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스타리카에서 외노자 신세인 짱공인입니다.
대략 한달 전부터 먹여살리고 있는 길냥이 식구가 있어, 사진 좀 올려봅니다.
이 녀석이 어미 고양이인데, 처음에는 순하고 조용했으나 새끼가 다리를 절어 병원에 한번 데려갔다 왔더니
그때부터 가까이 가기만 해도 난립니다. 건물 밑 공간에 가족이 거주하며, 뒤에 같이 일하는 현지 직원이
집으로 삼으라며 가져다준 플라스틱 상자가 보이는군요. 사진 찍는 걸 싫어해서 멀리서 찍었습니다.
사료로 슬슬 꼬시기 시작할 때 사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새끼가 두 마리였는데, 현재는 한 마리 뿐입니다.
직장 옆에 엄청나게 큰 공원이 있고 또 직장 부지도 꽤나 넓은 편인데다가 현지인들도 고양이에게 친절해서
로드킬이나 사람에 의한 건 아니겠거니 했는데, 현지 직원에게 물어보니 라쿤의 짓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옆 공원에 라쿤이 살고 있는데, 사무실에 칩입해서 초콜릿을 강탈해 가거나 고양이 주려고 사둔 사료를
절반 이상 소진하고 도망가는 경우는 있었으나 (발자국으로 확인) 고양이한테까지 손을 뻗을 줄은 몰랐습니다.
자세히 물어보니 새끼 고양이의 경우 라쿤이 물고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 군요.
두 마리 새끼 중에서 유난히 말라깽이에 겁이 많던 녀석이 남았습니다.
캔이랑 사료를 가져다 주는 족족 다 먹어치우더니 이제는 그나마 살이 붙었고,
가까이 가면 울면서 들러붙습니다. 슬슬 깨물고 할퀴기 시작해서 걱정입니다만.
제가 차를 주차시키고 문을 잠그면 "삑~" 소리에 달려와서 밥달라고 울어댑니다.
애교도 많고 귀여운 녀석인지라 키우고 싶지만 집 관리인이 애완동물이라면 질겁하는지라 그럴수가 없군요.
당분간은 이대로 직장에서 돌 볼 예정입니다. 현지 직원분들도 다들 좋아하시고 돌봐주시는 지라,
잘 지낼 듯 합니다 (라쿤이 걱정이지만).
라쿤은 워낙 재빨라 사진 찍기가 힘들고, 그 외 직장에서 자주 보는 녀석들은
언제나 햇살을 즐기러 찾아오는 이구아나 들이 있습니다. 처음엔 만나면 약간 돌아서 가고 그랬는데,
이젠 저도 이구아나도 상대를 신경쓰지 않습니다.
가끔가다 사무실에서 일하다보면 창문 밖으로 나무늘보가 보인다고 하는데, 아직 못 봤습니다.
보게되면 사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