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교수

포논 작성일 19.10.04 01: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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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 “기독교가 정치에 개입할 분야는 인권과 정의, 평화”

http://www.newspower.co.kr/sub_read.html?uid=43108

질의 :전광훈 목사의 발언을 어떻게 보나.

 

응답 :“좋게 해석을 하려고 한번 시도해 보자. 전 목사는 아주 보수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 정권이 나라를 북한에 내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나름대로 그걸 막고자 한다. 적어도 그건 대단한 애국심이다. 저는 애국심 그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 ‘기독교’의 이름으로 하는 것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기독교가 정치 문제에 개입할 분야는 국한돼 있다.”

 

질의 :기독교가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가.

 

응답 :“인권과 정의, 그리고 평화다. 가령 정치단체나 정부, 혹은 국가가 인권을 유린할 때다. 과거 군사독재 정권이 그랬다. 상당수 국민이 말하고 싶어도 두려워서 말하지 못할 때, 종교가 개입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가 절대 개입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사당(私黨) 정치다. 기독교 전통으로, 교회의 이름으로 한쪽 정당 편을 드는 것을 해서는 안 된다.”

 

질의 :

 

만약 그럴 경우 부작용이 있나.

 

응답 :“우리나라는 다종교 사회다. 한국 사회만큼 종교 간 갈등이 없는 나라도 드물다. 그런데 기독교가 한 정당을 지지하고, 그 정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떻겠나. 다른 종교가 굉장한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종교가 정치권력과 손을 잡는 순간, 우리 사회에는 갈등이 시작된다. 이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질의 :그게 왜 그토록 위험한가.

 

응답 :“기독교가 어디에 가장 초점을 두나. 하늘나라다. 그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해 있다. 그래서 종교 자체는 절대화해도 괜찮다. 하나님 나라는 세상 권력과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가 이념과 결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념은 항상 정치적 색깔을 띤다. 종교와 이념이 결합하는 순간, 그 정치 이념 자체가 절대화된다. 답은 뻔하다. 종교는 결국 타락하고, 사회는 아주 위험해진다.”

 

손봉호 교수는 예수 당시의 일화를 꺼냈다. “예수님 시대에 바리새인들은 정치적 메시아를 기대했다. 하나님의 능력을 동원해 로마를 물리치고, 다윗과 솔로몬의 영광을 회복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예수의 행보는 달랐다. 과부와 고아, 병든 사람들과 함께 다니며 활동했다. 그걸 바라보던 유대인들은 몹시 기분 나빠했다.”

 

고린도전서 1장에는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그리스인에게는 어리석은 것이요’라는 구절이 있다. ‘거리끼다’는 말이 그리스어로 ‘스칸달론’이다. 영어 ‘스캔들’의 어원이자 ‘기분 나쁘다’ ‘재수 없다’는 뜻이다. 손 교수는 “유대인은 예수님을 ‘재수 없는 놈’으로 봤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강대국으로 만들길 기대했는데, 정작 예수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위해 살다가 십자가에 못 박혀 치욕적인 죽음을 맞이했다”며 “그러니 기독교는 세속적인 정치에 대해 가장 거리를 두어야 하는 종교다. 예수님 당신이 몸소 정치적 메시아를 거부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전광훈 목사의 논란이 되는 행보에 대해 교계의 신망 받는 원로들이 18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손 교수는 “제 주위에 있는 교인들은 ‘부끄럽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전광훈 목사의 발언이) 너무 수준이 낮고, 너무 교양이 없기 때문이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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