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병 예방 위한 감압챔버가 달랑 하나"
▲ 30일 백령호 인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구조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53). ⓒ 뉴시스 한주호 '목숨을 걸고 잠수하지만, 수색 작업은 지지부진하고...'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실종자 구조활동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은 하루 하루 생사를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실종자 대부분은 천안함의 함미(배 꼬리)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함미가 발견된 곳의 수심은 45m다. 스킨스쿠버의 한계 수심인 40m를 한참 넘어선 것이다. 군 관계자는 "잠수사들이 잠수 규정을 위배하면서까지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던 해군특수전여단(UDT) 대원 한주호(53) 준위가 30일 오후 잠수병 증세를 보이다가 사망했다. 한 준위와 함께 후송된 UDT 전역동지회 회원 1명도 의식을 잃은 상태이고, 앞서 이날 오전에 수색작업을 벌인 일부 잠수사들도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
구조대원들의 목숨을 담보로 '잠수'는 계속되고 있지만, 수색·구조 작업은 별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 등은 해저로 투입되는 잠수사의 잠수병을 치료할 감압챔버 등 장비가 부족해 수색 작업이 지지부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충분한 장비 지원이 이뤄졌더라면 구조대원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릎쓰면서까지 무리한 수색작업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장비 등 부족으로 수색·구조 작업 지지부진
▲ 천안함 침몰 사고 발생 다샛째인 30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서남쪽 함수 발견 해역에서 UDT들이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 뉴시스 천안함
"수심 40미터에서는 10분 정도 밖에 (체류) 할 수 없다."
해난 구조작업을 담당하는 군의 한 관계자는 "수중에서 자가치료를 해야하기 때문에 들고 나는 시간을 계산하면 (수중에서) 작업 가능 시간은 7~8분 정도"라고 말했다.
바닷속에서는 10m를 들어갈 때마다 수압이 1기압씩 증가한다. 45m 깊이에서는 5.5기압의 압력을 받게 되고, 그만큼 잠수병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수압이 높은 깊은 바닷속에서는 호흡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간 질소기체가 체외로 잘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녹게 된다. 그러다 수면 위로 빠르게 올라오면 체내에 녹아 있던 질소기체가 갑작스럽게 기포를 만들면서 혈액 속을 돌아다니게 된다. 이것이 몸에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러한 병을 잠수병이라 한다. 사이다의 뚜껑을 열면 급격하게 압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용해도가 떨어져 이산화탄소가 갑자기 기화하면서 바깥으로 빠져 나오게 되는 원리와 같다.
깊은 곳을 잠수하는 다이버들은 공기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보통 공기보다 산소 비율을 높이거나 질소 대신 헬륨을 섞은 특수 혼합가스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번 천안함 수색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은 군과 민간을 막론하고 일반 공기탱크를 사용하고 있어, 바닷속에서 작업을 하며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작업을 마치고 수면 위로 나온 잠수사의 잠수병을 치료할 '감압챔버(chamber)'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침몰 해역 수색.구조작업에 사용할 수 있는 감압챔버는 구조함인 광양함에 1대밖에 없다.
해군측에 따르면, 감압챔버의 사용 가능 인원이 2명으로 제한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저로 투입되는 잠수사를 2명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 해군 전체에 감압챔버를 갖춘 함정은 광양함밖에는 없고, 다른 한 대는 진해 병원에 있다고 한다.
강한 조류 때문에 해저에 투입되는 시간대도 제약을 받은 상황에서 잠수사 2명만이 교대로 해저에 투입돼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에 감압챔버 달랑 하나뿐... 내 자식은 군대 안 보낸다"
▲ 구조대원들이 30일 오후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하기 위해 백령도를 출발, 침몰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 최경준 천안함침몰
이와 관련 천안함 침몰때 실종된 '박석원 중사의 가족'이라고 밝힌 황아무개씨는 30일 해군 홈피에 올린 글에서 군 당국의 엉성한 수색활동 등을 비판했다.
황씨는 "잠수사들이 심해 잠수를 했다가 수면에 올라오면 잠수병 때문에 감압챔버에 들어가서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은 웬만한 사람이면 상식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현장에 있는 감압챔버는 달랑 하나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복수의 인원이 계속 교대로 작업을 하려면 다수의 감압챔버가 있어야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일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감압챔버의 수용인원과 그 치료 시간에 따라 잠수사들을 운용하다 보니 구조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잠수사들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해 결국 구조작업이 늦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고 성토했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침몰된 배 안의 승조원들을 구조하는데 잠수작업이 필수적이란 것은 불문가지이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안에 가급적 다수의 잠수사들이 작업을 해야만 하며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 감압챔버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럼에도 그런 준비도 없이 감압챔버를 달랑 하나만 준비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는 또 정부 고위층을 향해 "당신들처럼 '높고 가진' 사람들을 지키고자 저들이 지금 저 바다에 갇혀 극한의 공포에 떨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만들 일은 없을 것이다. 소위 '빽(배경)'을 살 돈이 필요하다면 장기를 팔아서라도 그리 하겠다"고 말해, 국가에 대한 강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잠수 능력 2배로 늘릴 수 있다"... 왜 빨리 안 불렀나?
▲ 천안함이 침몰한 사고가 발생한지 다샛째인 30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서남쪽 사고 해역에서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해군 독도함이 실종자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 뉴시스 독도함
이와 관련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위해 미 해군 소속 3000톤급 구조함 1척이 30일 오후 침몰 해역에 도착했다. 우리 해군 해난구조함인 광양함과 비슷한 미 해군 함정 '살보'(Salvor)호는 최근 '키 리졸브 훈련'을 위해 한국에 왔던 미 함정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살보호에는 일반 강압챔버보다 규모가 더 큰 감압챔버가 설치돼 있다는 것이다. 살보호에 설치된 챔버는 두 개의 격실로 구분이 되어 있고, 완전한 시스템으로 한 사람씩 치료해야 하지만 위급시에는 9명까지 가능하다.
해군본부의 한 관계자는 "미 해군이 수색 작업에 투입되면 현재 잠수 능력이 2배로 늘어난다"며 "잠수사의 숫자를 현재 2명에서 4~6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수색 작업 중 의식을 잃은 예비역 대원이 먼저 광양함으로 후송됐고, 이후 한 준위가 살보호로 후송돼 감압챔버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한 준위의 경우, 미 해군의 공식적인 조치가 아니라 인도적인 차원의 조치였다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 사고가 난 뒤 나흘만에 나타난 미 해군 함정은 미 국방성의 승인을 받지 못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수색·구조 작업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해군본부 관계자는 "오늘(30일) 오후까지 미 국방성의 승인이 나지 않았다"며 "미 해군 함정이 언제 수색 작업에 투입될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국내에 부족한 감압챔버를 확보하기 위해서 인근 해역에 있던 미 해군의 지원을 더 빨리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실종 장병을 한 명이라도 찾아내겠다는 마음에 구조대원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있는 반면 군 당국의 대처는 시간이 갈수록 허점투정이어서 대조적이다.
출처 : "잠수병 예방 위한 감압챔버가 달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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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 안타까운 목숨이 하늘로 가셨네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정말 이 망할놈의 국가는 언제쯤 정신을 차릴런지요..
아는 선배가 항상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이 나라에는 더이상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요즘따라 새삼 와 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