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업 컨테이너 수송 20년차 코리안 트러커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화물연대 파업이 기름값 올라서 대책세워 달라는게 아닙니다. 거의 20년간 투쟁하며 요구해 왔던 표준운임제가 지난 2020년 2월부터
화물 안전운임제라는 이름으로 수출입 컨테이너,시멘트BCT 운송 트레일러 화물차에 한해서 3년 일몰제로 시행이 되었고, 3년이 되는 올해말 소멸 예정입니다. 이에 안전운임 해당 업종 화물차주와 비해당 일반 화물운송 차주들이 일몰제를 폐지하고, 아울러 법의 개정을 통해 안전운임 적용범위를 확대 해줄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을 적용 받으면 기름값은 운임에 연동되어 분기별로 운임이 조정되기 때문에 이번 파업과는 그닥 연관이 적습니다.
현장에서 제가 직접 안전운임 적용 2년반 경험해보니 실질소득이 증대되었습니다. 안전운임 취지대로 화물운송 운임을 현실성에 맞게 지급하고, 중간에서 과하게 수수료를 못 먹게해서 화물운송차주나 운전기사가 매출액에 목매여서 과적이나 과속등 위험한 운송행위를 줄일수 있게하자는 좋은 취지의 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법을 3년짜리 맛보기로 만들어놓고 후속 대책이나 개정 이런거 손도 안대보고 없어지게 생겼으니 파업으로 이어졌고, 나머지 비적용 화물차에도 적용 시켜줄것을 요구하는 겁니다.
이번 파업은 화물연대 조합원 아닌 비조합원들도 참여율이 굉장히 높고,
이전 파업때 처럼 단기간 흐지부지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게 현장 분위기입니다.
그러면 언론에서 들먹이는 물류대란은 어떨까요?
제가 일하고 있는 수출입 컨테이너 쪽만 말씀 드리자면..
수출,수입 많이 하는 대기업이 수출입 물류차질 빚으려면 파업이 적어도 20일 이상 정도 진행되야 될겁니다. 이유는 대기업들은 수출입 물량 미리미리 부두나 창고에 준비해둡니다. 그리고 항상 파업 최소15일전부터 예고를 하고 파업을 했기때문에 미리 준비할수 있는 여력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피해를 보느냐 면은요..
한달에 수입,수출 몇개 안하는 중소기업들, 창고나 원자재 비축에 공간적 재약이 있는 기업들이 직격으로 피해를 봅니다. 진짜 수출이나 부두에 들어와 있는 컨테이너를 운송이나 선적을 못 시켜서 발동동 구르게 되는거 많이 봐왔고,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또 한가지 물류비 현실화가 물가상승 폭탄이 된다?
이부분은 솔직히 제가 일하는 수출입 컨테이너 업계에서 특히 화주부담 국내 운송운임은 거의 영향이 없다 입니다. 이부분도 컨 사용량 많은 대형화주에 해당되고, 중소화주는 영향을 받는다 입니다.
실례로 약10년전 부산항에서 40피트 컨 싣고 인천에 가구 창고에 수입품 내려주고 부곡 컨테이너 기지에 빈컨테이너 반납하면 약46만원 정도 차주가 받았습니다. 그런데 화주가 부담하는 국내운송 운임은 약110만원 ㅎㅎ 나머지 차액은 운송사,포딩,알선업체 등이 사이 좋게 가져 갔지요. 그런데 안전운임제가 시행되고는 운송사,알선업체가 가져가는 돈이 확 줄어들게 되고 그 반대로 차주에게 가는 돈이 어느 정도 현실화가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운송사,운송알선 사무실에서 컨테이너 1개 국내운송해 주고 수십만원씩 나눠가지다가 그 액수가 확 줄어버린거지요. 대형화주들에게는 물량 받아오려고 대형 운송사들이 서로 눈치보고 심지어 덤핑으로 입찰해 오던터라. 안전운임제 핑계로 운송료 인상요구는 미미한 체면치례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화물 운송료가 인상되면 당연히 물가 상승에 더함이 있겠지만,
대부분이 영새 자영업인 화물운송 차주들에거 조금이나마 소득증대되고,
그래서 안전운전에 더 신경쓸수있고 무리한 주행 줄일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함이니까, 언론들이 들쑤시는 기사에 너무 나쁜 쪽으로 보시지 말아주시라고
글 적어봤습니다.
물론, 운전 엿같이 하고 과적해서 사고 일으키고 그래서 화물충 그런 소리 듣게 만드는 차주도 있습니다. 솔까 안전운임 확대적용되서 때는 이때다 하고 잠도 안자고 미친듯이 돈독 올라서 다닐 놈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화물운송 운전자는 소득이 안정적으로 오르게되면 운행 횟수도 줄이고, 집에도 자주 들어가서 보통 가장들의 모습으로 살기를 갈망한다고 봅니다. 이번 파업 취지의 이해에 조금 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