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의 요점과 허점

솔리테어 작성일 09.06.24 21: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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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보니까 대운하는 반대하지만 4대강 살리기는 찬성한다, 하는 말이 있어서 간략하게 요약해 봅니다.

 

사실 4대강 공사랑 대운하 얘기하기 전에 청계천 얘기부터 해야하는데,

 

청계천은 mb가 서울 시장 재임 중에 이미 대통령을 꿈꾸고 또는 그 뒷선에서 밀어주기 위해 계획한 거란 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 뒷선을 뭐라 말해야할진 모르겠는데, 어째서 이회창 카드가 김대중, 노무현에 두번이나 밀릴 수 밖에 없었느냐 하고 회의를 가진 한나라당 계열의 정재계, 언론이 김대중 정권 당시의 특사로 석방되어 나온 이명박을 왜 선택했느냐-고 하는 의문으로 어느 정도 가늠해보실 수 있습니다.

 

뭐 아무튼, 어제 김어준의 뉴욕타임즈를 보니 심리학과 교수가 나와서 mb를 평하길 외부로는 강력한 힘, 카리스마와 저돌성을 광고하려하고 그를 위해 일단은 눈에 띄고 보는 실적을 내려하는 사람, 하지만 내부로는 매우 예민한 기질의 사람(제가 듣기로는 그 뉘앙스가 옹졸-,.-에 가까웠습니다)이라고 하더군요. 설득력이 있는 평입니다.

 

mb에 의해 청계천 뜯어고쳐지고 나서, 당연한 얘기지만 중도 보수 진보를 떠나 온갖 언론에 근거 없이 몰매 맞던 당시 노무현 정권이 망쳐먹었다(고 언론이 주장하고 있)는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 mb에 대해 엄청난 기대가 부풀어오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외국 관광객들이 청계천을 보러 올 것이니 어쩌니 좀 현실성 동떨어진 기대도 있었습니다만 매연 가득한 콘크리트 정글로 수십년을 지내온 서울에 일견 자연적인 볼거리가 생겼던 건 사실이죠.

 

하지만, 이걸 진짜 자연적인 재건축이라고 봐야할까요?

 

솔직한 말로-,.-, 인공 하천이란 소리도 그냥 개소립니다.

 

쉽게 얘기해서 모래와 수초를 통해 물이 호흡하고 자정할 수 있도록 해야할 바닥에 그냥 시멘트 공구리를 쳐버렸는데 이게 하천일까요 아니면 노출된 상하수도 시설일까요.

 

자세한 수치는 몰라도 지금 청계천에 들어가는 유지 보수비가 여간 아닐겁니다.

 

여기저기 물은 썩어서 이끼와 온갖 조류들이 뭉쳐 악취를 풍기고, 이거 수작업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분수처럼 펌프로 빨아들여서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공사 당시의 허위 포장과 청계천을 비추던 온갖 빛깔 조명들이 만들어낸 환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 '성과'를 냈으니 광고는 됐고, 이걸 이어서 대운하를 하려던 건데 애초에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남북을 가로지르는 운하를 판다는게 무의미한 일이고, 하상계수 전혀 생각 안한 아마추어리즘이고...뭐 사면이 바다라고 주장하신 만큼 다른 생각이 있었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용도 무의미의 대운하를 꼭 팔려고 했던 이유가, 첫째로는 대기업의 망해가는 건설 계열사에 국가 예산 수혈해서 살려주고 그걸로 사업 벌려서 단순 노가다 일자리 창출하고, 관련 소비 촉진(이라고 해봐야 뭐 시멘트 콘크리트, 인부들 작업비에 식비, 주거 창출비로 한때 주변 소규모 자영업소 살려주기)로 지역 경제를 살려보자! 하는 농업 -> 공산업 이행 상태의 경제 단계에 우리 대한민국이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거나 어찌됐건 그게 언제 어디서나 통할거라고 믿고 있는 크나큰 시대 착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두번째로 정말 파고 나면 운송료 절감이나 물류국가로서의 이행이 될 것이라 여겼을 수도 있겠죠(물론 그런 사람이 한일 해저터널 뚫겠다는 소리 한거 조차가 아마추어리즘이거나 아니면 정말 아무 생각이 없거나).

 

세번째로는 빨갱이 전 정권이 북한에 '퍼주면서' 경제 말아먹고 나라 김정일이한테 바쳐먹었다고 신물나게 외쳐댔으니, 집권 초에 한번 몰아쳐서 뭔가 제대로 하고 있다,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는 강박감, 그리고 일견 실적으로는 보일만한 것을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다소 의욕적이지만 역시 겉치레에 중시한 태도에서 기인합니다.

 

이 2008 한반도 대운하 대작전이 침몰하게 되면서, 잠시간의 숙고 끝에 수정해서 나온게 '4대강 살리기'라는 4대강 죽이기 계획인데요.

 

물론 4대강 계획이 무조건 대운하의 깔림돌이다, 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걸 하고 나면 운하로 연결해서 넘어가는 게 너무나도 단순하고 간편해집니다.

 

여전히 청계천마냥 자연 그대로의 물리적 완전성을 말 그대로 쌩까고, 공구리질 하겠다는 의도가 보이니까요.

