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비판적 지지라는 것은 필요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좀 더 정상적인 현실에서.
지금 비판적 지지라는 분들 중의 일부를 보면, 자신은 마치 관객석에 서있는 것처럼 여긴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듭니다.
한발짝 물러선 상태에서 잘하면 역시 우리 편, 티끌만큼의 의혹이라도 생기면 타인이 되어서 손가락질.
사실 우리 시대의 정치에서 모두가 직접 정치를 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와 같은 자세를 견지하는 것은 과연 '문재인 지지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든가, 적폐청산을 위한 발걸음에 동참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노무현이 당선되었을 때, 지지자들에게 이제 여러분이 해야할 것은 무엇입니까? 라고 했을 때 지지자들은 자신있게 '감시'라고 외쳤습니다. 노무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제 저를 지켜주셔야합니다, 라고 말했었죠.
그리고 그 노무현은 퇴임 이후 정국을 돌아보며 '조금이라도 바꾸어 놓은 줄 알았는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있었다'라고 씁쓸한 회고를 합니다.
노무현이 온 세상으로부터 지탄을 받으며 명예를 말살 당하고 있을 때, 그때 우리가 뭘 했습니까?
릴베충과 쥐섀끼 정권에 저항하다가도, 오래지 않아 무력감과 피로에 한명한명 지쳐서 떠나기 시작했었죠.
우리가 외면하고 버렸기 때문에 노무현이 죽었다고 보아도 무방한 겁니다.
대단치도 않은 릴베충, 정권과의 저항에서 고작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무현을 버린 겁니다.
지금도 자기 자신을 위한 거리를 벌려놓은 채 안전권에서 허울 좋은 말만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비판적 지지, 지금 이 시점에서 그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첫번째로 문재인 정부의 내부 인사들입니다.
두번째는 야당입니다.
우리 시민들 중에서도, 문재인 지지층은 일단 정부 내부에서 결정되어 수면 밖으로 나온 일들을 그저 지지하는 것 뿐입니다.
이것은 지금 우리 현실이 그다지 건전하거나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고,
비판적 지지가 아니라 비방을 위한 비방만을 일삼고 있는, 또 청산 대상인 적폐세력들이야말로 제어되고 약화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지금 지지자들은 차라리 진영논리에 따라 아군의 세를 불려주고, 적군의 첨병을 꺾는 것이 해야할 일이지, 적측이 헐뜯을까 두려워 지나친 결벽증에 빠져서는 안되는 거지요.
지난 9년간, 아니 노무현 재임시기부터 십수년간
시민성과 건전한 국가 상태로의 회복을 절실히 바라던 중도~진보 세력의 경우 가짜보수들에게 놀아나며 티끌 같은 허물에도 태산 같은 공세를 받아왔습니다.
반대로 가짜보수들, 매국보수 세력들은 태산 같은 허물에도 어떤 논란 없이 지금껏 자기 자리 보전하고 있는 것이 이번 청문회 내용들의 아이러니 아닙니까?
부정부패를 일상적으로 자행하는 인간들이 불가피하게 일어난 개인사를 더럽게도 곡해하여 잔혹하게 물어뜯고 있는 것들 말이죠.
청문회를 보았다면, 이 모순에 대해 실소를 짓는 것을 넘어서 우리 정부가, 개혁 세력이 끝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에 다다르지 못하고 일진일퇴를 거치다 소득 없이 5년이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껴야 마땅할 것이겠죠.
문재인 지지자들이 머리가 나쁘거나 배운 것이 없어 할 말이 없고 잠자코 지지만 보내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이 시점에 관객석은 없습니다.
전장에 서서, 피아식별을 마치고 그저 적을 쓰러뜨리고 우리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일 뿐이죠.
비판적 지지를 하고 싶다면, 또 그래야만 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시행되거나 발표되기 전에 미리 예측하고 여당측에 직접 조언을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
비판적 지지라는 이름 아래 분탕질을 치는 종자들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죠.
이것을 깨끗하게 갈라 분명히 하기도 전에 '비판적 지지'라는 용어와 개념이 마치 릴베충들에 의해 우리 언어의 상당수가 오염되었던 것처럼 되돌릴 수도 없게 추락해버리고, 또 한편으로 몸을 아낀채 멀리 서서 '좋다, 싫다'만 이야기하던 '소극적 지지자'들이 '적극적 지지자'들과의 분쟁 끝에 환멸을 느끼고 차라리 분탕 종자들과 영합하게 되는, 새로운 릴간베스트 탄생의 서막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