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좀 바빠서 정경사를 안왔더니 난리가 났구나.
오랫만에 구미가 당기는 인기글의 냄새를 맡고 여기까지 왔다.
늑대는 코가 발달했으니 당연한 법!
샌델과 칸트, 헤겔 얘기에 집나간 개가 돌아왔다.
꼭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게 있어.
예전에 노동쟁의란 무식한 놈이 내가 마르크스가 철학자라고 얘길했더니
미친듯이 웃으면서 마르크스가 무슨 철학자냐고 얘길했지.
사실 이 시점부터 이 친구의 수준과 바닥을 알았기에 완전무시해 버렸지.
자신의 지적수준과 배움이 짧은 탓에 일반인 수준이 알고 있는 범위에서
딱 멈췄기때문에 저런 무지하고 무식한 얘길 겁 없이 할 수 있지.
모르면 중간이나 간다고 그냥 입 다물지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구나.
물론 노동쟁의 뿐만이 아니라 뜨끔하는 친구들 많을거야.
결코 아는거 자랑할려고 쓴 글은 아니고 기초적인 부분은 제발 좀 알고 살자는거야.
바이블을 제외하고 서양에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단일 출판물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 셀러가 바로 '자본'이야. 자본론이라고도 하는 칼 마르크스(맑스)의 책이지.
괜히 많이 팔린게 아니야.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공산, 사회주의 체제때문에
과거엔 대학에서 금서일 정도로 꺼린 탓에 마르크스가 그냥 빨갱이들의 이론 창시자정도로
폄하는 문화의 탓도 있을거야.
하지만 그것은 마르크스의 사상과 학문을 곡해하고 다른 목적으로 이용한 불순한 목적을
지닌 자들의 잘못이지 원래 마르크스의 사상은 절대로 그런 불온한 목적의 내용은 아니야.
그리고 어쨌건 마르크스는 당대 철학과 사상의 한 일가를 이룬 인물임에는 틀림없어.
그는 헤겔의 변증법을 이용했고 실존주의를 대표한다 말할 수 있지.
그럼 문제는 마르크스는 사회주의 사상을 만들었으니 무식한 '노동쟁의'의 말대로 사상가일까?
이걸로 끝?
한번 니가 졸업한 삼류대학이라도 좋으니 찾아가서 정치, 사회, 철학, 인문학 교수님 아무나
한명 붙잡고 물어봐라.
철학은 말그대로 생각과 사상에 관한 학문이야.
마르크스는 사상가인 동시에 한 시대의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이기도 해.
자 그럼 다른 예를 들어보자.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철학사로 볼 때 포스트구조주의 사회야.
문화예술사로 볼 때 포스트모더니즘이란 건 참고로 알아두고.
주의사항은 바로 '철학사' 요부분을 머리에 일단 넣고 시작하자.
그럼 현대 구조주의의 최고 지성은 누구일까?
논란의 여지없이 그 유명한 라캉, 푸코, 레비스트로스, 바르트야.
이 네명은 구조주의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학자이지.
구조주의 철학을 완성시킨 인물들이니 당연히 철학자들이겠네 그럼???
자빠지는 소리지.
라캉은 정신분석학자(심리학, 정신분석학)이고
푸코는 사회사학자(물론 그도 정신분석학을 했지만 그의 주요연구의 핵심은 사회사)이고
레비스트로스는 민속학자(인류학)이고
바르트는 언어학자(기호학)야
그런데 네이버찾아보면 전부다 철학자로 나온다 왜 그럴까?
철학은 바로 인문학 전반에 걸쳐서 그 학문과 사상이 당대에 큰 영향을 미쳤으면
그것이 바로 그 시대의 철학이 된다고 보는거야.
철학이 무슨 혼자 외롭게 바다를 떠다니는 섬같은 학문이 아니야.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같은 인접 학문들의 영양분을 쉼없이 빨아 들이며
철학이라는 나무로 우뚝 설 수 있는 거야.
샌델 얘기가 나오던데...
그럼 샌델이 철학자인지 아닌지 논쟁할 필요가 없지 않겠니?
나도 재미나게 읽은 '정의란 무엇인가?'
이 책 내용중 80%가 철학사, 철학자, 철학에 관한 내용이야.
물론 접근은 딱 철학이라고 언급하진 않았어.
제발 이정도는 우리 기본적으로 알고 얘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