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던진 해병대 영웅을 푸대접하다니...

아바렌쟈 작성일 11.08.18 14: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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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가 유공자가 아니면, 누가 유공자인가.”

지난달 4일 해병대 2사단 총기난사 사건 당시 김모 상병과 격투를 벌여 추가 인명 피해를 막고, 동료들을 구한 권혁 이병이 군으로부터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권 이병은 당시 동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던 김 상병에게 맨손으로 달려들어 생활관 밖으로 그를 밀쳐내고 더 큰 참사를 막았다. 그 과정에서 권 이병은 허벅지 등에 총을 4발이나 맞아 신체 주요 부위에 큰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온몸을 던진 ‘영웅’을 대하는 군당국의 태도는 차가웠다. 급기야 권 이병의 아버지는 ‘해병대를 사랑하는 모임’에 도움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들에게 “치료가 다됐으니 8월 19일 날짜로 퇴원을 해야한다”는 통보가 왔기 때문이다.
권 이병의 아버지는 “지금 혁이 상태는 허벅지에 총알이 관통한 곳은 살이 차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주변의 살이 굳어지는 일이 생겨서 억지로 봉합수술을 해놓았다. 봉합수술한 곳은 우물처럼 파여져 있다”며 “터져버린 고환은 제거 한 뒤 임시 봉합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불안증상이 심해지고 있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주변에 누가 지나가기만하면 기겁을 하고 놀란다. 병실 문을 갑자기 열면 기절할 정도로 놀란다”며 “(국군병원에서는) 이런 혁이를 치료가 끝났다고 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모입장에서 자식을 돌봐야하는데, (군은) 더 치료를 받고 싶으면 부모가 자주 가볼 수도 없는 포항으로 가서 치료를 받던지, 자비로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권 이병 아버지 입장에선 집 근처 민간병원에서 아들을 치료받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경제적 부담이 커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는 “너무 억울해서 훈장은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부대에 물어보니 불가하다고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사건 초기에는 국방장관도 와서 우리 혁이의 행동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방장관은 큰 훈장을 상신하겠다고 약속까지 하고 갔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히니까 이렇게 잔인할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사고 당시 권 이병이 대처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아들이 유공자가 아니라는 군당국의 설명에 울분을 토했다.

“피투성이가 된 아들을 처음 보았을 때 아들의 첫마디가 ‘아빠, 내가 동료들 구했어’였다. 총을 맞고 달려들어 동료들을 구하고, 피가 폭포처럼 흐르는데도 죽어가는 동료 심폐소생술을 하고, 또 다른 동료에게 괜찮으냐고 위로했다. 피가 너무 흘러 정신이 흐려져 살아 있는 선임에게 지혈을 해달라고 부탁하니 떨면서 꼼짝도 못하고 있어서 스스로 옷을 걷어 지혈을 했다. 흐려지는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군가를 부르다 병원으로 이송된 이 아이가 국가 유공자가 아니면 누가 유공자인가.”

그는 “정말 우리 혁이가 군에서 작업하다 손가락에 상처 난 사병들과 같은 처분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해당 글을 퍼나르면서 권 이병과 가족들의 억울한 사연을 널리 전하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에선 “국방부가 권 이병에게 훈장을 추서하고 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웅을 제대로 대접해 주지 못하는 사회가 안타깝다”, “국군병원의 체계와 유공자 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글이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되자 군 당국은 훈장과 치료와 관련해 긍정적 검토를 하겠다며 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썩어빠져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안타까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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