 

4대강 계획에는 대운하와 마찬가지로, 건설 중심의 경제 부흥이라는 한물간 허황된 기대가 있고, 일단 국가 사업을 벌려 실적을 내야한다는 강박감이 있고, 그마저도 건설 부문에 관한 어이 없을 만큼의 무식함이 있습니다.

 

자 일단, '4대강 살리기'라는 4대강 죽이기 계획에 국가가 설명하고 있는 그 필요성이 뭐냐면,

 

첫번째로 역시 또 나옵니다. 내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공사 끝나면 다시 길바닥에 신문지 깔고 소주나발 ^^;).

 

두번째로 친환경 공간 창출을 통한 국민 여가, 레저 스포츠에 대한 기대(웬만하면 거의 모든 강변에 바닥 닦아서 테니스장, 체조 시설 따위 만들고 경우 봐서 카누니 뭐니 하는 물놀이 사업할 수 있게 해보자, 라는 얘기).

 

세번째로 물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더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해(이건 뭔 소리야? 유럽 살다 온건가? 또 대운하식 지정지리학 무시하는 아마추어리즘).

 

마지막으로 매년 여름마다 홍수 피해로 인한 손실이 적지 않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운하는 어떻게 주장했지?)가 가장 큰 이유가 되겠습니다.

 

 

 

첫번째는 뭐 더 할 말도 없습니다. 넘어가서 두번째,

 

강 폭을 넓히고 보를 늘리겠단 얘깁니다. 물이 흘러내려가면서 완만한 선을 자연적으로 그리는 걸 개무시까고 공구리칠 할거야! 란 강력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근데 친환경 공간 창출과 여가 및 레져 스포츠 도모, 그리고 세번째 기대효과인 식수 정화 효과...가 왠지 매치가 안되는거 같죠?

 

그리고 쓸데없는 부지...자꾸 만들어봐야, 주변에 근거도 없고 필요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난데없이 배치된 관공서에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정재계 인사들 밥그릇에 우리 세금이나 퍼줄 뿐이죠.

 

거기다 개발 구역 근처에 쓸만한 땅은 이미 아시는 분들이 다 독점...모텔 열고 매운탕집이라도 하시려나 봅니다.

 

세번째로...우리나라 지형에서 강변 정비해서 물 확보가 되면 댐은 왜 판답니까? 후.

 

그리고 유럽의 경우에도 유량이 적어 물 확보에 사용되는 강물들은 식수로 전혀 안 쓰입니다. 더럽거든요. 심지어는 식당에서 따로 물 안 주고 생수를 파는 경우도 있는데, 그 남아도는 오수들이 서민들 식수로 쓰이리라 여겼나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매년 일어나는 홍수로 인한 피해...이 부분인데, 매년 약 몇억, 많으면 십 몇억 정도 됩니다. 공사 비용이 지금 공개된 것만 22조원이었던가요?

 

왜 홍수 피해가 몇억 정도냐 하면...

 

장마 때 마다 일어나는 홍수 피해는 강가가 아니라 정작 읍이네 동이네 하는 동네 소규모 하천에서 일어납니다.

 

미쳤다고 주거지, 공, 산업단지가 치수도 안되는 임야 주변 강가에다 설립된답니까?

 

강변 아파트 수백개는 벌써 쓸려내려갔겠네요 ㅋ.ㅋ

 

다시 말해 이런 곳들에는 홍수 피해가 한없이 0에 가까운 만큼의 확률로 이미 정비가 다 되어 있고, 반대로 말하면 그런 곳이기에 아파트니 무슨 단지니 하는 게 들어선단 말입니다.

 

미-친, 홍수 피해는 시골 하천에서 일어나는데 왜 멀쩡한 강을 뜯어고친답니까? 'ㅅ';

 

이런 소규모 하천 맘먹고 도시 사이즈로 투자 도장 찍도록 평소에 협조만 좀 해줬으면 22조원이 아니고 100억 이내로도 떡을 치고 국민학교 교정마다 mb 동상 세울 돈 남습니다.

 

 

 

그리고 강 뜯어고치는거 말인데,

 

무슨 치질환자 직장마냥 시원하게 일자로 계획해놨더군요.

 

여름에 물이 불면, 불어난 물은 알아서 모래를 쓸고 강 폭을 넓히고 좀 더 지그재그로 모양을 만들어 물살을 약하게 만듭니다.

 

이거 수중보 만들고 억지로 폭 넓히느라 바닥 공구리치고, 강 양면마다 제방 쌓아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거기다가 강까지 반듯하게 일자로 만드십니다.

 

아마, 언급하신 레저 스포츠 때문인가보죠. 급격하게 쏟아치는 물살에 서퍼들은 여름에 바다 안가고 강가 매운탕 집에서 대기 타시다가 만나시는 파도에 100년에 한번 올 파도라며 긴장들 하시겠네요.

 

 

 

 

요즘 지방 소규모 건설업체분들 걱정 많습니다.

 

물론 웬만한 국가 사업 하청이야 공정한 심사 아래 할당 받는거지만, 4대강 죽이기 사업 같은 경우에는...대기업 계열 건설사로 거의 모두 쏠려버리게 됩니다.

 

입지가 없어져버리는거죠.

 

말이야 내수 진작이라고는 하는데, 한치 앞을 모르는 건지 한치 앞을 모르는 척 하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아 망할 나라 꼬라지도 이런데 뭐라도 안하면 정말 말아먹겠네, 하는 긴박감이 아마추어리즘을 채찍질해 대기업 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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