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회에서 부는 저절로 생겨나지 않습니다.
가령 나무에 열매가 열어서 땅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을 줍는 행위가 있어야,
나무열매라는 부가 생겨납니다.
이때 나무열매를 줍는 행위는
그 사람에게 나무열매라는 부를 창출합니다.
그 사람은 나무열매라는 부를 얻은 후 사회에서 그 부를 자신이 생산하지 않은 다른 부-이를테면 곡식이나 물고기 같은-와 교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생산하지 않은 부의 획득은
그런식의 댓가지불을 통해 정당하게 이루어집니다.
만약 댓가지불 없이, 혹은 상대의 호의 없이
다른 부를 획득한다면
그것은 도둑질이거나 약탈일 수 밖에 없습니다.
화폐제도가 생긴 이후로 부의 교환은 화폐를 통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부의 창출에 기여하고,
각자 기여한 정도에 따라 화폐를 통해 그 부를 나누어 받습니다. 화폐를 얻는다는 것은 곧 그 가치만큼의 부를 얻는 것입니다. 가령 1억원을 얻는다면 그 1억원을 1억원 어치의 고기로 교환할 수도 있고, 1억원어치의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화폐의 이동을 통하여 부의 이동이 일어납니다.
투기란, 소유물의 가치가 오름으로써 그 오른 만큼의 부가 자신에게 이전되기를 바라는 목적으로 소유물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고 그 소유권을 획득하는 행위입니다.
이때 소유권을 획득하는 자체로는 소유물의 가치가 오르내리는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소유물을 획득하기 위하여 지불한 댓가는 온전히 소유권을 얻기 위한 댓가일 뿐, 사회에 어떠한 부도 창출하지 못합니다.
앞서 말했듯, 인간사회에서 부는 저절로 생겨나지 않습니다. 부를 창출하지 않았다면 사회의 부의 총량은 유지되거나 혹은 소비함에 따라 감소할 뿐입니다.
따라서 부의 창출 없이 누군가의 부가 증가한다는 것은 곧 다른 누군가의 부가 감소했다는 의미입니다.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부가 증가했으므로, 누군가는 댓가를 얻지 못하고 부가 감소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댓가지불없이 다른 사람의 부를 얻는다면,
그것은 도둑질이거나 약탈일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형태의 도둑질 혹은 약탈에 대해 무감각합니다. 인류역사상 그러한 행위가 문제제기 없이 숱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져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투자가 투기와 다른 점은, 투자는 부의 창출에 기여하고, 그 창출된 부의 일부를 기여한 몫으로 나누어 받는다는 점입니다. 새로 생긴 부의 일부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부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주식은, 최초에 주식을 구입한 자금이 부를 창출하는 활동에 투입되고, 그 창출된 부의 일부를 분배받는 것입니다. 이후의 매매는 그 분배받을 권리를 사고 파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