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의회 통과시킨 건 'FTA 협정안' 아닌 '이행법안'...그 이유 알아야
- 한국은 FTA 협정문 1500페이지가 법, 美는 이행법안 100페이지만 법
- 미국이 FTA 안 지켜도 우리기업 美법원에 제소 못해
- 영리병원 못 막고, 골목상권 무너지고 학교급식(우리농산물) 타격
- 독소조항 고쳐서 통과 시켜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기호 변호사(국제통상전문가)
한-미FTA, 이제 공은 한국 국회로 넘어왔죠. 민주당 등 야당은 여전히 반대를 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0월중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대로 통과가 돼도 과연 괜찮은 건지, 선조치할 부분은 없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국제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우선 궁금한 게요. 우리 국회에서 지금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은 한미FTA 협정안 1500페이지 짜리인데요. 그런데 미국 의회가 지금 통과시킨 건 한미FTA 이행법안, 이게 한 100페이지짜리네요?
◆ 송기호> 네.
◇ 김현정> 같은 겁니까?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송기호> 다른 겁니다.
◇ 김현정> 어떻게 다릅니까?
◆ 송기호> 우선 미국의 이행법안은 말씀하신 대로 한미FTA 협정문 자체를 그대로 옮긴 건 아니고요. 그 중에서 필요한 부분, 그리고 또 미국의 국내법 체계를 변화시키지 않아야 된다는 그런 내용을 달아서 별도의 법조항을 만들어서 미국은 이행법률안을 처리하는 거죠.
◇ 김현정> 그럼 우리는 그 협정안 서류 1500페이지 자체를 다 법안으로 만드는 것인데, 미국은 취사선택을 해서 100페이지로 추렸다는 이야기인가요?
◆ 송기호>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내용이 서로 다른 부분이 많이 있는데요. 지금 대표적으로 한두 가지 정도가 다릅니다. 하나는 미국법과 FTA 협정문이 다를 경우에 FTA 협정문이 무효다, 그 조항이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미국 정부가 FTA 협정문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미국 정부를 한국 기업이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 이게 지금 법률안으로 들어가 있는 것인데요. 이런 것은 FTA 협정문에는 없는 서로 굉장히 다른 내용입니다.
◇ 김현정> 그럼 만약에 우리 기업이 미국 가서 뭘 하다가 우리 FTA에 어긋나는 어떤 불이익을 당했다, 그럴 경우에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는 건가요?
◆ 송기호> 그렇죠. 미국 법원에 그런 걸 가져오지 말라, 이렇게 이행법안 102조에 나와 있는데. 그 이유는 미국 이행법안에 따르면 한미FTA 협정문 자체는 미국에서는 법이 아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FTA협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없게 그렇게 만들어놓은 겁니다.
◇ 김현정> 반면에 미국 기업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뭘 하다가 FTA 협정안에 들어 있는 내용으로 불이익을 당한다, 그러면 바로 우리 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 것이고?
◆ 송기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누가 봐도 불리한 상황인데. 우리는 애초에 이 부분을 문제 삼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1500페이지, 거기는 100페이지인데?
◆ 송기호> 애초 2006년, 2007년부터 그런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시민사회에서는 제기를 했죠. 그런데 미국은 이게 일종의 편법인데요. 미국 헌법에 따라서 정식 조약으로, 즉 우리처럼 우리 대한민국 국회가 하는 것처럼 협정문 자체를 조약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원의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 됩니다. 그런 것을 벗어나기 위해서 이렇게 이행법률안으로 처리하는 것이 어떤 일종의 미국 의회주의라고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이라도 우리도 미국처럼 100페이지짜리 취사선택한 이행법안 만들어서 통과시킬 수는 없는 건가요?
◆ 송기호> 지금 국회 다수당의 입장은 그런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협정문 자체를 우리는 다 그대로 법률로 통과시키겠다, 그런 입장인데요. 좀 더 나은 방법은, 제 생각에는 우리는 우리대로 협정문안 중에서 우리가 수용하기 어려운 또 우리나라 중소상공인이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이른바 독소조항들을 고쳐서 그것을 통과시키는 것이 우리에게는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최소한의 독소조항이라도 걸러내자, 이런 말씀이세요. 지금 고치는 건 가능한가요?
◆ 송기호> 그럼요. 이게 150개 나라가 있는 그런 세계무역기구 협정이 아니고, 우리와 미국 사이의 1:1 협정이기 때문에 설령 미국 의회가 통과시켰다 하더라도 가령 우리 국회가 통과시키지 않고 있으면 이건 전혀 쓸모가 없기 때문에, 미국 의회가 결국은 한국 국회의 통과를 위해서라도 다시 이걸 재협상에 응할 수 있는 기본적으로 그런 구조인 거죠. 양자간의 1:1 그런 협정이니까요.
