게 웃어주던 남편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걸 신주단지 모시듯 구겨지지 않게 지갑안에 고이 넣고다니며 진짜 수표인양 바라보며 마음 뿌듯해했을 남편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남편이 그랬던것처럼 다시 가짜돈을 지갑속에 조심스레 넣고.
얼마 되지않는 얼마의 돈도 함께 넣어 남편의 작업복 주머니속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날 저녁 남편은 기분좋게 한잔하고 왔더군요.
"오늘 울 마누라덕에 오랫만에 한잔하고 택시타고왔당~히.."
히죽거리며 웃는 모습이 참 기분좋았습니다.
"이그~이왕 적을꺼 20억쯤 적지.꼴랑 2억적었냐?"
"히히~~~"
우린 그냥 서로에게 아무것도 묻지않고 그저 환하게 웃었습니다.
아마 남편도 알꺼예요.내가 얼마나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지...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