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기자 "서울시 '모피쇼', 코 막히고 귀가 막혀"

글로벌비전 작성일 11.05.28 11: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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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기자 "서울시 '모피쇼', 코 막히고 귀가 막혀"

"서울시, 모피 몰랐다고 거짓말하더니 이제는 팬디 어려움 운운"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피 쇼'를 강행하기로 한 서울시에 대해 서울시 출입 SBS기자가 27일 호된 쓴소리를 했다.

SBS의 최고운 기자는 이날 SBS 블러로에 올린 <'모피' 패션쇼 결국 개최…오락가락 서울시>라는 취재 후기를 통해 "서울시가 모피쇼를 예정대로 다시 한다고 합니다"라며 "흐렸다, 갰다 하는 날씨를 '아가씨 마음처럼 변덕스럽다'고들 하죠. 서울시는 아가씨도 아닌데 도대체 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걸까요"라며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최 기자는 서울시의 '모피 제품을 빼면 패션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펜디측이 알려왔다. 이미 천 명이 넘는 외신기자들에게 보도자료가 나갔고, 항공권과 호텔 대금도 지불됐다. 지금 취소하기에는 손해가 막심하다고 판단했다'는 주장을 소개한 뒤, "유명 개그프로에 나오는 유행어 말마따나 코가 막히고, 귀가 막히는 말입니다. 과연 서울시는 업체가 입게 될 피해를 몰랐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서울시가 '세빛 둥둥섬' 첫 공식 행사로 명품 패션쇼를 선정했다고 기자들에게 알렸다가 동물보호단체가 '모피' 제품이 포함됐다고 강하게 반대하기 시작하니까 여론이 악화될까 화들짝 놀라 취소한다고 말할 때부터 이미 나왔던 이야기"라며 "모피 제품이 포함돼 있는 줄 몰랐다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모피 제품을 빼지 않으면 세빛 둥둥섬 임대를 안 해줄 것이라고 큰 소리 쳐 놓고서는, 일주일 뒤에 슬쩍 한 발 빼서 '펜디 쪽이 어려움을 호소해서 허락해줬다'고 하면 시민들이 '그래, 그런가보다' 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서울시의 잇단 거짓말과 말 바꾸기를 꼬집었다.

그는 또 서울시의 '지난번 원안대로라면 전체 40여 점의 제품 가운데 모피가 절반이었다. 모피를 뺄 수는 없지만 선글라스나 가방 등 선보일 제품 숫자를 늘려 모피 비중을 줄이겠다고 펜디 측이 밝혀왔기 때문에 괜찮을 것으로 본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모피'가 포함됐기 때문에 패션쇼 자체를 취소하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패션쇼에서 보여줄 제품을 확 늘려서 모피가 조금 적어보이게 하면 된다는 건가요?"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의 '펜디사 측에서 디자인에 재능이 있는 젊은 인재에 대해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뿐 아니라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경영대회를 열고, 선발된 학생에게는 전 세계 펜디 네트워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제게는 '어쩔 수 없이 패션쇼를 열게 됐다. 그래도 펜디 쪽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폭 지원한다고 하니 눈 감고 넘어가주는 건 어떻겠느냐'는 의미로 다가오는 건 왜일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모피' 제품이 패션쇼에 나오느냐 아니냐는 이번 논란의 본질이 아닙니다"라며 "시민을 위해 갖은 비난을 무릅쓰고 만든 한강 수상시설 '세빛 둥둥섬'에서 대다수가 누리기엔 무리가 있는 명품 패션쇼를 열기로 했던 것 자체가 문제라는 거죠"라며 한벌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초호화 모피쇼를 열기로 한 서울시의 민심 불감증을 질타했다.

그는 잉 "서울시는 세빛 둥둥섬의 운영을 맡은 곳이 민간 업체여서 이미 예정된 쇼를 취소자하자고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지만, 이 또한 자신들이 한 말을 뒤집는 꼴 밖에 되지 않습니다"라며 "지난달 제가, 세빛 둥둥섬이 개장한다고 하는데 문제는 없는지 취재할 때 분명히 이번 사업을 주관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서울시 산하에 있는 SH공사가 지분을 30% 이상 가지고 있어서 공공성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었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의 말 뒤집기를 질타했다.

그는 "시민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인공섬 사업이었던 '세빛 둥둥'도 시작부터 삐걱대는데, 한강에 오페라 하우스 짓고, 서해 뱃길 열어서 크루즈 다니도록 하는 등 앞으로 산적한 다른 사업들은 어떻게 될까요?"라며 오세훈 시장의 여타 한강 르네상스에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 뒤, "역시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일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라며 향후 철저한 감시감독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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