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올해 410억원의 현금 배당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615억원보다 33.3% 줄었지만, 올해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주식 부자에게 현금 배당은 그야말로 '보너스'다. 주식 변동 없이 받는 성과급이기 때문이다.
정몽준 의원이 받는 1년치 '현금 보너스' 410억은 어느 정도의 규모일까? '88만원 세대' 4만6590명의 한 달 월급이며, 3883명의 1년치 연봉에 해당된다. 비정규직 또는 인턴급 월급이긴 하지만, 한 사람의 주식 보너스치고는 수많은 청년 백수들에게 적잖은 현실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만만찮은 액수의 돈이다.
이틀 전 30대 그룹이 대졸초임을 최대 28% 삭감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자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준비나 한 듯이 10~15%라는 구체적 삭감 수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그 삭감된 월급만큼 노동시간을 줄이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삭감은 불에 덴 듯이 빠르게 하면서도, 일자리 확대는 화장실에서 볼일 다 보고 온 사람처럼 느긋하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100억원 이상의 현금 배당을 받는 사람은 지난해보다 1명 준 7명이라고 한다. 이들이 받을 현금 배당의 총액은 1357억이다. 그렇다면 이 돈으로 '88만원 세대'의 일자리를 몇 개만 만들 수 있을까? 15만4205명의 한 달치 월급을 해결할 수 있고, 1만2850명의 1년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단지 7명이 보너스를 포기한 효과치고는 메머드급이다.
참고로 올해 100억원 이상의 현금 배당은 받는 분들의 명단과 금액은 다음과 같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410억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271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 180억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148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 136억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 112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100억원.
우리나라에서 공기업을 필두로 재벌그룹들까지 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을 뭉터기로 자르며 청년들에게 고통 전담을 강요하고 있을 때,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전국민의료보험 개혁을 위해 부유층에 대한 증세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년 동안 634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인데, 재원의 절반을 부유층 증세로 마련하고, 나머지 절반도 제도 개선을 통해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논리대로라면, 차상위층의 의료보험료를 대폭 늘려 최하위층의 의료보험을 제한적으로 늘리겠다고 했을텐데...
※ [일부 댓글에 대한 종합 답변] 이 글은 자본주의 시장 논리를 부인하자고 하는 취지가 아닙니다. '자본'의 규모로 보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정몽준씨가 현급배당액을 환원해야 한다거나, 그게 잘못된 돈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경제위기와 실업대란이라고 하면서 재벌 총수나 대주주들의 모범적인 고통분담은 온데간데 없고, 대졸초임부터 깎아 일자리 만들었다고 생색내려는 행태가 과연 옳은가 하는 문제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한겨레> 곽정수 기자가 지적했듯이 소위 '이명박 세대'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무조건 '까라면 까'라고 욱박지르는 건 옳지 않습니다.) 그것도 사회적인 합의나 토론이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되는 방식입니다. '잡 쉐어링'은 '청년들의 돈을 빼앗아 청년들에게 주는' 방식으로만 전개되서는 나중에 사회적인 갈등만 키우는 꼴이 됩니다. 이 글은 '통계로 본 일자리'를 다른 각도로 예시한 것에 불과합니다.
(펌) http://blog.ohmynews.com/hankis/237772 삐딱이(hanki) 님 블로그
==============================================================================================================
410억이라...
주식 배당금은 가만히 앉아서 받는 돈인것 같군요.
창업주가 아니라 기업 2세대라서 더욱 그런 느낌이예요.
블로그 기사에 달린 댓글도 봤는데, 자기재산 자기가 가지겠다는데 무슨 말이 많냐는식의 글도 있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으니 별문제는 안되겠지만...
경제가 어렵다고 대입 초임을 삭감해서 다른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말이 우습게 들리는군요.
현금 배당이 매년 꼭 이루어져야하는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IMF이전에 우리나라는 현금 배당이라는 말이 생소했을 정도였고요.
현금 배당을 하느니 그 돈을 재원으로 해서 저들이 말하는 '경제살리기'를 하면 안되는거였는지...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