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잃은 아픔에 찢어진 가슴에, 텅 빈 내 마음에 난 이제 어떻게 살아. 널 잃은 아픔에 찢어진 가슴에, 텅 빈 내 마음에 한없이 슬퍼지는 오늘. 토요일 밤에 바로 그날에, 토요일 밤에 떠나간 그대….’
가수 손담비(26)의 ‘토요일 밤에’ 노랫말에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의 죽음이 담겼다. “손담비의 노래가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가장 카프카적인 예언이 아니었겠느냐”는 문학적 해석이다.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인 김홍중 교수(대구대 사회학)가 2009 문학동네 가을호에 ‘카프카와 손담비’란 글을 썼다. 암호와 침묵, 공백으로써 미래의 가능성을 예언한 카프카(1993~1924)의 문학을 손담비의 노래에 빗대며 “전직 대통령의 급작스런 죽음이 야기한 충격과 황망의 토요일 밤”을 바라봤다.
“누군가의 장례식장에서 우리를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이, 비통함을 견디지 못해 실신하는 어른들이 아니라 오히려 죽음의 의미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하고 장난스런 얼굴이듯이, 손담비 노래의 가벼움과 진부함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이고 정치적인 죽음의 무거움을 한층 더 극적으로 증폭시키는 아이러니한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관찰담이다.
“손담비의 춤과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을 찍어 올린 수많은 UCC 동영상들 또한 노무현과의 이 비참한 이별, 노무현 시대의 이 처참한 종언을 예언하는 무수한 민중들의 뜬금없는 예견으로, 수수께끼 같은 경전으로, 의도치 않은 집합적 조문으로 현상하고 있었다.”
“걸작이나 정전이나 고전이기는커녕 머지않아 슬그머니 망각되고, 소실되고, 사라져 대중문화의 거대한 ‘무’의 공간으로 귀속될 한 여가수의 그로테스크한 노래는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가장 카프카적인 예언이 아니었을까?”
김씨는 “오히려 덧없고, 무가치하고, 대중적인 유행가의 한 소절이 시대의 어떤 본질을 증거한다. 가장 문학적인 몸짓은 자신의 문학성을 ‘무화’시킨 채 문학의 외부의 깃들 수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문학의 진정한 라이벌은 세계문학으로 인정된 특정한 외국의 문학이 아니라 한국문학 그 자신의 타자, 즉 수많은 손담비들의 ‘비문학적 문학’일지도 모른다”는 견해다.
http://news.donga.com/fbin/output?n=200908220207&to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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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게에 올려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