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in] 이병철ㆍ건희ㆍ재용, 3대에 숨겨진 스토리
바른 자세에서 올곧은 신념이 깃든다는 삼성만의 교육철학
삼성의 조직문화 혁신 모델은 ‘구글’ 아닌 ‘아모레퍼시픽’
http://www.theasiaglobe.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505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공여ㆍ위증’ 혐의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언론도 여론에 편승해 경쟁적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악평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부회장 등 삼성오너일가는 일부 언론이 밝힌 것처럼 ‘악의 축’인걸까.
이에 기자는 오랜 세월동안 직접 취재하고 전해 들었던 이야기를 꺼낼까 한다. 우선 본 기자는 삼성그룹 출입기자단 소속도 아니고 그룹 사람들과는 면식도 없고, 소위 광고 등도 단 한 차례 받아본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 이병철 창업주, 이건희 회장 하루종일 바른 자세 유지토록 교육
2013년 겨울, 한 여성 원로 언론인을 만나 대담을 가질 기회를 얻었다. 정치사에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긴 선배 언론인으로 은퇴 후에는 봉사활동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었다.
익명으로 한 이유는 지금 같은 민감한 시기에 혹시 이름을 거론해 그 여성 선배가 평생을 두고 쌓아올린 공적에 금이 간다며 후배로서 씻을 수 없는 죄를 남긴다는 생각 때문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생존해 집무를 보던 1970년대의 일이다. 당시 여성 선배는 사정장 이 창업주를 자주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눈에 띈 것이 이 창업주의 집무실 문 바로 옆 자그마한 책상에 앉아 후계자 수업을 받던 30대의 이건희 회장이었다고.
이 회장은 부친이 출근하는 새벽부터 퇴근하는 늦은 저녁까지 정자세를 유지해야 했다. 이 여성선배가 이 창업주의 측근들로 들은 바에 따르면 바른 자세에서 바른 예절, 바른 귀(경청), 바른 정신, 바른 인내심 그리고 올곧은 책임의식이 생긴다는 창업주의 교육관 때문이었다.
교육을 받던 초기만 해도 이 회장은 한마디도 못하는 목석과도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필요한 말만을 했고, 이 창업주도 아들의 의견에서 예리함을 발견하는 날이면 가족 몰래 기뻐했다고 한다.
◆ 이건희 회장, “재용아, 서경배를 형처럼 따르며 본받아라”
지난해 4월 아모레퍼시픽 전 임원과 점심을 함께 할 기회를 가졌다. 당시 옥시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지자 화장품 유해 성분 조사차 만난 취재원이었다.
인터뷰 도중 삼성으로 화제가 옮겨갔다. 그러자 이 전직 임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우리 서경배 회장을 모델로 삼았던 것 아냐”고 느닷없이 이야기를 꺼냈다.
이 임원에 따르면 이렇다. 이 회장은 평소 고 서정환 창업주의 가르침에 힘쓰던 서 회장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여건이 맞았다면(*아마 이부진 사장인 듯) 사위로 삼고 싶을 정도로 호감을 가졌다고.
서 회장은 학창시절부터 학업과 연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사색에 몰두했다. 이 회장은 바른 예절 속에 바른 정신이 깃든 이 청년을 더없이 사랑했고, 아들인 이 부회장에게 “서경배를 형님처럼 모시며 지내라”고 조언했다.
실제 이 부회장은 서 회장과 가깝게 지내면서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레 키웠다. 이 임원은 다른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흔히 삼성의 혁신적인 조직문화 개편은 구글에서 본받은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아모레퍼시픽이 모델이라고 했다.
1990년 후반 IMF 사태가 터지면서, 태평양(아모레퍼시픽)은 부도위기까지 몰렸다. 이에 서 회장은 수직적ㆍ경직된 문화로는 위기를 탈출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를 수평적 그리고 선대 때부터 진행해온 여성 존중 문화로 바꿔 약진의 토대를 만들었다.
서 회장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조직문화를 개편하지 않고는 아모레퍼시픽은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엘리엇으로부터 삼성전자 방어해야 한다는 여론 형성
특검팀은 최씨에게 흘러간 삼성의 자금들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대가성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검의 이규철 특보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다 정의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검사를 심리할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압박했다.
돌아가는 정황상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하루 늦춰져도 집행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의구심은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7월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한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당시는 해외 사모펀드 엘리엇 등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던 때로 지금은 이 부회장을 구속하라고 외치던 몇몇 단체들도 삼성전자를 외국 자본으로부터 지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기자는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