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의료비가 폭등한다. 이것은 아무리 부정해보아도 반증될 수 없는 사실이다. 강연이나 토론회에 가서 설명을 하다보면 '아니 국내 병원은 이미 영리병원 아닌가요? 다 돈벌이 하잖아요?'라고 한다. 물론 한국에서 모든 병원은 돈벌이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법인병원은 모두 비영리병원이므로 병원 안에서 번 돈을 바깥으로 내가지 못한다. 그런데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투자자에게 이윤 배분을 하게 된다. 비영리병원은 법적으로 환자 진료가 목적이지만 영리병원은 '합법적으로' 영리 추구가 목적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영리병원의 의료비는 투자자에게 돈을 배분하는 만큼 의료비가 비싸진다.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만큼의 이윤을 삼성병원이나 현대병원이 내야한다. 의료비가 비싸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의 의료비 연구들의 한결같은 연구 결과다. 예를 들어 메타분석을 하여 324개 병원을 조사한 데브로의 논문에 의하면 영리병원이 비영리병원보다 1인당 의료비가 19% 높았다.
정부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의료비 증가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거짓말이다. 미국에서 노인대상 건강보험(메디케어) 적용 환자만 놓고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을 비교했을 때 영리병원 환자들의 의료비가 16.5% 높았다. 한국에서 공립병원이었던 병원들이 민간 위탁된 후 1인당 의료비는 2~3배가 늘었다. 몇십 퍼센트의 의료비 인상이 아니라 몇백 퍼센트의 의료비 인상이 올수도 있다는 거다.
왜냐고? 건강보험이 있건 없건 영리병원의 '합법적인' 목적은 환자 진료가 아니라 돈을 벌어 주주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의료비는 폭등한다. 그 뿐인가? 미국에서 영리병원은 비영리병원보다 부당청구가 많고 불필요한 과잉진료가 더 많다. 이것도 지금까지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을 비교한 연구들의 일치되는 결과다.
정부는 서비스질이 높아지고 고용도 는다고 한다. 이것도 거짓말이다. 임금 비용이 5% 내외인 제조업과 달리 병원의 임금 비용은 50% 내외다. 왜냐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을 결정짓는데 가장 큰 요인이 의료 인력이 얼마냐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리병원처럼 되어 더 많은 이윤을 올리려면 의료 인력을 줄여, 인건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 미국의 영리병원은 그래서 의료 인력을 줄인다. 그 결과 영리병원은 서비스질이 낮고 사망률은 높다. <US News and World report>가 선정하는 미국의 베스트 20 병원은 항상 모두 비영리병원이다. 2008년도 그렇다.
미국의 신장투석병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영리병원의 사망률이 비영리병원보다 20%가 높았다. 미국에서 영리병원에 갔던 환자가 비영리병원으로 갔다면 연 1만4000명이 덜 죽었을 거라는 연구도 있다. 당연히 고용이 늘지도 않는다. 영리병원은 비영리병원에서는 어렵던 M&A가 쉽게 가능해져 정리해고가 판을 칠 것이다. 한국처럼 이미 병상이 과잉인 나라에서는 고용이 증가하기는커녕 오히려 정규직이 비정규직이 되고 '알바'만으로 병원 직원들이 채워질 가능성이 더 크다. 보건의료 고용 인력이 가장 높은 나라들은 미국처럼 의료민영화가 이루어진 나라가 아니라 노르웨이나 스웨덴 같은 공공병원이 대부분인 나라들이다. 게다가 미국의 병원 고용 인력은 비정규 행정직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한다. 이것 또한 거짓말이다. 의료비가 폭등하면 건강보험재정이 버티지를 못한다. 생각해보자, 돈벌이가 합법이 된 영리법인 병원들이 당연지정제가 돈벌이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하여 헌법재판소에 제소하면 지금의 헌재가 과연 어떤 판단을 할까? 결국 영리병원 허용만으로도 당연지정제 폐지는 필연적 결과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 '건강보험으로 모든 의료비가 해결'되는 국민 의료비 절감 정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당장 수백만에 이르게 될 실직자들과 신 빈곤층의 의료비 부담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지금 필요한 것은 영리병원이 아니라 병원의 돈벌이를 규제해 건강보험재정 낭비를 줄이고 그 돈으로 건강보험보장성을 강화해야만 한다.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미국과 한국밖에 없다.
결국 영리병원 허용 정책은 삼성병원과 현대병원과 같은 재벌병원에게는 최대한의 돈벌이 기회를 '허용' 하고 국민에게 그 모든 부담을 지우는 정책일 뿐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정부가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 의료비 폭등과 건강보험 재정파산, 당연지정제 폐지와 그리고 건강보험 붕괴라는 선물이다. 그리고 이것이 윤증현 기획재정부의 첫 작품이다. 도대체 이런 이명박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떻게 '무조건 반대'를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이명박 정부는 과거를 참으로 자기마음대로 잘 잊는 정부다. 그래서 사실 하나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촛불 항쟁이 시작되기 직전 아고라에서 단 며칠 만에 의료 민영화 반대 청원이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이에 놀라 정부는 4월 30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폐지는 없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 5월 2일 촛불 항쟁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작년 이맘 때즈음의 정책을 똑같이 시도하고 있다. 대운하부터 공공부문 민영화, 조중동에게 방송 넘기기, 입시 지옥 교육, 의료 민영화까지. 모든 것이 촛불 운동의 전야와 같다. 달라진 것 하나라면 이제 경제 위기까지 닥쳐왔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기다리고 있는 4월은 얼마나 잔인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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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씨~~~ 이제 지쳤습니다 욕하는것도.....
그냥 이대로 살다가 그냥 살다가 4년후를 기대해야 겠습니다..
하~~~~~~~~아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