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혼 여성 10명 중 7명 "혈액형이 연애상대 선택에 영향"
[뉴시스] 2009/03/15 08:10 기사전송
한국 미혼 여성 10명 중 7명이 혈액형이 연애상대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결혼정보회사 가연에 따르면 지난 5일~12일 미혼남녀 539명(남 256명, 여 283명)을 대상으로
'이성을 고를 때 혈액형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남성 41%, 여성 73%가 연애 상대 선택시 혈액형이 영향을 끼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피하는 혈액형에 남성은 'AB형(35%)', 'B형(29%)', 'A형(24%)', 'O형(12%)' 순으로,
여성은 'B형(52%)', 'AB형(31%)', 'A형(14%)', 'O형(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선호하는 혈액형에 대한 질문에 남성은 'O형(39%)', 'A형(25%)', 'B형'(21%)', 'AB형(15%)'으로,
여성은 'O형(59%)', 'A형(24%)', 'AB형(13%)', 'B형(4%)'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남성의 59%, 여성의 82%가 혈액형이 성격 및 연애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답해
혈액형이 이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설문과 관련 가연의 김영주 대표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혈액형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혈액형보다 대화와 만남을 통해 상대방을 판단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혈액형 신드롬이 어제, 오늘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서도
이렇게 공식적인 조사 결과를 접할 때마다 새삼 한숨이 나온다.
유머용이 아닌 배우자 선택에 관련된 설문의 진지한 응답을
저렇게 했다는 건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직업의 특성상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초면인 사람한테 그 사람의 Blood Type을 물어보는 일이
전혀 실례가 되지도 않고, 이상한 일도 아니며 오히려
인사를 트는 당연한 수순 중 하나라고까지 생각하는 나라는
아마도 한국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Blood Type을 물어보는 목적이
그 사람의 인간형을 판단하려는 것임에야 더욱 황당할 노릇이 아닌가?
특히 젊은 여성들의 경우는 100이면 거의 90 이상은 혈액형을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그냥 웃으며 알아맞춰 보라고 하며 얼렁뚱땅 넘기고 만다.
혈액형 선입견은 근거가 없는 넌센스라는 걸 만나는 사람마다 일일이 지적했다간
재수없는 인간으로 낙인찍힐게 뻔하니까 대인관계에 피곤이 몰려올 것이다.
혹시 이런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 "까칠한 걸 보니 B형이구나?ㅋㅋ" 같은...^^
대형서점에 가보면 혈액형에 관한 책들을 따로 모아둘 정도로 그 종류가 많다.
혈액형 애정학, 혈액형 심리학, 혈액형 인간학은 기본으로 깔려 있고,
혈액형별 옷차림 코디법, 혈액형별 식습관과 음식궁합, 혈액형별 육아법,
혈액형별 다이어트, 혈액형별 술버릇 등등...
이제는 생활에 너무나 깊숙히 파고들어 있는 혈액형 담론이기에
당연한 진실처럼 받아들이고 사는 10대, 20대의 또래집단 속에서는
그 "진실"을 거부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10대 청소년들이 유머싸이트에 들러서 심심풀이로,
또는 개인블로그나 미니홈피를 장식하는 게시물로만 쓴다면
혈액형 이야기는 소소한 웃음과 흥미를 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 꺼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위의 설문 결과처럼 인생의 중요한 선택인 배우자 결정, 연애방식 등의 문제에서
혈액형이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심각하게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사라져야 할 여러가지 문제있는 사회의식들이 많지만,
(예를 들면 지역감정, 영어광풍, 등...)
재미 차원을 넘어선, 한 인간의 내면을 판단하려는 의도로 혈액형을 물어보는 악습은
하루 빨리 사라져서 좀 더 성숙한 인간관계 확립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