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 내각·전설의 섬 명박도' "이런 글도 못 쓰면 감옥이죠"

아바렌쟈 작성일 09.03.19 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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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 내각·전설의 섬 ‘명박도’ “이런 글도 못 쓰면 감옥이죠”

 

ㆍ거침없는 정부비판 주목받는 블로거 ‘MP 4/13’

그의 블로그는 ‘Eau Rouge(오 루즈)’. F1 벨기에 그랑프리의 한 서킷에 있는 커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오르막을 타고 올라가다가 정상 부분에 급커브가 있어 선수들에게는 운전하기 까다로운 곳이자 배짱을 테스트하는 곳. 그러면서도 짜릿함을 주기 때문에 인기 있는 코스란다. 그곳에서 세상을 향한 ‘배짱 테스트’라도 하는 것일까. 그의 블로그에는 현 정권에 대한 풍자가 넘쳐난다. 이명박 정권의 편중 인사를 비판하는 단어로 고착화돼 버린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부터 이명박 정부와 관련한 인물과 사건을 엮어 만든 한 편의 글 ‘전설의 섬 명박도’까지. 블로거 ‘MP 4/13’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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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블로거의 글이 수십만번의 클릭을 가져온 것에 대해 그는 “나도 놀랐다”며 의아해했다. 신문이나 방송 같은 기존 매체에서 자신의 글을 다룬 것을 두고는 “제 글이 사회적 담론을 제시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인기가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의 블로그를 찾은 사람들은 거침없는 정부 비판에 대해 ‘살살 하라’는 우려를 보내기도 한다. 그 역시 “걱정이 아주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런 글도 못쓰면 그게 감옥 아니겠느냐. 그냥 쓰자고 생각한다”고 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 역시 “세상을 바꾸고 개혁하겠다는 뜻보다는 내가 변하는 것을 막는 방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진단하는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것을 승부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의 한마디. “이 정권이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식으로 모든 것을 보는 것 같아요. 그럴 거면 그냥 K1을 가시는 게 낫죠.”

범진보 진영 내지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요즘 사람들이 다 꺼지더라도 나만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며 “내 것을 조금 내림으로써 전체적인 것을 올린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시사 쪽에 특별히 관심이 있어서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제 취미생활을 기록이나 해놓자고 해서 시작한 겁니다. 시사와 관련된 글쓰기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에요. 그 전부터 제가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써왔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인사를 비판하는 이른바 ‘고·소·영’이라는 조어를 만들어 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신 거군요.

“저도 놀랐습니다. 제가 ‘이거 어떻게 한번 만들어 볼까’라는 의도를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글이 포털 사이트 블로거 뉴스 메인으로 뜨더니 20만명 넘게 제 블로그에 접속했어요. 그리고 언론에서도 그 용어를 받아쓰더군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어요. ‘이게 뭔가’ 싶기도 했고요. ‘전설의 섬 명박도’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나요.

“ ‘고·소·영’은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 생각이 난 겁니다. 뉴스를 보는데 이명박 정부의 인사를 이야기하면서 고려대, 경남, 소망교회에 편중된 인사라고 비판을 하더군요. 그런데 경남을 영남으로만 바꾸면 뭔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 나니 ‘고·소·영’이 딱 나왔습니다. ‘명박도’도 ‘이명박 정부 1년 지났으니 기념비적인 걸 한번 써야겠다’라고 생각해서 나온 게 아니라 갑자기 생각이 난 겁니다. 원래부터 그런 말장난이나 조어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본인의 글이 왜 그렇게 인기를 끈다고 생각하세요. 특히 ‘명박도’는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면서 버전이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압니다.

“네티즌들은 일단 재기발랄함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유머에 함께 반응하지요. 제가 글을 써서 ‘떡밥’을 던지면 사람들이 거기에 살을 붙이고 같이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온라인 상에서의 네티즌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신문이나 방송 같은 매체에서도 제 이야기를 다뤄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어떤 신문은 칼럼에서도 썼더라고요. 제 글이 사회적 담론을 제시하는 글도 아니고 본질적인 걸 파헤치기보다는 웃자고 쓴 것인데 과연 이렇게 반응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에게 웃음이 부족했다는 걸까요.

“어떤 사람들은 종합적으로, 총체적으로 욱여넣어 이야기를 하니까 좋아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하더라고요.”

-미네르바가 구속되어 재판을 받게 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무서워서 비판적인 글을 못쓰겠다’는 비아냥도 나왔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압박이나 걱정은 없나요.

