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공공 및 민간 금융사 임직원들에게 천안함 사건 등을 담은 동영상 시청 등 안보교육을 하도록 지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토록 했다. 공공기관은 상반기에 이미 교육을 마쳤다. 민간 금융사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 같은 사실은 경향리크스 제보를 받은 경향신문 취재 결과 12일 확인됐다.
금융위는 안보교육 실시 및 사후보고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최근 금융투자협회 등 관련 협회를 통해 민간 금융사에 보냈다. 한 민간 금융사는 최근 사내 게시물을 통해 이를 공지했다.
이 회사는 게시물에서 "2011년 금융위는 국정목표인 '튼튼한 안보와 경제활성화'와 관련해 '안보 없이는 경제도 없다'는 안보의식을 모든 국민과 함께 인식하기 위해 금융부문 안보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및 각 협회 등에서는 관련 기관 및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고 있으며, 분기 단위별로 교육 결과 보고를 요청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 회사는 사이버 연수원에 접속, 안보교육 동영상(약 15분 분량)을 시청한 뒤 팀별로 시청한 인원수를 7월○일까지 유선 또는 e메일로 회신할 것을 지시했다.
'3월26일 백령도 앞바다'로 시작되는 동영상은 천안함 사건을 담은 '2011년 정부표준 안보영상'으로 국방홍보원이 제작했다. 동영상은 "우리 사회 일부는 명백한 북한 도발도 인정하지 않는 억지여론으로 국민여론을 분열하고 있다. 월남은 국론분열로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패망했다"고 밝혔다.
동영상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연초부터 각 공공기관이 시청했다. 금감원, 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산하 공공기관과 금투협 등 협회는 이미 상반기에 동영상 강의나 집합교육을 통해 안보교육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가 민간으로 교육 대상을 확대하자 금융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틀에 걸쳐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한 ㄱ증권사 관계자는 "5공시대도 아니고 예비군 교육 수준의 안보교육 동영상을 누가 보겠느냐"며 "정부기관도 아닌 민간 금융사에 홍보성 교육을 강요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응당 알아야 할 일로 시비를 걸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민간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시기나 방법을 택하도록 했고 다만 얼마나 교육을 받았는지 알고 싶어 실적을 보고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