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낚시질~~

새터데이 작성일 10.05.03 10: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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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여, ‘제목낚시’ 좀 그만 하면 안 되겠니?
(블로그 ‘Finding Echo’ / 虛虛 / 2009-12-29)


천안함 침몰 관련, 조선일보의 제목낚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거창한 제목에 홀려 이번에야말로 북한 소행을 입증할 결정

 

적 단서가 드러났나 싶어 자세히 읽어보면 별다른 게 없어 허탈감이 도진다. 자칭 ‘대한민국 일등신문’이 자행하는 이런 허무

 

극에 속아 쓴웃음을 짓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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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면을 장식한 ‘제목낚시’ 기사들

 

 

<천안함의 재질과는 다른 알루미늄 파편 4개 수거>, 5월 1일자 조선일보 1면 헤드라인이다. 제목만 봐선, 천안함 침몰이 북한

 

군의 어뢰 소행이라는 것을 확증할 수 있는 ‘스모킹 건’이 드디어 발견된 것 아니냐는 기대감마저 갖게 만든다. 그런데 과연 그

 

러한가?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발견된 파편이 천안함 외부 선체 재질은 아니지만, 완전히 다른 것인지 천안함 내부 것인지는 좀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함의 선체 하부는 철강 재질로 돼 있고, 상부는 알루미늄 재질로 돼 있다….”

 

요컨대, 발견된 몇몇 파편 조각만으로는 이것이 천안함 내부에서 나온 것인지 어뢰의 일부인지 알 수 없다는 거다. 조선일보

 

가 1면 톱기사 외 5면에서도 <중국제? 러시아제? 파편분석 하면 나와> 하며 설레발을 떨었지만, 객관적으로 드러난 팩트

 

는 “아직 모른다”는 것밖에 없다. 결국, 조선일보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조각만으로 ‘뻥’을 친 셈이다.

 

조선일보의 제목낚시는 이것만이 아니다. <金 국방 “물증 전혀 없는 건 아니다”>는 4월 20일자 1면 하단기사도 마찬가지

 

다. “물증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했으니, 물증이 조금이나마 있겠거니 생각하는 건 당연지사. 그러나 이어진 내용을 보면 제목

 

과는 전혀 딴판이다.

 

“김 장관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현재 현장조사 결과는 외부폭발 가능성이 훨씬 높고, 기뢰 또는 어뢰 아니겠느냐

 

고 추정할 수 있지만, 물증이 제한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영구미제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러나 ‘영구미제 사건이 되지 않고

 

원인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물증 전혀 없는 건 아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물증이 제한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영구미제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을 읽어

 

야 하는 황당함,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조선일보가 애당초 픽션에 강한 신문이라는 걸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쯤 되면

 

환타지계에 입문 내지는 귀의한 거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하나만 더 살펴보자. <천안함 침몰 원인 밝힐 파편 분석 중>이란 타이틀을 단 4월 17일자 1면 톱기사다. ‘파편’으로 또다시 장

 

난친 경우인데, 이걸 보고 어뢰나 기뢰의 파편이 발견됐구나 하는 생각이 아니 드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기사에 소

 

개된 그 ‘파편’이란,

 

“어뢰·기뢰 파편이 발견됐다면 당초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천안함 사건에 큰 진전이 있게 된다. 그

 

러나 합조단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합조단이 어제까지 확보한 것은 원인 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

 

는 절단면 등의 파편이며 어뢰·기뢰 파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알고 봤더니, 어뢰나 기뢰의 파편이 아니라 절단면 등의 파편이란다. 조선일보 말마따나 “어뢰·기뢰 파편이 발견됐다면… 천

 

안함 사건에 큰 진전이 있게 된다”지만, 그러나 그런 것도 아니고 하등 중요할 게 없는 “절단면 등의 파편”에 불과한데도 이를

 

1면 톱으로 띄우고 뭔가 있는 것처럼 떠벌여대는 조선일보의 강심장이라니!

 

천안함 침몰이 북한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물증이 없어서 초조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러나 뻥튀기에도 정도가 있는

 

법. 그렇잖아도 조선일보 말빨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솔솔 들리는데 이러다 유머사이트로 전업하지나 않을까 괜한 걱정마

 

저 든다.

 

조선일보여, 양치는 소년 꼴이 되고 싶은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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