“댓글로 ‘잡혀가니까 수위 조절하세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아주 걱정이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은데요. 실명은 안 써도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생각 가지고 있다고 글로 내보이는 거잖아요. 그럼 눈치는 보이죠. 신경도 쓰이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것도 못쓰나. 에이 모르겠다. 그냥 쓰자’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내가 이런 글도 못쓰면 무엇하러 사느냐’는 생각 말입니다. ‘이런 글도 못쓰면 그게 감옥이지 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일상에서 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대해서 일일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더 갑갑할 것 같아요.”

-단순히 블로그에 글을 올린 게 아니라 ‘블로거, 이명박을 쏘다’라는 책도 출판하셨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낸 것은 아니에요. 아는 분이 출판 쪽에 계셔서 제 글을 모아 책을 낸 겁니다. 잘 안 팔렸어요.(웃음)”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지 이제 1년이 넘었습니다. 요즘 사회 상황을 보는 소회는 어떻습니까.

“충격을 하도 계속 받아서요. 날마다 일어나면 충격이니까요. 지인에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정권이 돌려막기 하는 것 같다고요. 사건 하나 터지면 또다른 하나로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웬만한 사건이 아니고서는 반응을 안하는 식으로 무뎌지는 것 같아요.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 같은 경우 얼마나 큰 사건이에요? 그런데 강호순 사건 등으로 흐지부지됐지요. 이렇게 큰 사건에 사람들이 그냥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끝이에요. 그 다음이 없어요. 저에게는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 자체도 충격이었지만 그 사건이 이렇게 묻히는 것이 더 충격이에요. 1년 동안 하도 끊임없이 뭔가 터지다 보니까 열받는 것도 지쳤나봐요. 먹고 살기도 힘들고요.”

-그동안 여러 진영에서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있었습니다. 책에는 불도저식 국정운영이라는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이 해결될 수 있다고 보나요. 좋은 아이디어라도 있나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저쪽’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진짜 문제는 ‘이쪽’ 아닌가요? 연대도 잘 안되고요.”

-‘이쪽’이라 함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범진보일 수도 있고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유럽 같은 경우, 프랑스가 대표적인데요, 청년 실업문제 해결한다고 법을 개정했다가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힌 적이 있잖아요. 파리 시내에 대규모 시위가 일었고요. 방법 자체는 폭력적이었을지 몰라도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나 혼자 해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보고 집단적으로 거리로 몰려나간 것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개인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죠. 대학생들은 토익 점수 잘 받고 어떻게 하면 면접 잘 볼지 고민하고요. 교육 문제만 해도 ‘내 자식만 일류대학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지요. 다 꺼지더라도 나만 올라가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생각은 지난해 촛불시위에 나왔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팽배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서울시 교육감 선거 아닙니까. 촛불시위에서는 ‘내 아이들에게 미국산 쇠고기 못먹인다’고 했던 사람들도 교육 문제에 있어서는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그런 것들이 더 문제인 것 같아요. 내 것을 조금 내림으로써 전체적인 것을 올린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지요. 그 부분이 제일 아쉬워요.”

-지난 정권이나 진보 진영에 대해서도 아쉬운 것이 많겠군요.

“참여정부는 서민을 위하는 척을 하긴 했는데 서민들의 기대를 서서히 배신해 나갔다고 하면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드러내 놨다는 차이가 있다는 얘기를 누군가 하더라고요. 기득권이 참 무섭거든요. 결국 기득권과 서민 사이에 어중간하게 걸쳐있기는 했지만 기득권에 쏠린 셈이죠. 꼭 그렇게 스케일을 크게 보지 않더라도 개개인도 나이가 들면 보수화되는 것 같아요. 지킬 게 많아지고 잃어버릴 게 많아지니까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내가 이걸 써서 세상을 바꾸고 개혁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나는 안 바뀌게 지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휩쓸리고 내가 변하는 걸 막는 방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데 일상에서 나태해지고 게을러지면 안되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저를 붙잡을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개인적인 의미가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사회적 갈등이 잘 봉합될 것으로 예상하나요.

“얼마 전에 제 책을 다시 읽어 본 분이 ‘1년이 지났는데 용도 폐기된 내용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 정권이 안 바뀐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립서비스일망정 들어주는 척이라도 하면 좋은데 그렇게도 안하는 것 같아요. 이 정권이 이기는 것 아니면 지는 것이라는 승부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이 아쉽고요. 그럴 거면 그냥 K1으로 가시는 게 낫죠.”

<글 이지선·사진 정지윤기자 jslee@kyunghyang.com>

 

출처 : 경향 닷컴

 

ㅋㅋㅋ자 앞으로의 정부 행보가 궁금한데?? 미네르바 때처럼 가는거야??ㅋㅋㅋ두고봐줄께 저분이 잡히시는순간 나는 나에게서 표현의 자유를 뺏어 갔다고 생각해줄께??ㅇㅋ?? 이왕 글쓰다 잡혀갈거 깽판한번 치고 가는것도 나쁘진 않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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