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는 거짓말

니췌 작성일 19.03.17 01: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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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그래픽에 농락당한 대한민국, 모두 속았다"

[미세먼지 오해와 진실-최종회] 장재연 환경연합 대표 인터뷰 "내가 학자적 양심 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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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국 미세먼지 영향이 80%라고 하지만..."


- "미세먼지=중국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중국발 미세먼지 절대 영향론이다. 우리 정부는 중국 영향이 80%라고 한다. 그렇다면, 대책을 세워도 소용없다. 중국 영향이 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국내 영향이 20%밖에 안 되는데 온 국민이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도 쓸데없이 대책을 만드느라 힘을 빼고 있는 게 아닌가.

인터넷을 보면, 어제 서풍이 불어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넘어와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한다. 이 말대로라면, 하루 만에 중국에 있는 미세먼지가 500킬로미터를 날아왔다는 것이다. 동풍이 불어서 하늘이 깨끗해졌다는 말도 앞뒤가 안 맞는다. 오늘 동풍이 불어 서해로 이동한 미세먼지가 내일 서풍이 불어 다시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해보자. 그럼 서풍이 불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크다는 논리가 무너진다.
동북아 공기에는 우리나라 미세먼지와 중국발 미세먼지가 섞여 있다. 이 중 중국발 미세먼지가 많다고 하면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마치 순간 이동한 것처럼 말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에 이동해 시시각각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은 자연법칙에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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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 이동을 보여준다는 '어스널스쿨(Earth.nullschool.net)' 사이트를 본다. 언론에도 많이 인용됐다. 여기에서 중국발 영향을 확인한다고 하는데.
"그 사이트는 애초에 바람을 예측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내가 한 말이 아니라 운영자가 한 말이다. 일반인들이 보기 편하게 바람의 흐름을 컴퓨터 그래픽화 한 것이다. 하지만 아주 초보적인 수준으로 만들었다. 기초적인 자료를 활용하고 바람 방향이나 세기를 단순화했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그냥 재미 삼아 봐야 하는 사이트다.

이런데도 많은 국민들이 이 사이트를 믿는다. 미세먼지 이동을 실시간 보여주는 인공위성 영상으로 여기는 거다. 하지만 이걸 알아야 한다. 어스널스쿨은 애초 그래픽 작업을 할 때, 미세먼지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았다. 중국의 일산화탄소 데이터만 입력했을 뿐이다. 이건 운영자가 직접 MBC < PD수첩 >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운영자도 어스널스쿨에 나오는 그래픽을 믿지 말라고 했다."

MBC < PD수첩 >은 2017년 5월 23일 '미세먼지, 가면을 벗기다' 편에서 어스널스쿨 사이트의 운영자 카메론 베카리오(Cameron Beccario)를 인터뷰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카메론 베카리오는 어스널스쿨 사이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스널스쿨, 텐키.. 미세먼지 사이트 아니다"


- 일본에서 만든 미세먼지 사이트 텐키도 있다.
"그건 일본의 기상협회에서 만든 것이다. 정부 기관이 아니라 사설 기관이다. 어스널스쿨과 마찬가지로 바람을 예측한 컴퓨터 그래픽을 보여준다. 미세먼지 농도의 높낮이를 말하지만 얼마나 높고 낮은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게다가 이 사이트에는 한국과 일본의 오염물질 배출량 자료가 입력돼 있지 않다.

미세먼지 인공위성 영상이라는 건 믿지 말라. 미세먼지는 인공위성으로 촬영하기도 불가능하고, 한다고 해도 컴퓨터 그래픽에 담지는 못한다. 지표면에 있는 미세먼지를 인공위성으로 촬영하는 건 불가능하다. 미세먼지에 관련한 앱(APP)과 사이트가 다 이런 식으로 만든 것이다. 실제 상황을 보여주는 거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 바람 방향을 보고 미세먼지 이동을 예측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어스널스쿨을 예로 보자. 바람이 직선으로 표시돼 있다. 바람은 이처럼 예쁘게 한 방향으로 불지 않는다. 앞에 장애물이 있으면 부딪혀 방향을 튼다. 산이 있으면, 돌아서 분다. 바람의 방향은 좁은 공간에서도 여러 갈래다.

