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란 이름을 밥먹듯이 사용하는 사람들.....

oskar 작성일 10.05.28 14: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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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호동이라는 사람을 정말이지 존경합니다.

 

다들 살아가면서 느끼시겠지만

 

사람이, 특히나 남자가 세상에 태어나서 자기동네에서 싸움을 제일 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요, 자기동네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요, 그 동네에서 돈이 제일 많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강호동씨는 나이40에 정말 연관성 없어보이는 두 분야(씨름, MC)에서 최고를 경험했고 또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강호동씨가 진행하는 프로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입만 열면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강호동씨는 정치인이 아닌데 말이죠........모든 국민이 1박2일이나 스타킹이나 강심장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강호동씨 특유의 오버스런 말투나 제스쳐 때문에 싫어하는 '국민' or '시청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강호동씨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을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차라리 유재석씨처럼 "시청자 여러분.."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방송의 특성에 비추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능프로그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 색채가 강한 뉴스시간에도 맺음말에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표현보다는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국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강호동씨가 노리는 것은

 

"우리 프로그램은 '범국민'적인 가장 저변이 넓고 대중적인 인기 프로그램이다"라는 것을 항상 각인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망정이지 "국민"이라는 일반적 호칭의 빈번한 사용은 자칫 선동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상과 이념의 문제를 떠나 사실왜곡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범국민 대책위원회", "&&범국민장"같은 용어는 맞지 않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그 호칭을 사용하는데 동의한것도 아니고 그런 행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용산사태가 정부의 책임이든, 전철연의 책임이든 그것은 차후에 역사가 밝혀줄 문제이고 그분들의 장례식을 "범국민장"이라고 칭하는 것은 뭔가 억지스러워 보입니다.

 

 

 

 

이곳에 있는 많은 진보성향? 혹은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의견들은 분명 일리가 있는 부분도 많고 곱씹어봐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분명히 따지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씨가

 

"국민들은 현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느끼고 있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틀린말입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하는 선거로서 현재의 정부를 세웠고,

 

이렇다 저렇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이번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현 정부 수립 이래 차기 유력 대권 주자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 주자가 확고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국민들은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느끼고 있지만 투표는 현정부에게 유리하게 던진다는 말입니까?

 

현 정부와 여당을 지지하는 '과반수'의 국민들은 우매한 국민들이고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국민'입니까?

 

 

 

자칭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은 곧잘 자신들이 친서민, 그냥 서민, 보통 사람임을 표방합니다.

 

그렇다면 현 정부와 여당을 지지하는 '과반수'의 유권자들은 서민이 아니고 어떤 사람들인가요?

 

우리나라는 서민보다 '강부자'로 대변되는 기득권층이 더 많은 기형적인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가요?

 

그건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실것입니다.

 

 

 

맺습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신념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모든 개개인의 성향을 다 맞추어서 국가를 경영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므로 '선거'라는 제도가 존재합니다.

 

'그나마' 많은 사람의 needs를 수용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입니다.

 

이 게시판에 계신 많은 분들이 '선거운동'을 하는 분들이라면 차라리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정말 보통 사람들이시고 서민들이시라면 맹목적인 정부비판적인 태도는 오해를 낳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비판적인 사고란 Case별로 사리를 분별하여 따지라는 것이지 '정부를 비판'하는 사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자식을 낳지 않기에 상관이 없지만 저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사람을 정말이지 측은하게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은 출생때부터 종교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태어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맹목적이라는 것은 사고의 속박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사고를 속박하지 마시고 좀 더 유연한 사고로 현실을 바라보실 것을 부탁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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