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된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일반 휴대전화(피처폰)가 있다. 특유의 사생활 보호 기능으로 일명 '불륜폰'으로 불리는 후지쓰의 'F시리즈(사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시리즈는 폴더 방식의 구형 폰이지만 개인 정보를 철저하게 보호해주는 기능으로 일본 '바람둥이'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정 연락처를 미리 지정해 두면 통화 기록은 물론 부재중 전화와 문자·음성메시지 등을 자동으로 숨겨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리 설정된 번호에서 메시지가 들어올 경우 배터리 표시 색이나 안테나 막대의 모양이 살짝 바뀌는 등 주인만 알아볼 수 있는 신호를 보낸다. 문자메시지의 경우 내용도 저장되지 않는다. WSJ는 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블로거와의 인터뷰를 통해 “F시리즈는 무슨 전화냐고 의심하는 배우자의 질문에 얼버무릴 필요 없이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일본에서 연인이나 배우자 몰래 개인 사생활을 비밀리에 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후지쓰는 2002년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가 휴대전화기에 대한 보안 요건을 강화하자 프라이버시 기능을 개발했다. 현재 일본 외 다른 나라에 판매되는 휴대전화 제품에는 이런 기능이 없다. 후지쓰의 미시로 나오키 대변인은 “요즘엔 휴대전화에 민감한 정보가 많이 들어 있는 만큼 강력한 보안기능은 필수”라고 밝혔다. WSJ는 “후지쓰 측에 '불륜폰'이라는 별명에 대한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답변을 거절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