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이 오른 데 이어 전기·가스 요금도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가상승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지식경제부는 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고유가 대응을 위한 에너지수요 관리대책’을 보고하면서 원가에 미달하는 분야의 전기·가스 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료비가 오르면 요금도 함께 인상되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 방안도 거론됐다. 하반기부터 전기와 가스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앞서 1일부터 서울과 인천지역 택시 기본요금이 1900원에서 2400원으로 500원 오르는 등 대중교통요금도 치솟았다. 생선, 채소, 과일 등 ‘장바구니 물가’도 전년동기대비 10% 넘게 급등하면서 가계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식품 물가상승률은 한국이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OECD가 4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각국 식품부문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12.2%로 28개 회원국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2.7% 상승)이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물가 안정’을 호언한 정부의 전망치와는 거리가 있다.
여기에 부가세 등 간접세 인상 논란까지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종합부동산세 등 ‘부자 감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시민들에게만 고통을 전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재정부는 5일 물가안정위원회와 공공요금자문위원회를 없애고 8월 말부터 위기관리대책회의와 재정정책자문위원회로 통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관련 조직을 재정비해 물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키로 한 것이다.
또 가스료, 전기료, 택시요금 등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공공요금자문위원회의 구실을 재정정책자문위원회로 이전, 재정형편을 고려하면서 동결 또는 인상을 추진키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8월28일부터 공공요금자문위원회 폐지를 골자로 하는 물가안정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곧바로 재정정책자문위원회에서 가스·전기요금 인상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