그래서 기상청은 '동풍'과 '서풍' 같은 표현을 쓰지 않는다. 최대 풍속일 때, 바람이 어느 방향이라고만 한다. 바람은 하루에도 열두 번 바뀐다. 이걸 보고 미세먼지 이동을 확인한다니 황당하다.

미세먼지 배출량과 기상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때문에 중국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쪽으로 어떻게 확산하는지 추정하기 어렵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의 다른 물질들과 반응해 생성되기도 한다. 그래서 국가 간 영향을 알려면 평균 배출량이나 기상상태 등을 고려해야 하고, 장기간 연구해야 한다. 이런데도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부는 하루하루 중국 미세먼지가 한국에 몇 퍼센트 영향을 끼쳤는지 계산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80% 영향'이 좋은 예다.

오늘 발생한 미세먼지가 '중국산인지 한국산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이 있다면 노벨 물리학상도 탈 수 있다. 국제 사회에 이런 프로그램을 판매하면 세계 모든 나라와 지자체가 서로 사려고 난리일 것이다. 상품화해 돈도 벌고, 노벨상도 타면서 국위 선양 할 수 있는 일을 왜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안 하고 있을까. 못하는 것이다."

"내가 JTBC <뉴스룸>과 논쟁한 이유"

- 미세먼지와 관련한 언론 보도는 어떤가?
"수많은 언론이 '어스널스쿨' 등의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미세먼지 보도를 한다. 이게 문제다. 언론의 생명은 공신력이다. 운영자도 믿지 말라고 한 그래픽을 인용 보도해선 안 된다. 이러니 그 사이트를 보고 국민들이 오해하는 것이다.

'미세먼지=중국'이란 수식도 이렇게 만들어졌다. 지난 2013년, 환경부가 근거도 없이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고 했다. 언론이 받아쓰지 않고 검증했다면, 중국발 미세먼지 논란은 없었을 거다.

언론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정부가 주장하고 전문가도 똑같은 소리를 하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이 조금만 세밀히 점검하고 다른 목소리를 취재했다면, 오해는 생기지 않았을 거다."

- 미세먼지 보도와 관련해 JTBC <뉴스룸>과 논쟁도 했다.
"미세먼지는 과학의 영역인데,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다. 해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지난해 3월 26일이다. <뉴스룸>에서 미세먼지 특집 기획을 보도했다. 미세먼지 오염이 감소했으나 PM2.5(초미세먼지)는 증가했다는 것이다. 1990년 한국의 PM2.5가 연평균 26(㎍/㎥)으로 OECD 7위였는데, 2015년 29(㎍/㎥)로 증가했다고 했다.

먼저,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한 해는 1996년이다. 이것부터 틀렸다. 또, 우리나라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PM.25를 측정한 것은 2015년부터다.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자체측정을 시작한 것도 2001년부터다. 1990년 오염도를 측정한 곳은 없다. 자료출처를 밝히고 있지 않아 실제로 PM2.5를 측정한 결과인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뉴스룸>에 따르면, 1990년뿐만 아니라 1995년, 2000년, 2005년의 PM2.5 농도가 모두 26(㎍/㎥)으로 동일했다. 무려 15년 동안이나 오염도가 같게 나온 것이다.

또한, <뉴스룸>은 PM10(미세먼지) 내 PM2.5(초미세먼지) 비율이 지난 2015년 이후 3년간 48%에서 75%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전체 농도는 줄어들고 있지만, 더 작아지고 독해졌다고 했다.

그런데 이 비율을 자세히 보면, 3월 26일이라는 특정한 날의 하루 값을 비교한 것이다. 단, 3일의 비율을 갖고 미세먼지가 더욱더 독해졌다는 주장한 거다. 대기오염은 장기적인 변화를 측정해야 한다. 어느 특정일의 수치를 비교해선 안 된다. 학술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솔직히 언론인들이 아무리 자기 분야에 뛰어나다고 해도 과학을 다 이해하기 어렵다. 관련 분야에서 10년, 20년 연구를 해도 모르는 게 많다. 몇 시간, 며칠 만에 모든 걸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결정적인 용어를 써가며 보도해선 안 되는 것이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뉴스룸> 보도가 그랬다. 국민들의 관심이 큰 문제를 무책임하게 보도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미세먼지 비상대책은 효과 없다... '미세먼지 30% 저감' 하려면"

- 정부의 미세먼지 비상대책은 어떤가?
"미세먼지가 고농도일 때 비상저감조치 해봐야 소용없다는 게 입증됐다. 차량 2부제 등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지금은 밀폐된 집안에서 창문을 잠그고 고기를 굽는 것과 마찬가지다. 연기가 집 안에 가득한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건, 기상 상황이 확 바뀌어야 한다. 바람이 불어야 수치가 떨어진다. 물을 뿌리는 조치도 소용없다. 공사장이나 도로에 있는 PM10(미세먼지)의 경우, 입자가 크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PM2.5(초미세먼지)는 다르다. 효과를 보기 어렵다.

