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게에서 자꾸 정치글로 싸우는 거 보면 짜증나네요. 이렇게 버젓이 사회/정치 게시판이 있는데요...
'스티브잡슨'이라는 분하고 의견차가 있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려고 왔습니다.
엽게에 김대중 대통령('님'자는 알아서 붙이세요. 어떠한 정치색도 띄고 싶지 않고 그걸로 싸우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이제
좀 질리네요. 타협도 없이 밑도 끝도 없어서.)께서 마이클잭슨과 나온 사진 게시물 갖고 얘기하다 어쩌다 뜬금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그나마 가장 나았다고 하는 말이 나오더군요. 뭐 이 게시판에 오시는 분들이면 대충 글쑤시게 찰카닥, 더러는 헬로
우 TV 베스트 다 보시고 온 분들이니 무슨 글인지는 아실껍니다. 그분의 말씀을 요약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이 의혹여부를 생
략하고 비리에 대해 명예와 청렴함을 중요시해서 자살까지 하시는 모습을 높이 사더군요. 그렇게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또 있
을까라고 하면서 말이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치색은 싹다 빼도록 하겠습니다. 게시판이 정치/경제/사회니까 '사회'부문이라고 보시면 되겠죠.
전 종교도 없습니다. 모든것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업보'라는 단어는 좋아합니다만 종교적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말이라서 믿는 것입니다. 다른 분들이 보실때는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있는 자살
에 대한 생각은 그 행위가 '숭고'해지거나 당위성이 성립되는 경우는 정말 극히 드문 일입니다. 고통받는 모든 노동자들을
위해 분신한 전태일 열사, 전쟁중에 군사기밀을 뺏겨 더많은 사람이 죽지 않기위해 자살한 포로, 독립을 위해 끝까지 싸우는
티벳승려 등 이러한 특별하고 자신만이 아닌 대의를 위해 '희생'이란 단어가 어울릴 정도의 자살이 사람들에게 존경받을만
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전 잘 몰라서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중 어떤일을 잘 하셨는지 잘못하셨는지 판단할 눈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냥 주
위 사람들이 논쟁하면 말하면 관점과 해석에 따라서 달라지는 일들이 파다하니깐요. 지금 이명박대통령이 듣던 욕 못지 않
게 많이 욕을 사람들이 했던 것은 기억납니다. 뭐 만족을 모르는 민족이라 이렇게 빨리 발전한 대한민국이긴 하지만요. 저는
임기 후 그분이 자살한 행동 자체만 놓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외국인을 많이 접하는 저로써는 약간 원망스럽기까지 한 행
동이었습니다. '왜 자살했데'라고 물으면, 너무 깨끗해서라고 하기도 뭐하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 했다고 하는 것도 깔끔한
대답이 되지 못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얼굴이셨구요. 그런 분이 자살을 택하시다니요. 가치관
에 따라 다르다고는 하는데 저는 친인척이 저지를 비리의혹을 같이 받는 것에 대해 그렇게 대처하는 것은 희생이라고 보기
너무 힘듭니다. 어젠가 나온 힐링캠프에서 차인표씨가 말한 자살에 대한 생각을 보고 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죄질이 훨씬 무거운 어떤 대머리아저씨는 버젓이 나랏돈 엄청 써가면서 잘 사는데 그사람과 같은 사람취급 받으실까
두려우셨던 걸까요. 해석은 천차만별이고 아직도 암살설을 믿는 분들도 있지만 자신이 지은 죄도 아닌데 공인도 아닌 연예
인 신분으로 은둔하며 속죄를 했던 최민수씨가 저에게는 더 책임감있고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친인척을 위해
희생을 하셨다면 살아남은 죄지은 친인척 마음은 편할 것 같지 않네요. 스티브잡슨님은 그 사람 입장이 되보지 않으면 절대
그사람 마음을 알 수가 없다면서 제가 본인의 가치관만을 앞세웠다고 하더군요. 다큐프라임 열심히 보셨는지 그런 말씀은
잘 하시더군요. 그렇다면 자살한 사람은 남의 가치관을 생각한 걸까요. 왕따로 자살한 대구중학생도 죄송한 마음은 많이 있
더군요. 송지은 아나운서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때도 주위사람들 생각 하긴 했을 거에요. 하지만 제일 큰 것은 괴로운 상황을
자살로밖에 이겨낼 수가 없다고 선택한 그들의 마음이었던 거죠. 그런 것 보면 전 백지영씨가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분
을 존경하는 분들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께서 비리의혹받고 옥살이를 하는 것보다 온국민이 자신
과 전 남자친구가 관계를 갖는 장면을 봤다고 생각하는 것과 어느것이 더 살기 싫겠습니까. 그분이 하신 업적과 말씀들은 다
빼고 자살에 대한 행위 자체만 보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청렴과 결백의 아이콘이라고 해석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이
미지를 지키시기 위해 그런 선택을 하는게 맞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를 믿고 투표를 해서 뽑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
라고 생각합니다. 속죄를 하고 다시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시는 그분을 보았다면 그분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이렇게 좌파
우파로 갈리지도 않았으리라고 생각하구요.
제 길고 두서없고 재미없는 글 전부 읽으셨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요약하자면 어떤 이유였던간에 그분이 자살한 것
에 대해서는 당위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다른 자살한 연예인이나 공인과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이죠. 그들 하나하
나에게는 큰일이지만 남은 자들에게 무책임했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선 자살해라라는 조장까지 한다는 것에서 사
회적으로 악영향까지도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욕을 들을 각오도 하고 쓴 글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의 생각을 알
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