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음으로

한연 작성일 10.07.08 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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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사형을 선고 받고 여순 감옥에 수감된 아들에게 조마리아 여사는 이렇게 편지를 보냈다.

“네가 이번에 한일은 우리 동포 모두의 분노를 세계 앞에 보여준 것이다. 이 분노의 불길을 계속 타오르게 하려면 항소하지 말고 그냥 죽어줘야 한다... 혹시 늙은 에미를 두고 먼저 죽는 것이 유교사상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네가 망설일까봐 일러준다”

 

결국 안중근 의사는 항소를 권고하는 일본인 변호사의 말을 거부하고 1910년 32세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100년이 지났다.

벌써 천안함 사건이 난지도 100일이 지났다. 아들 잃은 어머니에겐 100일이 100년 같은 시간이었으리라.

그렇게 어렵고 다시 떠올리기 싫은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으시는 어머님들의 감동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어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하고 있다.

 

특히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께서는 국민 성금으로 받은 1억을 국가에 방위성금으로 기탁한데 이어 또 다시 한 중소기업이 전한 돈을 해군 2함대에 전달하였다고 한다.

여전히 안중근 의사의 어머님과 같은 훌륭한 분들이 우리 사회에 살아 계심을 느낄 수 있음이다.

 

이에 반해 최근 천안함과 관련하여 우리사회에 나타고 있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노라면 이처럼 훌륭한 어머님께 한없이 죄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하다.

여전히 곳곳에서 경쟁적으로 의혹을 만들어 내고 있고,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가 앞 다투어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정작 우리는 뒤늦게서야 반쪽자리 국회결의안을 어렵게 만들어 내는데 그쳤다.

 

그것도 부족하여 이젠 국정조사니 촛불시위니 본질과 다른 정치적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어렵게 북한의 소행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한 합조단은 사기꾼으로 매도되고 있고, UN에 북한을 두둔하는 편지를 보내 매국적인 행위를 일삼은 참여연대와 국정감사를 요구하며 천안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야당은 마치 애국지사로 취급받고 있는 슬픈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여 우리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지도 언 100일이 넘었건만 우리가 천안함 46명의 용사들을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주었는지 반성해 보았으면 한다.

과연 우리가 천안함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단 1%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감히 분별없이 행동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들의 죽음을 앞두고 崇義스러웠던 조마리아 여사, 그리고 아들의 죽음에도 따뜻한 사랑과 용기를 실천하고 계신 윤청자 여사를 비롯한 천안함의 어머니들, 당신들은 진정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어머니이시고, 당신의 마음이 곧 국민의 마음이란 것을 우리 모두는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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