우리 정부는 특별한 날에만 대책을 가동한다. 오늘 미세먼지가 높았다가 내일 낮아지면, 비상저감조치는 중단된다. 하루만 지나도 효과가 없는 '말짱 도루묵' 같은 대책이다. 근본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평상시 대책이 필요하다."

- 2016년 5월 25일부터 개인 블로그에 미세먼지와 관련된 글을 쓰고, <오마이뉴스>와도 미세먼지 기획을 진행했다. 글을 쓰게 된 이유가 있나?
"미세먼지와 관련한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언론이나 환경운동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예상과 달리 반응이 뜨거웠다. 예로 '지금이 미세먼지 오염도가 최악인 것은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자 이걸 보고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미 정부나 학계에 과학적인 자료가 많이 나와 있는 상태라 논란이 될지 몰랐다. 그런데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도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중국 탓만 할 게 아니라 우리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썼다. 그랬더니 '중국에서 돈 받았냐' 같은 악플이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더 중요한 이야기를 못 하고 있다."
 IE002466461_STD.jpg▲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우리 정부는 중국 탓만 할 것이 아니라 공약대로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국민들이 함께 동참해 풀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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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못한 이야기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저에너지 고효율 시대로 가야 한다.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미세먼지 농도가 OECD 꼴찌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상위권으로 갈 수 있다. 우리 정부가 OECD 국가에서 했던 정책들을 펼친다면 말이다.

근데, 이건 정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연료 정책이나 규제만으로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나서서 함께 해야 한다.

가령 석탄 발전소를 국가 정책으로 줄여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전기 가격이 오르는 문제가 있다. 국민들의 인식과 호응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 자동차 타고, 고기 구워 먹고, 난방하고, 전기를 사용하면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려도 소각하면서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국민들이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다.

국민들이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석탄 등 환경에 큰 부담이 되는 연료가 아니라 천연가스나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고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데 세금을 쓸 게 아니다.

미세먼지는 우리 사회 건전성과도 연결돼 있다. 요즘 대기업은 규제가 심해 예전보다 미세먼지를 덜 발생시킨다. 하지만 영세업체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그렇다고 영세업체에 규제를 강요할 수는 없다. 정부가 미세먼지 배출 억제 시설을 설치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미 성남시에서 영세기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저감 시설비를 지원하고 있다."

- 미세먼지로 생활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인가?
"어린아이는 건강하게 운동해야 한다. 생태적 감수성도 키우면서 자라야 한다. 미세먼지 탓하면서 마스크 착용시켜 숨 쉬기 어렵게 하면 안 된다.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꽁꽁 묶어둘 수는 없다. 건강한 아이가 미세먼지 피해도 적다.

하지만 정부와 환경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대책은 정반대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쪽으로 시행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이 미세먼지를 30%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중국 탓만 할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면 된다.

국민이 협조하면, '미세먼지 30%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국민이 움직이면, 정치인도 따르게 돼 있다. 이러면 기업들도 나설 것이다. 경제적 이유로 등한시했던 태도를 바꿔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투자할 것이다. 지금이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저효율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개인적으로 '미세먼지 오해와 진실'을 연재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이 시대 언론의 문제, 정보와 소통의 문제 등을 고민하게 됐다. 예전과 달리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직접 대면하게 된다. 그런데 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건 어려워졌을까.

그 중심에 언론이 있었다. 사실,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는 언론이 만들었고 키웠다. 그런데 이걸 바로잡는 것도 언론이 해야 한다. 언론의 역할과 힘이 필요하다. 지금 미세먼지에 뒤덮인 대한민국은 아주 특별한 상황이다. 언론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올바르게 보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론의 미래도 없다. 이걸, 많은 언론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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