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8년 경제성장율 8.3%, 물동량증가는 13.5%로 매년 1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부고속도로 정부안이 1967.11.7. 국회건설위원회로 넘어오자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있었다.
첫째, 시기상조이고, 둘째, 재정에 무리가 따른다는 이유였다. 야당은 다음의 5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1) 서울-부산에는 복선철도가 있는데, 중복투자로 수도권과 영남권 등 일부지역에 편향적 발전과
특혜를 부여한다는 지역편중의 우려였다.
(2) 고속도로에 대한 예산편중이다. 수송수요가 늘어 도로의 건설은 필요하지만,
왜 일반도로를 증설하지 않고 고속도로에 예산을 집중하느냐의 지적이었다.
(도로건설예산 131억원에 고속도로 70%, 일반도로 30%의 배분).
(3) 1965.11∼1966.6까지 한국의 교통상황을 조사한 IBRD(세계개발은행)의 보고서는
철도중심의 수송체계를 도로중심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유료고속도로의 건설보다는
국도·지방도의 포장에 치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러한 권고에 근거하여 야당이 우선순위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IBRD는 남북종단보다는 동서횡단도로를 권고했다.
IBRD는 ① 서울-강릉, ② 포항-부산-순천-여수-광주, ③ 삼척-속초, ④ 대전-목포 등4개 노선의 건설이 더 시급하다는 견해였다.
(4) 관리감독기관장의 직급이 1급 2급으로 위계질서에 어긋난다는 하찮은 문제였고,
(5) 법적 절차의 문제였다. 국회에 보고도 하지 않았고 예산심의도 없었고 설계도 끝나기 전에
서울-오산 구간을 착공했다는 것이다(이 공사는 설계와 공사를 병행했다).
이러한 야당의 지적이 틀린 것인가? 이것이 '반대를 위한 반대'인가? 일반국민의 반대는 없었다.
당시 언론은 고속도로 건설에 대해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고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울·부산의 대자본의 중소도시 침투로 인한 토착자본의 쇠퇴, 농어촌의 지나친 도시화,
지역간 불균형 성장 등에 대한 우려였다.
이러한 야당과 언론의 문제점 제기가 반대의 전부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야당의 반론을 제외하곤 신문에 나타난
국민의 반대여론은 없었다. 1967년 국가총예산이 1,643억원이었고 경부고속도로 건설비는 331억원이었다.
처음 예산편성시에는 IBRD 차관으로 27%를 충당하려 했으나 권고사항과 맞지 않아 거절당했다.
청계천 공사에 대한 여론조사의 결과는 찬성 75%, 반대 15%, 모르겠다 15%였다. 물론 청계천변 상인들은
강하게 반대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 권력자는 마치 국민 대부분이 반대했던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여
국민을 계속 속이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덮어씌우려는 비열한 속임수이다. 간교한 권력자의 거짓말에
속고 있는 순진무구한 국민들이 안타깝고 나라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2010.4.5.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밑에 박정희 관련 게시물이 있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