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이쪽엔 관심을 좀 덜 가지고 관망중이었는대 사건이 벌어졌내요..

이거 쓰면 욕좀 먹을것같지만, 뭐 그런거 많이 신경쓰는것도 아니고 이거 적고 또 잠수나 탈까합니다.

화제의 조국수석 이야기입니다.

좀 거슬러 올라가서 9월에 최강욱변호사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되었었죠.

솔직히말해서 전 그때 어라, 뭔가 이상한대? 라고 생각했습니다.

최강욱변호사는 불같은 성격에 뭔가를 적당히 할 사람이 아니죠.

익히 알려진대로 방통위시절 활동과 군법무관 시절의 이력을 본다면 말이죠.

이런 불같은 사람을 정부가 감찰직에서 이용할 타이밍은 보통 2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집권극초기, 전임정부의 비리를 확실하게 털고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확실히 싹 정리할때,

두번째는 집권후반, 정말 말그대로 공직자들이 정권이 끝나간다고 느끼고 말을 안들을때 그런사람들을 확실히 정리하며 말 그대로 기강을 강력하게 다잡을때죠.

그래서 의야했습니다. 지금 쓸 카드는 아닌것같은대..라는게 제 솔직한 심정이었죠.

그래도 그때는 청와대에 무슨일이 있나 라기보단

최강욱을 차기 민정수석으로 쓰거나 어딘가에 다른 고위공직쪽에,혹은 총선때 어디로 내보기위해 쓰려나 정도로만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 직원들의 문제가 연속적으로 터지고, 최강욱이 저런걸 그냥 넘어가는 사람이 아닌대 이게 무슨일이지? 하고 속으로 이상하다고 여기던차에 이번 일이 터졌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전 조국수석이 자진해서 내려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이번 사건이 조국의 비리나 잘못이라고 생각하진않습니다.

또한 그런 과감한 정리로 잘못을 바로잡았으니 잘한게 아니냐 라는 말에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런이유때문에 물러나야한다고 보는것도 아니구요.

그보다는 더 근본적으로, 이건 조국수석이 자신의 무능을 보였다고 생각하기때문에 물러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국수석이 뭐가 무능하다는것이냐! 라고 화를 내실분도 있을겁니다.

전 그가 학자로서 무능하다고 하는것이 아닙니다. 조직관리의 측면에서 무능하다고 생각하는것이죠.

사람들은 보통 하나를 잘하면 다른것도 잘한다고들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대 사실, 그러는게 이상한 일 아닐까요?

사람들은 각자 잘하는것이 있는거고, 그중에는 못하는것도 물론 있습니다.

이경우 조국수석은 조직관리에 관해서 능력이 모자랐다는걸 보였을뿐이죠.

전 조국수석이 다른 직책에 있었다면 이런말을 하지않았을껍니다.

조국수석이 검찰개혁에 대한 큰 로드맵을 그리고있고 그걸 방해하기위해 이번기회에 조국을 끌어내리려한다는 말에도 동의하는편입니다.

하지만 조국수석은 민정수석입니다. 민정수석의 주임무 중 하나는 조직관리와 감찰입니다.

청와대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어떤 큰 그림을 그리더라도, 그게 실행이 안되면 그건 공수표일뿐입니다.

그런 실행을 방해하거나 안할때 그걸 다잡고 관리를 하는게 민정수석의 본연의 임무입니다.

이건 다른 수석이나 장들이 조직관리에 실패한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깁니다..

말하자면 청와대 전체조직에 대한 관리를 해야하는 민정수석이,

정작 자기 직속부하들에 대한 관리조차 실패한거라는거죠. 이건 그 직무에 대한 무능을 보였다고밖에 할수가 없습니다..

감찰이, 조직관리를 하는 관리자가 무능하면, 조직은 돌아가지않고 통제되지도않습니다.

최강욱이라는 공직기강비서관을 칼로 이번에 이렇게 정리를 한것은 물론 잘한일입니다. 하지만 그건 역설적으로 조국수석 자신은 자신의 무능을 보였다라고도 해석이 되는것입니다.

이런 사건이 벌어지고 불거진것 자체가, 조직관리가 안되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니까요.

감찰은 결국 까놓고 말하면 겁주기입니다.

잘못을 하면 처벌을 받는다 라는 압박을 가해 잘못하지말아라 라는 메시지를 주는거죠.

이번 사건을 보면서 앞으로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조국수석에게 겁을 먹을까요?

최강욱비서관에 대한 겁은 먹을수있겠죠. 하지만 조국수석에 대해서는 겁먹지않을껍니다.

그리고 겁을 주지못하는 감찰은 결국 반발과 불만만 강하게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그렇게된다면? 그때부터는 정부는 관료집단을 통제할수없습니다.

이번껀을 나이브하게 대응하면 청와대가 안에서부터 무너져버릴수도있습니다...

정말 걱정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