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제공자 한상률 前국세청장"…강력 비판
"책임자들 공직 떠나고…국민 앞에 사죄해야"
"나는 지난 여름 국세청이 한 일을 알고 있다". "그를(노 前대통령) 벼랑 끝에 서게 한 원인제공자가 다름 아닌 우리의(국세청의) 수장이었다니...".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국세청의 한 직원이 국세청 내부 인트라넷에 올린 장문의 글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직원은 노 前대통령 서거의 원인을 전직 국세청장이 제공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글을 게재한 직원은 전남지역 일선 세무서에 근무하고 있는 A조사관. 그는 그 동안 몇 차례에 걸쳐 국세청 조직의 치부와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글을 내부 인트라넷에 올려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A조사관 지난 28일, '나는 지난 여름 국세청이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그는 글을 통해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도 측은하다. 전직 대통령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게 내몰기까지 국세청이 단초를 제공했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노 前대통령 서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이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한상률 前국세청장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국세청을 위기에 빠뜨리고 국세청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게 만들어 놓고 국세청 수장으로 있는 동안 직원들에게 강연하고 사회공헌이다 뭐다 쇼를 하게 만들었다"며 "자기 자리 보전을 위해 골프를 치고 자기 출세를 위해 세무조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 前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국세청을 잘 대해줬다"며 "그런 그를(노 前대통령을) 벼랑 끝에 서게 한 원인 제공자가 다름 아닌 우리의 수장이었다니, 무슨 말로 표현해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지금이라도 국세청 수뇌부는 태광실업 세무조사 착수의 이유, 관할 지방국세청이 아닌(부산국세청)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서 조사를 하게 했으며 왜 대통령에게 직보를 했는지 여부 등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은 공직을 떠나야 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만 (노 前대통령 서거로 인해)상처를 입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시가 급하다. 이 또한 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다. 국세청 수뇌부가 하루빨리 신속하게 결행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현재까지 내부 인트라넷에 게재되어 있는 이 글은 직원들의 폭발적인 조회와 함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글을 읽은 한 직원은 "A조사관이 틀린 말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속시원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노 前대통령 서거로 인해 검찰이 '책임론'의 한 가운데 놓여 있는 상황이지만 국세청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가 없다"며 "이 사태를 바라보는 많은 국세청 직원들의 마음을 대변한 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력 : 2009.05.29 15:52조세일보 / 김진영 기자 jykim@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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