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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B가 2002년 서울시장에 취임 직후 현대건설 후배인 강경호 전 한라그룹 부회장을 불러들여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에 앉힘.
2003년 MB는 서울지하철의 운영주체를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로 이원화 하고, 후배 강경호를 서울메트로 초대 사장에 임명했다.
2. 강경호 체제가 들어서자 서울메트로에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2003년 10월 설립한 지 2주도 안 된 신생법인인 유진메트로컴(이하 유진)이 서울메트로에 스크린도어 민자사업을 제안한다. 그러자 서울메트로는 이듬해 2월 스크린도어 민자사업자 공모를 공고하고 두 달 뒤 ‘유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다. 이렇게 착착 진행됐다.
유진 컨소시엄이 스크린도어를 제작-설치하고, 서울메트로가 25년 동안 유진에게 스크린도어 유지보수와 광고유치권을 주는 BOT방식이었다. 당시 서울메트로 강 사장은 “예산 한 푼도 쓰지 않고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대단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문이 제기됐다. 시의회도 나섰다. 유진이 대상자로 지정된 지 10여일 지나 열린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이대일 의원이 서울메트로 강 사장을 불러놓고 민자사업자가 얻게 될 광고수입에 대해 이런 질문을 한다.
“(광고수입을) 대충 계산해보니 1000억, 앞으로 경기 풀리면 1500억도 된다. 엄청난 거예요. 사장님, 말씀해보세요!”
입찰 과정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런데 강 사장의 답변은 어딘가 궁색해 보였고, 앞뒤도 맞지 않았다. 스크린도어 민자사업에 한군데가 단독입찰한 배경을 따지자 이렇게 둘러댔다.
“입찰에 삼성, LG, 한진, 현대가 전부 들어왔다가...굉장히 여러 군데 붙을 줄 알았는데...지금 선정된 한 업체만 컨소시엄(유진)을 구성해서 들어왔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입찰에 관심을 보였다면, 그만큼 사업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밀물처럼 밀려왔던 대기업들이다. 왜 갑자기 썰물처럼 몽땅 빠져나갔을까? 돈 되는 것 보면 맹렬해지는 게 대기업 아닌가. 어떤 강력한 퇴각신호가 있지 않고서는 이럴 순 없다.
3. 아무튼 유진은 MB의 측근이자 후배인 강경호가 서울메트로 사장으로 있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24개 역의 스크린도어 민자사업을 따낸다. 24개 역(강남, 교대, 을지로입구, 삼성, 이대, 서울역, 시청, 홍대입구, 잠실 등)은 서울메트로가 관장하는 121개 역사 중 ‘노른자위’에 해당한다. 광고유치가 가장 활발한 역만 쏙 빼내 유진에게 준 셈이다.
광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 나머지 97개 역은 예산사업으로 추진됐다. 이들 역에 적용된 전략은 ‘쥐어짜기’. 1년 이상 걸리는 시공을 4개월 만에 끝낸 희대의 날림공사도 있었다. 시공업체 관리도 엉망이었다. 4개 업체가 공사를 맡았지만 도중에 도산하는 업체도 생겼다. 공사비 후려치기는 도를 넘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오선근 공공교통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스크린도어 가동문 1조당 3천4백만원 들어가는 공사비가 1천6백만원 정도로 낮아졌다”고 혀를 찼다.
4. MB와 강경호 사장이 추진한 스크린도어 사업에는 투트랙 전략이 구사됐다. 광고 유치가 수월한 노른자위 역은 기부체납 방식으로 민간에게 주고, 나머지 역사는 50%까지 후려치는 초저가낙찰로 공사를 밀어붙였다.
스크린도어 광고료, 만만치 않다. 유진이 운영하는 24개 역(서울메트로 관할)의 현황은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지만, 서울도시철도 측이 책정한 요금표를 통해 미루어 짐작은 가능하다. 턴키로 광고를 할 경우 1개 역사 당 월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일 것으로 판단된다. 짭짤하다는 얘기다. 실제 유진의 매출은 연 420억원, 당기순이익은 30억9천만원(2014)에 달한다.
5.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는 무리한 밀어붙이기와 초저가 시공, 알짜 빼돌리기 등의 수법으로 설치됐다. ‘애물단지’다. 일평균 63.9회(2015년) 장애가 발생하고 있지만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1개 역사 평균 178건 발생(2014년)에서 올해는 240건에 이를 전망이다. 고장과 장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외주에서 직접관리로 바꾸고, 인력을 늘려야 한다. 외주에 100% 의존하고 있는 서울메트로는 직접 유지보수를 하고 있는 서울도시철도에 비해, 스크린도어 고장이 현저하게 잦다. 서울메트로는 1개 역 당 23.6건이 발생한 반면, 서울도시철도는 9건에 불과하다.
스크린도어 민자사업과 후려치기낙찰을 밀어붙였던 강경호 전 사장. 대선 때 MB 외곽조직인 ‘서울경제포럼’을 만들어 활동하다가 MB가 당선 되자 코레일 사장에 발탁된다. 하지만 인사청탁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물러나야 했다.
2번째 참사때 쓰여진 기사입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3388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