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서 파괴되었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현업 언론인들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공동 구성한 '천안함조서결과언론보도검증위'(이하 '천안함검증위')는 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조목조목 의혹을 제시하고 정부와 군에 대해 적극적인 의혹 해소 노력를 촉구했다.
천안함 검증위는 지난 5월 20일 천안함 합동 조사단이 발표한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의한 버블제트 폭발로 침몰했다며 제시한 증거에 대해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당시 백령도 초병이 물기둥을 목격했다는 증언에 대해 검증위는 초병이 높이 1백미터의 물기둥을 목격할 수 있느냐는 계산 근거를 제시했다.
검증위는 "계산에 따르면 3백 40m/s(초)인 소리의 전달 속도와 최소 4Km의 관측 거리를 감안하면 폭발 뒤 소리가 전달되는 데는 11.8초가 걸린다. 그러나 버블 제트로 발생한 물기둥이 최고점인 1백 미터까지 올라가는데는 통상 4~5초가 소요되며 기둥이 완전히 소멸되는데는 15초가 걸린다"며 "초병이 폭발음을 듣고 목격했다면 1백미터 최고점에 이른 물기둥을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장 많은 논란이 있었던 어뢰 부분의 '1번'표기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시했다. 검증위는 "1번 표기 부분과 붙어있는 프로펠러의 검은색 페인트도 타버렸는데 폭발지점과 떨어져 글자가 남아있다는 해명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북한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번'이라는 글자는 북한에서 물품을 표기할 때 쓰는 것으로는 생소하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천안함의 함체 절단면 역시 충격 방향만 설명됐을 뿐 충격을 준 원인에 대해서는 주관적 판단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폭발이 일어나면 보통 열 흔적이 있는데 전선 피복이 녹지 않은 것도 이상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천안함 밑바닥에 나타난 긁힌 흔적도 버블제트의 결과라고 단정하기 힘들다"며 가장 흔적이 많았던 좌현 부분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부호를 달았다.
마지막으로 검증위는 여러 가지 의문 중에서도 반드시 규명돼야 하는 것을 ‘천안함 7대 의문’으로 정리했다. TOD(열상감응장비)추가 동영상의 존재와 공개된 동영상에 나타난 의혹, 불분명한 천안함의 마지막 좌표, 사고 발생시각, 스크루 변형 빛 선저 상태 등 함체 변형에 대한 의혹, 물기둥 목격 증언의 번복 및 관측 가능성 의문, 연어급 잠수함 위성 사진 의문, 1번 어뢰의 설계도외의 불일치 부식상태 등에 대한 의문 등이다.
천안함검증위는 "우리의 요구는 논란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논란을 끝내기 위한 것"라며 "현재까지 발표된 정부와 군의 조사결과 수준은 우리 국민들과 국제 사회를 설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이러한 점을 헤아려 우리의 요구가 정치적으로 해석되거나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상식에 기초한 합리적 의심에 대해 정부와 군이 호응해 의혹이 해소된다면 앞으로 언론인들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비과학적 주장과 유언비어 해소에 적극 앞장 설 수도 있다"며 정부와 군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침몰 전 천안함(위)과 합조단이 제시한 북한 소행의 결정적 물증인 어뢰 파편에 적힌 북한글씨자체 추정 '1번'. 사진 출처= 대한민국 해군(위), YTN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