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 읽다가 보니 생각나서 또 적어봅니다..
전국민이 고등학교 까지 나오고 소수만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와
전국민이 대학교 까지 나오고 소수만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다녀오는 경우
둘 중에 어느쪽이 더 부의 세습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보십니까?
우리 사회에서 엘리트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좋은 학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과거 대부분의 국민들이 고졸로 그치던 시절에는 대학을 나온 사람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소수 엘리트였죠
그런데 대학들이 난립하기 시작하고 신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요즘에 와서는 누구나 마음먹으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요즘의 대학생은 과거의 대학생처럼 엘리트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과거의 엘리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으려면 해외 유명대학 나오고 대학원 나오고 해야죠.
즉, 엘리트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거에 비해 더욱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가진자에 유리하게 사회구조가 바뀌었다는 말입니다.
사교육비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의 단편일 뿐입니다.
우리 사회가 우리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모든 정권이 교육 개혁을 부르짖는데,
이 문제는 교육부만 나선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경제와 교육, 기타 여러 사회시스템이 여기에 엮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러한 방향(평균적인 교육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높이는)으로
더욱 나아가거나, 지금의 상황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인지 저는 궁금하군요.
대학졸업 후 취업을 못해 백수가 되는 청년실업 문제가 대두된지 벌써 몇년째입니다.
그리고 매년 대학졸업생들은 배출되고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직장 업무는 대학에서 받는 교육과 상관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에서 받는 교육이 필요하거나, 혹은 그보다 높은 수준의 지식을 요하는 직장은 소수입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스펙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대학을 나오는 것은 정말 낭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과정을 생각해 보면,
처음에 소수의 대학만 있었을 당시에, 대학은 엘리트를 길러내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엘리트가 되길 원하는 많은 사람이 대학에 들어가길 원했고, 이는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대학 경쟁률이 너무 높은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을 더 많이 짓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많이 지어서 경쟁률은 낮아졌지만, 동시에 엘리트를 길러내는 대학의 역할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그렇다고 궁극적으로 치뤄져야 할 경쟁이 사라진 것도 아닙니다.
대학입시에서 걸러졌어야 할 경쟁률이 그대로 취업경쟁률로 떠넘겨진 것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경쟁의 조삼모사 입니다.
옛날에는 시골에서 농사짓던 부모님이 소를 팔아 자식을 공부시키면 자식은 출세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똑같은 소를 팔아서 자식을 공부시켜도 겨우 취직이나 되면 다행인 세상입니다.
옛날보다 훨씬 살기 힘들어진 세상이 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가는 자명합니다.
국민들이 허영을 버리고 교육의 거품을 빼야 합니다.
한 사람이 성인으로써 일자리를 얻을때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상식적인 수준으로 줄여야 합니다.
지금 취직문턱을 높이고 있는 경쟁률을 그 이전 단계들로 조금씩 분산시켜야 합니다.
무책임하게 경쟁의 철폐만을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런식으로 사라진 경쟁들은 취직경쟁률로 모여들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에서 고급 인력이 필요한 일자리를 대학 만들듯이 만들어 낼 수는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