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A와 여자 B가 있다. 여자 B가 찍어올린 사진을 농담삼아 이야기했다. 여자 B는 괘념치 않았다. 그런데 며칠 후 여자 C가 갑자기 자기가 기분나쁘다며 사진에 대해 한 말을 사과하라고 한다. 여자 B는 괜찮다고 말하는데도.
이게 핵심포인트라는 거죠.
예로 든 수많은 정치인들의 성희롱적 발언은 우습게도, 면전 앞에서, 원고와 피고가 확실한 상황으로, 발언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꼼수의 예와 등치하기엔 한참 모자라죠.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두 군데인데,
1. 나꼼수 캐스트에서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있으니 수영복 사진을 보내달라는 말
2. 접견편지에서 코피발언 운운한 말.
1번은 불특정다수에 대한 성희롱적 문제는 있으나 또한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 듣는 사람들의 수영복 사진을 보내달라는 말도 아니요, 수영복 사진이라는 소스는 상용으로든 자기현시욕으로든 이미 범람하고 있으므로, 그 정도 상식선에서 달라고 했다 판단할 수 있는 앞뒤상황이 충분히 있고,
2번의 경우는 비키니 사진을 올린 당사자와의 문제로 당사자 역시 나꼼수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내가 창년이냐 하며 나꼼수와의 인식적 합의를 스스로 드러낸 상황이기 때문에 문제점이 없구요.
엉뚱하게 가카발언까지 끌고 오는 예들도 있는데, 가카발언은 일국의 지도자라는 새퀴가 논리적이고 무거워야 할 부분에서 철딱서니 없고 생각도 없음을 드러내는 짓거리가 많기 때문에 (그 유명한 예, 앙뜨와네뜨의 빵이 없음 과자를 쳐먹어요) 지탄을 받아 마땅할 뿐 나꼼수의 예와 등치되지도 않구요.
그럼 이제, 남은 것은, 기분나쁘다의 정치영역.
일반적으로 정치시사의 토픽들을 '기분나빠서' 비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을 '옳지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까겠지요. 그렇다면 '옳음의 영역과 기반은 무엇인가'의 영역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꼼수의 언행 문제들도 다 제외시키고 보면,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실관계나 문제거리들에 반응했을 뿐이지, 그들의 걸진 언행 부분에서 그들을 옳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거 아닙니까? 때문에 나꼼수의 한계도 그 '팩트'라는 지점에 있고, 그 팩트 부분에서 진중권도 못마땅한게 있어 들이받았던 거죠.
그래서 프레시안의 나꼼수 관련 기사 중 '실패한 농담'이라는 제목이 참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농담은 실패했을 뿐, 그걸 가지고 논란의 확대를 할 거리도 아무것도 없는데, 보수언론은 신나서 이러쿵저러쿵 일부여성 (이 일부 여성이라는 것도 논의거리에 들어가지만 일단 차치하고) 들은 아 당연히 이렇게 '반응해야 하는 갑다'라는 파블로프의 개 꼴밖엔 안되는 꼴을 하며 동지의식 운운의 정치적 선언이라니.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제쳐놓고,
상황들을 조합해보면 나꼼수가 성희롱적으로 사과해야 할 위치에 있는 것인지를 숙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법적관계만으로는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단은 나와있습니다만, 법적판단과는 다른 영역으로의 논란이라고 칭한다라면 역시 도덕성의 논리, 그 부분에서는 정봉주의 편지가 충분명확하게 사과를 했다고 봅니다.)
역으로, 전 이게 이도경 미수다 단신루저 발언이랑 겹쳐져서 참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