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숨진 46명의 장병들 가운데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어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홀어머니를 잃고 형제도 없이 홀홀단신이 된 문영욱 하사는 생계와 학비를 위해 군에 입대했고, 홀어머니를 모시는 효자 부사관으로 유명했던 김동진 하사는 한달 용돈 10만원으로 생활하면서도 유니세프와 사회복지관에 정기적으로 기부를 했습니다.
아직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박보람 하사는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를 위해 정기적금을 부어왔고 이달 만기가 되면 수술비로 드릴 예정이어서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입대한지 석달만에 사고를 당한 정태준 이병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입대를 결심했고 바로 얼마전 100일 휴가를 나와 그동안 모은 봉급을 가족들에게 전해주고 갔다니 그 가족들의 마음이 어떠할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이외에도 아이가 아픈 후배를 위해 대신 출동했던 이창기 원사, 결혼을 앞둔 강준 중사, 가정을 꾸린지 10년만에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던 박경수 중사, 실종기간에 진급한 문규석 상사와 임재엽 중사 등 이들의 사연은 참으로 구구절절 우리의 가슴을 저밉니다.
이처럼 수많은 사연과 한을 간직한 장병들이기에 이들을 떠나 보내야하는 가족들의 슬픔도 더 클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저마다의 이런 사연들이 있었기에 천안함 승조원들은 어느 다른 함정보다도 더 진한 전우애가 있었는지도...
수많은 사연을 뒤로 한 채 잠드신 고인들이 이제는 모든 무거운 짐을 훌훌 벗어버리고 편히 쉬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