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캣 찡찡이

솔리테어 작성일 17.05.20 23: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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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 TV 찬조연설 중, 유홍준 교수(전 문화재청장,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 

 

 

 

 

 

오년전의 일입니다. 

 

참여정부가 끝나고 문재인 후보가 고향 양산 시골집에 내려와 있을 때였습니다. 

 

저와 문후보는 내외간에 잘 아는 사이인지라 집사람과 함께 양산 집에 놀러갔지요. 

그 집은 자그마한 단독주택입니다. 마당도 좀 있지요.근데 집 마루에 죽은 쥐가 있는 겁니다. 

 

요즘 아무리 농촌이라 해도 마루에 죽은 쥐가 있는 건 참 보기 드문 일입니다. 사실 좀 놀랬습니다. 

 

이 집에 쥐가 그렇게 많은가 싶기도 하고, 왜 이걸 안 치웠나 싶기도 하고 희한한 일이다 했습니다. 

 

근데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나오더니 황급히 쥐를 치웁디다. 

 

 

제가 물어봤습니다. 

"집에 쥐가 많습니까, 쥐약이라도 놓은 겁니까"그랬더니 김여사 말씀이 

 

그 집 고양이가 문후보 보여주려고 매일 쥐를 잡아와서는 마루에 놓아둔다는 겁니다. 

 

문후보 집 고양이 이름이 찡찡이입니다. 그 녀석은 유기묘, 그러니까 유기견처럼 버려진 고양이에요. 

 

찡찡이는 문후보가 데려와서 키우고 있었는데, 얼마나 녀석을 사랑해줬으면 주인님에게 칭찬받으려고 열심히 쥐를 잡아오는 거였습니다. 

 

김여사님은 그런 찡찡이 마음을 아니까, 문후보가 집에 와서 죽은 쥐를 보고 찡찡이를 불러 칭찬을 해줄 때까지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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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찡이(5세, 양산거주) 

 

종류: 코숏 

성별: 암컷 

몸무게: 큼 

성격: 애교 많음 

특징: 책 읽고 있을 때 놀아달라고 부비부비하기 

특기: 사냥(?)에 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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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때, 

 

이 버니 샌더스 티셔츠 사려고(같은 사진 실린 여러 디자인이 있는데, 대부분 '버니에게 투표하세요, 그는 고양이를 사랑하거든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음) 평소 잘 안하던 아마존 해외직구까지 하려던 제 입장에서는 한국에서도 드디어 퍼스트캣이 나오나, 문재인♡찡찡이 티셔츠 만들어서 하나 입을까 하고 막 기쁘군요.

 

깊이있는 반려동물 정책을 내놓았을 뿐 아니라, 원래 키우던 강아지 마루와 유기묘 출신 찡찡이, 그리고 유기견 토리를 새로 입양할 것이라 하였으니 유기동물 출신 퍼스트캣, 퍼스트독이 동시 달성되는군요.

 

동양에서 정치란 단어와 개념은 치수에서 왔다고 하죠. 정치는 수렵/사냥이 아니라 농사와도 같아서, 물이 닿지 않는 곳에 물을 보내고, 그늘진 곳에 볕을 틔우고...자연적으로는 도태되고 나아가서 착취당할 수 있는 소외지역, 약자에 대한 보살핌으로 공정한 무대를 만들고 출신과 환경에는 관계 없이 오직 재능 있는 사람이 등용될 수 있도록 하며 만인이 그저 먹고 살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먹고 사는 것 이상의 여유를 주어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여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그 층과 깊이를 윤택하게 하는 데에 이르릅니다. 

 

그 모든 것이 인간다움이라는 데에서 출발하는 것이죠.

 

인간 다운 인간, 인간 다운 정치. 그리고 그 곁을 고양이와 개가 함께 할 것입니다.

 

쥐는 함께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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