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에 대한 단상........

NEOKIDS 작성일 10.08.25 0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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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거의 좌파수준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는 후배에게 단호하게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는 룰을 준수하지 않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념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사실, 이젠 분노하지도 않습니다만 -_-;;;)

 

 

이념을 가지고 분노할 시기는 이미 훨씬 지났다고 봅니다.

 

한국의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 당연히 받아들이죠. 그러나 내게 그것은 이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는 가정이면 내 재산과 내 가족을 지키는 일에 더 비중이 주어지는 것이야 당연한 '룰'인 겁니다.

 

 

이념은 이놈을 상당히 분탕질해놓습니다.

 

이 단순한 논리에 사회체제를 집어넣고 권력체계를 집어넣고 그럴싸한 문구로 도배를 합니다.

 

그리고는, 분명히 난 내 재산을 지키려 싸웠을 뿐인데, 어느샌가 대단한 수호자 용사가 되어

 

줄에 걸린 인형노릇만 하게 되어버립니다.

 

여기까지만 하면 그럴싸한데, 그 이후에도 계속 나같은 인간을 양산하게 되어버립니다.

 

 

자, 맨 위의 첫 문단으로 돌아가 봅시다.

 

나는 분명히 룰을 준수하지 않는 것에 분노했는데 어느샌가 후배는 나를 좌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게 이념의 가장 단순한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념의 메커니즘에서는, 온갖 감정의 폭발이 당연시되어버립니다. 감동, 분노, 적대, 동일시 등등등.

 

하등 쓸데없는 잔치들이 벌어집니다. 그 속에서 진짜 의미들은 상실되어 버립니다.

 

 

룰을 지키라는 기본적인 주장조차도 희석되어 버리고 말죠.  

 

 

이 진짜 의미를 찾는 것은 결국 전쟁 혹은 그에 준하는 극한 상황이나 되어서야 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더 심한 이념의 메커니즘 문제는.

 

적을 너무 규정하기 쉽게 만들어놓는다는 것이죠.

 

규정하기 쉬운 적이란 없습니다. 딱 한 가지가 있다면 총을 들고 전장에서 부딪히는 적 외에는.

 

 

적만들기가 너무나 쉬운 이유는 한 가지 뿐입니다.

 

 

그저 감정만 격발되면 되는 문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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