◇ 김현정> 미국은 이미 최종통과를 오늘 중으로 시켜놓을 텐데요. 우리가 이제 와서 재재협상을 하자고 하면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상당히 하락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 송기호> 그건 오랫동안 정부가 재협상을 무시하는 그런 전략으로 일관해온 것인데. 그러나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대한민국 국회에서 상임위원회까지 다 통과시켜놓고 또 그전에 서명까지 다 마친 것을 미국은 두 번이나 재협상을 관철 시켰거든요. 그러니까 국제외교관계에서는 결국은 양국 사이에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인 것이지, 어떤 객관적인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김현정> 한 번 통과가 되고 나면 몇 년, 몇 백 년을 갈지 모르는 사안인데 철저하게 하고 가자는 말씀이세요. 최소한의 독소조항이라도 우리가 고치고 가자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 부분으로 들어가 보죠. 구체적인 분야별 문제가 될 텐데. 특히 걱정되는 분야, 독소조항이라고 보시는 것은 어떤 건가요?
◆ 송기호> 우선 영리병원 문제가 있는데요. 한미 자유무역협정 부속서에 보면 일단 영리병원제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보건정책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그런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는 지금 인천이나 경제자유구역 이런 데 한 번 영리병원이 들어와서 그 결과 우리 국민 건강보험제도가 망가지고 나면 우리 대한민국 국회가 영리병원제도 자체를 폐지시킬 수 있는데, 한미FTA 체계가 들어서면 그게 FTA에 위반이 되거든요.
또 하나의 문제는 지금 골목상권이라든지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도 우리가 도입하려고 하고 있고 또 사업조정제도, 또 전통재래시장 보호제도, 이런 것을 지금 도입하고 있거나 이미 도입중인데.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보면 그러한 유통업, 도매업, 소매업에 대한 규제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놨거든요. 그 문제도 최소한 한국이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또 중소유통업자를 위해서 정책자율성을 갖는다는 것은 명시적으로 유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리가 지금 동네빵집, 동네슈퍼, 동네의 조그마한 영세업자들 살리자고 여러 가지 법안 만들고 있는데, 그럼 이것들이 다 불법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 송기호> 그렇죠. 한미 자유무역협정에는 한국이 그러한 도소매업에 대해서 취할 수 있는 조치, 지금 말씀하신 그런 동네가게를 살리기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집어넣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인데. 그게 현재 들어가 있지 않은 거죠. 따라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구조상으로는 거기에 명시를 시켜놓지 않은 나머지 어떤 조치를 취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는 겁니다.
◇ 김현정> 또 다른 건 뭐가 있을까요?
◆ 송기호> 결국은 우리가 많이 이야기해온 투자자국가제소문제인데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는 투자자국가제소라는 것을 넣어서 만약에 한국 정부의 어떤 조치가 한국에 들어와 있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해친다고 그러면 바로 뉴욕에 있는 국제중재에 한국 정부를 회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제도가 정말로 가동이 된다면 정책자율공간을 굉장히 크게 축소될 것이고요.
또 하나는 학교급식 문제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우리 학교급식에 세금이 많이 들어가고 그래서 학교급식에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서울시도 그렇고 충남 등 그런데. 문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보면, 가령 농림부가 직접 관장하면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시교육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또 학교가 관장하는 학교급식에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도 허용되지 않는 일입니다. 그 점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계세요. 자동차나 전자 등 제조업분야에서는 상당히 이득을 볼 것이다, 이렇게 전망이 되고 있어서 미국 내에서 자동차업계에서 반발하지 않느냐. 협상이라는 것이 어차피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내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 어떻게 모든 걸 다 챙기면서 가겠는가 라고 하는데.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송기호> 모든 걸 다 챙기자는 이야기는 아니죠. 제 말씀은 우리 사회가 그런 자동차, 자동차 부품 관련 분들만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고요. 또 하나의 문제는 지금 한EU FTA 체결되고 발효되고 100일이 지났는데,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정말 자동차 수출이 늘어서 경제가 좋아졌는가.
지금 미국이 90년대 소득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하고 있고 또 월가시위도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국제적인 경제위기에 자칫하면. 우리가 평균관세가 한 40% 되고 공산품의 경우는 8% 가까이 되는데. 우리만 이렇게 높은 관세를 한미FTA를 통해서 아주 극단적으로 낮춘단 말이죠. 그러면 국제경제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한국이 더 취약해지고 무역흑자는 줄어들 것이다, 그런 점을 우리는 전체적으로 다 보아야 되는 것이지. 자동차나 자동차부품 회사를 살리려고 우리가 국가 전체에 이런 제도를 운영할 수는 없는 거겠죠.
◇ 김현정> 이득 보는 것은 전자, 자동차, 이쪽 제조업밖에 없다고 보세요?
◆ 송기호>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일자리도 많이 생긴다고 하던데?
◆ 송기호> 문제는 그렇게 생기는 일자리라는 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1차적으로 우리의 농업이라든지 중소상공인 관련한 보호를 할 수 없는 과정에서 우리의 일자리도 감소될 것이고요. 그리고 과연 자동차나 자동차부품 쪽에서 늘어날 수 있는 일자리라는 게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점은 저희들이 좀 더 심층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한EU FTA 100일 지나서 과연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저희들이 좀 따져보고, 충분히 지금 국제경제위기가 돌아가는지 보고 여러 가지를 다 검토해야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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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의견입니다.
궁금한건, 우리는 왜 '글로벌 호구' 짓을 포기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며,
'가카 및 여당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맞기는 하냐' 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