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5405
자료는 시사 IN 자료임.
음모론에는 철칙이 하나 있다. 두세 명의 작당으로 가능한 음모는 실현 가능성이 제법 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수십 명이 가담해야 하는 음모론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여러 국가기구는 물론 야당과 학계와 언론까지 가담해야 성립하는 초대형 음모론은, 이미 과대망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모론은 대체로 “두세 명 만으로도 실현 가능하다”라는 주장으로 출발하는 경향이 있다. 반박이 힘든 반론이 들어오면, 음모의 규모를 확장한다. “그들도 음모 가담자다”라고 재반론한다. 이 과정이 거듭될수록 음모론이 지목하는 가담자는 늘어나고 신뢰도는 떨어진다. 대선 이후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불붙은 개표 부정 음모론은 정확히 이런 궤적을 따랐다.
대선 직후에는 선거 결과를 못 믿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는 했으나 산발적이었고 근거도 취약했다. 결정적 변곡점은 12월25일이었다. 아이디 ‘그루터기추억’은 다음 아고라에 “대선 개표 그래프가 정확히 로지스틱곡선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토록 매끈한 곡선이 나올 수 없다. 인위적인 결과물이다”라는 주장을 올린다. SNS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서울대 장덕진 교수(사회학)는 “이 로지스틱함수 가설이 부정선거 여론에 결정적인 논리를 제공했다. 여론 결집이 일어났다. 일단 시동이 걸린 다음에는, 우호적인 증거를 선택적으로 수집해 나갔다”라고 분석했다.
로지스틱함수 가설이 강력했던 이유는, 개표 부정 음모론을 ‘소수의 가담’만으로 설명하는 논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 가설은 간단히 말해 “실제 개표 결과와 관계없이, 집계 프로그램에 접근이 가능한 한두 명이 선관위가 발표하는 개표 결과를 인공적 함수에 따라 조작했다”라는 암묵적 주장을 깔고 있다.
문제가 있었다. 민주당은 전국 252개 개표소에 참관인 1776명을 파견했다. 선관위의 개표 현황과 별개로 민주당도 현장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본다. 만약 선관위 집계 결과를 조작했다면, 민주당 개표 참관인의 눈에 띄지 않을 방법이 없다. 개표소 252곳 중 그런 보고가 올라온 곳은 전혀 없다. 극소수 가담자가 선관위 집계 결과만 조작했다는 음모론이 무력해졌다. 또한 학계에서도 로지스틱곡선이 실제 개표 상황에서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음모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집계 이전에 개표소의 개표부터 조작됐다는 주장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이것이 차도남) 정확히 그렇게 됐다. 전자개표기 부정 의혹, 개표소의 표섞임 의혹 등이 등장했다. 여기서부터는 10년 전 보수 진영의 주장과 판박이다(이것이 석종대)
민주당은 252개 개표소에서 조직적인 개표 부정 사례를 접수한 것이 없다. 시장바닥같이 완전히 공개된 개표 현장에서 수백만 표를 바꿔치기하며 참관인 1776명의 눈을 모두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음모론은 필연적으로 민주당을 음모 가담자로 집어넣는다. SNS에서는 민주당이 개표 부정 음모론에 가담하지 않는 것을 두고 “그들도 기득권이기 때문에 친노의 대선 승리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라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대규모 부정이 있었다면, 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던 대선 당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말이 되지 않는다. 출구조사는 투표장 밖에서 따로 조사한 결과이므로, 개표 결과가 조작되었다고 해도 출구조사는 정확한 표심(음모론의 전제를 따르면, 문재인 후보 승리)을 반영해야 한다.
그래서 출구조사 조작설도 등장했다. ‘음모 가담자’는 또다시 늘어났다. 이번에는 조사기관과 방송 3사다. SBS 개표방송을 진행한 김성준 앵커는 트위터에서 “출구조사와 개표방송 조작을 양심선언하라”는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음모론 진영은 ‘명백한 개표 부정’을 보도하지 않는 진보 성향 언론들 역시 권력에 굴복한 ‘음모 가담자’로 간주했다. 논란이 그치지 않자 <한겨레> 온라인판은 개표 부정 의혹을 정리하는 기사를 1월3일 내보냈다. 기사는 음모론의 핵심인 로지스틱함수 의혹에 대한 학계의 회의적인 반응을 소개했다. 어용학자라는 비난이 즉각 등장했다. 학계도 ‘음모 가담자’가 되었다. 사실상 온 세상이 음모 가담자라는 초대형 음모론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반론과 재반론을 거치며 지나치게 몸집을 불린 음모론은 제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법학자이자 인간행동 연구자인 캐스 선스타인 교수(<넛지> 공저자)는 최근작 <루머>에서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했다.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부시 정부의 주장(사실은 없었다)을 믿는 이들에게 그들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여줬더니, 이들은 신념을 바로잡기는커녕 더욱 강화했다. 이들은 반대 의견을 일종의 ‘공격’으로 간주했고, 확신을 강화해 ‘방어’했다. 또 선스타인 교수는, 보수주의자는 보수 매체(폭스 뉴스), 진보주의자는 진보 매체(<뉴욕 타임스>)가 자신의 신념이 틀렸다고 지적해야 그나마 수용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
처음에 산발적 주작이라는 말이 나옴 -> 로지스틱 함수가 나옴 -> 학계에서 함수 따라갈수 있는 가능성 시사 ->
학계를 비난 -> 확대해서 이번에는 개표소부터 주작 -> 민주당에서 그런 적 없다. -> 친노를 당선 못시키게 하려는
민주당의 계략이다. -> 조작되었었다면 출구조사와 맞지를 않아야 한다. -> 이번에는 출구조사 주작이다. ->
진보 언론 '그건 아니다.' -> 진보 언론 역시 썩었다. -> 한겨례에서 정리해서 기사 (주작에 대하여 회의적)
-> 어용학자 색이들 꺼저라!!! -> 갈수록 그들의 신념은 공고화 되어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