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의 개념정립이 모호한 아해들은 자신의 성향에 대해 중구난방으로 대답들 한다.
진보. 보수. 우파. 중도. 좌파. ㅋㅋㅋ 어느샌가 정치적 견해가 아니라 취향을 이야기 하는것 같다. 나이를 처먹는다 해서 머리가 알차지는건 필요충분이 아닌건 사실이다. 여튼 오늘 썰은 보수의 개념에 대해서이다.
아니, 사실 난 보수에 대해 잘 모른다. 미리 알려주는 바,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보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단연 서구의 경제적 정치적 구분선에 근거한 우리 사회를 투영한 것이 아니라 근원적 우리 사회를 비추어 보았을 때 말이다.
그렇다면 보수에 대한 우리의 공통적 견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든 서구 문화권에서 언급된 보수주의를 집어던져놓자. 한글에서 시작해보자. 보수는 지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이 언급되야 하는것은 지당하다. 그럼 무엇을 지키는 것이 보수인가가 문제의 핵심이 될 것이다. 보수는 무엇을 지키는가?
답부터 이야기해보자. 보수가 지키는 것은 없다. 아니, 적어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지킬 것이 없다. 보수는 전통을 기반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그 밖의 새로운 변화를 점차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보수가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전통이 되어야 할 테다. 그럼 우리의 전통이란 과연 무엇인가? 경제적 우리의 전통은 사라졌다. 정치적 우리의 전통 또한 사라졌다. 생활의 전통은? 의식주 모두 우리의 전통은 소멸하고 박제되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전통이라 생각하고 전통이라 믿고 전통이라 이야기 할 뿐이다. 우리의 경복궁 또한 단지 옛 생활상을 보여주는 가옥에 불과하다. 그것은 생명력을 상실했고 조개패총보다 좀 더 아름다울 뿐이다. 서양을 뜻하는 '양'은 이미 우리 속에 녹아들어왔다. 더이상 우리는 양옥이라 부르지 않고, 양식이라 이야기 하지 않으며, 양복이라 부르지 않는다.(이젠 정장이라고 더 많이 부르지 않나? ㅋ) 그것은 아파트가 되었고, 스테이크와 피자, 셀러드가 되었으며, 그것은 옷이 되었다. 오히려 우리의 의식주가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지게 되었다. 그것은 한옥이 되었고 그것은 한식이 되었으며 그것들은 한복으로만 불릴 뿐이다. 우리에겐 더이상 왕이 없고, 우리에겐 한냥은 소멸됬다. 1평은 제곱미터로 불려야 하고 1돈도 그람으로 불려야 한다. 지금 우리의 장례와 차례, 제사 들 또한 십수년전과 비교해 보아도 엄청나게 간소화되었고 그것의 의미 또한 축소되었다. 우리의 전통은 강제로 만들어진 환상에 불과하다. 어느 누구도 한복을 입고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점심 식사로 신선로를 먹지 않는다. 우리가 믿는 전통은 우리의 생활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전통,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가?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정체성은 진보 그 자체이다. 우리는 변화의 산물이고 변화의 선도자이며 변화 그 자체이다. 대한제국이 몰락하고 새로이 수립된 대한민국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온통 변화를 감싸안은 진보의 길을 걸어왔다.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보수가 지켜야 할것은 진보가 되는 이상한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는것이다. 이승만 정부가 들어오며 가져온 대통령제, 민주주의 제도는 우리 정치역사의 진보였으며, 박정희 정부에 이룩한 중화학공업화는 경제역사의 진보였다. 대한민국은 언제나 뿌리부터 뒤엎는 혁신을 원했고 혁신을 원하고 있다. 지금이라고 다른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 자식 뺴고 다 바꿔라'가 호응받은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의 보수는 지킬 것이 없다. 혁신을 지키는 보수는 말이 안된다. 따라서 대한민국에 보수는 없다.
보수가 없는 대한민국에서 기회주의는 당연히 만연시 된다. 모든 것이 뒤바뀌는 혼란의 상황에서 결국 살아남는 것이 가장 최선이 된다. 공정한 경쟁과 아름다운 협력은 무시될 수도 있다. 일본의 조선침략에 살아남기 위해 창씨개명을 해도 그땐 그럴수 밖에 없었다. 북한의 선동에 앞장서 백성들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것도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용서가 된다. 먹고 살기위해서 독재는 가능했다. 기업 성장을 위해 정경유착도 용인한다. 강남 아주머니의 대단한 학구열도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라 생각하며 무덤덤하게 지나간다. 나보다 잘난놈은 제끼고 못난놈 밟고 올라가더라도 결국에 잘된놈은 칭송받게 되어있다라는 그러한 생각들은 과도한 진보주의 사고에서 조금씩 싹을 튼것 뿐이다. 결국 가진놈은 가진것을 지키는 수구로 갈 뿐이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기회주의적 생각을 가질 뿐이며 우린 모두 뒤엎으며 살아왔고 뒤엎고 싶어한다.
대한민국의 보수는 없다. 그들이 지킬 것은 자신의 재산밖에 없다. 결국은 수구와 진보와 기회주의의 싸움일 뿐이다.
이 난국의 해결책?
그것은 똑바로 보는 길이다. 제대로 보고 정확히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보수는 없었고 없으며 없을 것이다.
너는 진보이며 나 또한 진보이고 우리 모두 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