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중·고 교사 이례적 단체행동
교원수급정책 및 기간제 정규직화 '결사 반대'
청계천에 1000여명 운집… 유튜브 생중계 및 다양한 퍼포먼스 펼쳐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정부의 들쭉날쭉한 교원임용정책과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추진에 '뿔난' 중등 예비교사들이 거리에 나왔다.
중등 임용시험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전국중등예비교사들의외침'은 12일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장기적인 교원수급정책과 기간제교사 및 강사들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중수 전국중등예비교사들의외침 대표는 "그동안 임용고사 합격을 목표로 달려오느라 중등계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는 목소리 못 냈다"며 "예비교사로서 공교육 무너지는 현실 외면 못해 이 자리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무분별한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교원임용의 정당한 절차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부가 나서서 '교육계의 정유라'를 양산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교사 정원을 늘리겠다는 현 정권이 교사 3000명 증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교과 티오는 500명가량 줄고 비교과 티오는 1000명 늘었다"며 "이는 비교과 증권을 위해 교과 티오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교과 티오가 최소한 작년 수준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로 지난 3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예고한 선발인원에 따르면 특수·보건·영양·사서·상담 등 비교과 교사 선발인원은 1935명으로 지난해 보다 1451명이나 늘었다. 하지만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 선발인원은 같은 기간 3525명에서 3033명으로 오히려 472명 감소했다.
임용 준비생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대학 졸업 후 2년째 특수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준성(25)씨는 "수많은 수험생은 임용고사에 청춘을 바치고 있고, 현 기간제 교사들도 임용고사를 충분히 볼 수 있다"며 "임용고사라는 정당한 방법을 두고 기간제교사를 정규직화하거나 무기계약직화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고 교육공무원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도 이날 자리에 참가해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본부장은 "교육부가 현재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환심의위원회에서 기간제교사 및 강사들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함께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이를 저지할 수 있다"고 높였다.
김 본부장의 발언이 이어지자 다소 차분했던 집회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전까지는 '안정적인 교원수를 교육부는 책임져라', '비교과 증원위한 TO감소 반대한다', '교직계의 정유라를 반대한다' 등의 구호가 등장했다. 하지만 예비교사들은 김 본부장의 발언과 함께 '투쟁'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격앙했다.
12일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전국중등예비교사들의외침'이 집회를 열고 포스트잇에 의견을 받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단체 회원 수의 4분의 1에 달하는 1000명(주최 측 추산) 가량이 몰려들었다. 온라인으로도 생중계가 됐으며, 다트 및 포스트잇 붙이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됐다. 자신들의 의견을 담은 종이를 하늘로 향해 날리는 종이비행기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김 대표는 "초등교사들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단체 행동을 벌였지만 중등임용 수험생들은 전공도 다르고 학교도 많아 뭉칠 수 없었다"며 "어렵게 모인 만큼 우리의 목소리가 꼭 교육당국에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