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메갈을 싫어하는 것은 그들이 잘못된 사회의 문법을 성별만 바꾸어 되풀이하면서 게이, 트랜스 좌파, 저임금 노동자, 비만인 등 다른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답습하기 때문이지 그들이 감히 남성에게 당했던 폭력을 소리내 폭로하고 반격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금 메갈이 공격당하고 있는 지점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이며, 이 지점에서 저는 명확하게 메갈리아를 지지합니다."
만화가 류한수진 씨의 SNS 글 중 일부인데 이 얼마나 명쾌하고 새겨 들을 만한 격있는 비판과 지지 표명인가!
소수자를 자처한 집단이 또다른 소수자를 차별하는 자기 모순과 오류를 지적하는 비판을 통해 명확한 진보적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현재 그어진 전선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어느 한 쪽 편에 서는 것을 회피하지 않는 용기. 비겁하게 더 넓은 차원의 가치로 도망가면서 사실상 반대편에 힘을 실어 주는 행위와는 격이 다른...
메갈을 비판한다기에 혹시나 이 정도의 비판이 나올지 기대했는데 현실적으로 이미 그어진 전선은 외면하고 그저 하나마나한 얘기만...
참고로 회색지대를 허용하지 않고 어느 한 쪽을 종용하는 이런 상황은 폭력적인 상황인 게 맞고 바람직한 상황도 아니지만 사회가 변화려면 필연적인 것도 사실. 그런 상황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선거 아닌가? "박근혜냐 문재인이이냐" 란 선택을 강요당한 상황에서 나도 주저없이 문재인 편에 서면서 사회 변화를 희망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