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주기 추모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정부 관계기관 합동으로 ‘천안함 백서’를 발간했다. 작년에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가 공식보고서라면 이번 백서는 보다 넓은 분야와 문제점 등을 다루고 있으며 공식보고서에도 없는 자료와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공식 보고서를 보완하는 추론의 성격도 겸하고 있다.
이 백서 발간을 위해 작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정부 관련기관이 참여한 ‘천안함 백서 발간위원회’가 구성되었고, 내용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각계 전문가를 민간자문위원으로 위촉해서 제작방향부터 감수까지 전 과정에 걸쳐 심도 있는 검토와 의견을 들었다니 백서의 공신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번 천안함 백서에서는 우리군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대응조치가 전반적으로 미흡했다고 평가했는데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북한 잠수함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점, 한미연합사에 대한 보고 지연, 한미 당국 간 정보공유가 원활치 못했던 점 등 소위 우리군의 아픈 부분을 적나라하게 시인하고 반성했다. 이는 ‘천안함 사태의 정부 대응 과정을 기록으로 정확하게 남겨 국론 결집과 안보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그 교훈을 분석하여 안보태세 완비에 도움이 되도록 하라’는 대통령 지시와도 일맥상통한다.
군 당국이 천안함 사건을 전후해 드러난 각종 문제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백서형태로 발간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잘못된 부분을 솔직히 시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이 감동을 준다. 그만큼 군이 오픈되고 국민과 가까이 있으며 안보의 공동체라는 메시지로 들린다.
사실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후 군 당국의 매끄럽지 못한 상황조치로 각종 의혹제기에 끌려 다니는듯한 모습이 안타까웠고 지금까지도 진실에 대한 명쾌한 해답에 목말랐는데, 이번 백서는 이런 국민들의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으론 당국의 변화뿐 아니라 각종 루머나 근거 없는 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정치인이나 시민단체의 무책임함도 사라져야 하겠으며, 의혹 제기에 휘둘리는 우리사회의 건강치 못한 체질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