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간부, 박원순 서울 시장 고소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5221646181&code=940301

사실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시 암행감찰반은 지난달 18일 강남구 건축과 소속 공무원(A)이 강남세곡지구 건물설계를 맡은 건축사무소 

직원으로부터 15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다가 현장에서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로 강남구청 지역경제과장 김모씨(B)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불법사찰'의 명목으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입니다. 

일단 돈을 받은 수뢰혐의의 공무원(A)과 고소장을 제출한 인물(B)은 동일 인물은 아닙니다. 

여기서 쟁점은 다음의 2가지로 압축됩니다. 

일단 박원순시장이 서울시 암행감찰반에 특별히 강남구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논외로 하고(불법사찰은 대상을 특정하는 것이므로)

1. 과연 서울시 암행감찰반이 강남구 건축과 소속 공무원의 비위사실을 감찰하는 것이

강남구청 과장이 주장하는 대로 '불법사찰'인가, 아니면 '공직감찰'로 봐야하는가'??

2. 같은 소속 공무원의 수뢰사실에 대한 반발행위로 보여지는 이러한 행동이 과연 국민정서에 부합하는가?

일단 첫번째 사항에 대해서는 법리적인 다툼이 있을 것이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말 흥미로운 사건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사건이 2004년에도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0011440

2004년에 서울시 감찰 공무원이 신분을 숨기고 강남구청 소속 직원(C)에게 금품수수여부를 캐묻자

강남구청 소속지원 C가 감찰 공무원에게 폭력으로 대응하는 어이 없는 사건이 있었습니다.(여담이지만 또 강남구청;;)

여기서 관심있게 볼 것은 행정자치부 관계자의 관련 발언입니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법 158조나 155조를 보면, 일과시간 업무 지도를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155조에 있고, 감사할 수 있다는 근거도 158조에 나와 있다. 법적으로 하자가 전혀 없다"면서 "중앙에서도 시도를 (감사)하고 시도에서도 시군을 (감사)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법 155조, 158조는 현재 166조와 167조로 개정되었습니다.)

또한 지방자치법 171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171조(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 

① 안전행정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관하여 보고를 받거나 서류·장부 또는 

회계를 감사할 수 있다. 이 경우 감사는 법령위반사항에 대하여만 실시한다.  

<개정 2008.2.29, 2010.6.8, 2013.3.23>

② 안전행정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제1항에 따라 감사를 실시하기 전에 해당 사무의 처리가 법령에 위반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여야 한다.  <신설 2010.6.8, 2013.3.23>

그러나 구체적인 법리의 판단은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문제로 넘어가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태가 대한민국을 충격과 실망으로 몰아 넣은

가운데 박 대통령 뿐 아니라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까지 나서서 '공직기강'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정 국무총리는 태국 출장에서 여자 인턴을 완전히 배제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등 공직기강

확립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 암행감찰반이 뒷돈을 챙기는 공무원의 범죄현장을 적발하는 행위가

권한남용의 논란을 넘어서 국민들에게는 대단히 바람직한 행위로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국민들의 뇌리에는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강남구청 스스로 반성의 목소리를 내기는 커녕 도리어 박원순시장을 고소한다?

국민들의 뇌리에는 다음의 4글자만 떠오를 듯 합니다. '적반하장'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보수들이 박원순시장에 흠집내기에 도전하고 있는것 같은데 

이러한 일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질수록 박원순시장의 인기와 정치적 영향력은 강화될 것입니다. 

지금 강남구청과 일부 보수의 행동은 그야말로 자승자박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닙니다. 

정말로 머리가 돌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양심이 돌로 이루어진 것인지 알수 없네요.

소문에는 강남구청과 서울시가 '구룡마을 개발건'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나온 사건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강남구청은 장고 끝에 최악수를 둔 것입니다. 이런걸 바둑에서는 '자충수'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