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발견했을 때 꼼짝을 못하는 것과 별개로 털은 뽀송뽀송하게 말라있더라구요...
어미 냥이가 낳은 직후 젖주고 핥아주며 몸 좀 추스린 뒤에 옮기려고 했을 때엔 이미 풀에 엉켜서 꼼짝도 못했던 상황인것 같아요..
사람 손으로 집고 가위로 탯줄을 잘라주는데도 도저히 각도가 안나와서 행여나 다리에 상처를 입힐까 조마조마했으니..
갓태어난 새끼냥이를 핥아주지 않아도 저절로 뽀송뽀송하게 마르는지 아닌지 잘은 모르겠지만 일부로 버린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냥 제멋대로 그렇게 생각하려구요
처음 두마리 중 하나가 너무 작아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큰놈은 저희집에서 태어난 3남매냥이와 비슷했지만 작은놈은 그의 0.7배 정도로 너무 작았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큰녀석은 죽고, 작은 녀석이 살아남았네요..
집에 데려올 때 까지가 고비다..
주말 이틀동안 돌볼 수 있으니 안심이다..
두마리 다 건강하니 괜찮겠다..
조금 마음을 놓아도 되겠다.. 라고 생각한 다음날 가버렸네요
힘없이 작게 숨을 몰아쉬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어찌 할 바를 몰라서 허둥지둥대다가 출근시간이 가까워져 빨리 샤워를 하고 나오자 죽어있더라구요..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서.. 그냥 자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몸이 굳을 때까지 계속 데리고 있었네요..
몸이 딱딱하게 굳어가자 그때서야 죽었다고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솔리테어님이 링크달아주신 글에 [2개월까지는 초긴장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결과일까요..
지금도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눈을 모두 뜨자 어느정도 고양이처럼 보이기 시작했고, 앞발은 스스로 핥핥하기 시작했어요
뒷발은 아직 유연하지가 않은지 입에 닿지가 않더라구요
혼자 핥핥 하고 있을 때 손가락 하나 대주면 앙앙 물어대고 이내 곧 다시 핥핥 해주고를 반복하네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이젠 분유먹고 바로잠들지 않고 혼자서 뒹굴뒹굴거리다 잠이 드네요
3주째가 되자 어느정도 아장아장 걸을 수 있기에 집안에 익숙해지라고 집에오면 박스에서 꺼내놨어요
혹시나 추울까봐 제가 덮는 이불 깔아두자 좋다고 그속으로 들어가 잠이드네요
어느 순간 잘있나 아깽이를 찾는데 보이지가 않습니다..
이불속에 있는 줄알고 들춰봤더니 보이지 않고.. 집안 구석구석 뒤져도 모습이 안보입니다..
가구 틈새로 들어갔나 베란다쪽 세탁기 틈새로 들어갔나 신발 속으로 들어갔나...
온 집안 땀나도록 구석구석 뒤지는데 안보입니다.
어디에 깔렸나 싶어 건드리지도 않은 박스를 들춰보고 옷장 틈속을 후레쉬로 비춰보고..
마음은 급해지고 행여나 죽어버린게 아닐까 걱정하면서 이불을 끝까지 들춰봤더니...
아오... 어떻게 저 속까지 들어간지는 모르겠는데 반 접어놓은 이불 반대편 끝까지 파고 들어가서 잘 있네요...
그래도 내가 금방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으라고 이불을 더듬어 동굴같이 만들어 놓자 만족스러운 듯 얼굴만 쏙 내미네요..
그 뒤로는 냥이가 안보이면 무조건 이불 속 끝까지 손을 넣어봅니다.
무조건 거기에 있구요
4주째 이후부터는 집안에 두고 출근했습니다.
출근 전, 점심 때, 퇴근 직후 세번 분유를 주고 다른 냥이들과 같이 놓습니다.
냥이 이동장에 딱 들어가는 박스에 넣고 그 안에 놔뒀었는데 박스를 뉘이고 그 속에 수건과 제 입던 옷을 깔아주니 졸릴 때 되면 무조건 거기로 가서 잡니다.
처음엔 제가 앉아 있을 땐 잘만 찾아오더라도 일어서면 절 못찾고 제자리를 빙글빙글 돕니다.
눈으로 절 찾기보다 냄새로 절 찾아오는 것 같았어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제가 일어서도 눈으로 쫓아 알아서 따라옵니다.
집에 놔둔지 하루 이틀은 집안 구석구석 아무대나 오줌을 싸댑니다.
나중에 한번에 닦아야지 해서 대충 휴지로 오줌 흔적을 지웠는데 이놈이 한곳에만 누는게 아니고 아무대나 막 오줌을 누네요..
혼자서 오줌을 싼다는게 기특하긴 한데... 왜 한곳에다 안누고...
아침에 일어날 때 오줌냄새가 너무 심해서 그날 저녁 이사용박스(귀찮아서 그냥 냅둔거)를 들춰보니 박스 바닥에 오줌이 흥건합니다..
간만에 대청소 했네요
4주 3~4일째까지는 똥을 제가 누게 도와줬는데..
언제부턴가 갑자기 자기가 알아서 쌉니다.
다행히도 똥싸려고 할 때 냅다 들어서 모래화장실에 놔두니 똥을 그곳에서만 쌉니다.
아직 작아서 화장실을 못들어가고...(발판 만들어줬는데도 아직은 무리인듯..)
다른 녀석이 밖으로 다 쏟아버린 모래에 똥오줌을 싸네요
그래서 그냥 바닥에 모래 한웅큼 쌓아놨네요..
나중에 더 커서 잘 가리게 되면 베란다 대청소나 한번 해야죠..
5주가 채 되기도 전에 따로 교육시키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똥오줌을 가리게 되자 너무 좋았어요.
솔직히 2개월 될 때까지는 똥오줌지옥이 펼처질거라 생각했거든요..
날짜를 계산해보니 오늘로 딱 5주째네요
이따금씩 다른 냥이들에게 먼저 장난을 걸기도 합니다.
하루의 대부분은 멍하게 서있는게 전부지만 그것만으로 많이 컷다는게 실감이 되더라구요
컴퓨터 하고 있으면 뭐가 아쉬운게 있는 듯 컴퓨터 아래에서 그대로 대기합니다.
이전까지 막내였던 손자냥이가 가끔씩 장난을 걸기는 하는데 아직은 많이 부담스러운가봐요..
(지가 장난 걸 때는 언제고...)
제가 보기엔 다른 냥이를 아직 구별하지는 못하는것 같아요.
혼자서 잘 놀다가도 다른 큰 녀석들이 장난 걸어주면 바로 도망가서 멍때리네요
아깽이용 사료를 사서 작은 그릇에 부어놓습니다.
배고프다고 징징댈 때 사료앞에 놔두니 조금은 먹습니다.
조금씩 사료먹는 양이 늘어나고 분유먹는 양이 줄어들기 시작하네요
이 짤 처럼 다른 냥이가 교육 좀 시켜주길 기대했습니다만...
사료는 어떻게든 먹는데 물먹는 방법을 못배웠는지 접시물에 냅다 코박고 크항컹!!! 하더니 물러납니다..
그거 보고 다시 분유에 물의 비율을 늘렸네요..
똑같은 박스... 한달전과 비교사진입니다..
13일... 어제찍은 가장 최근의 사진이네요.
항상 저기가서 잡니다.
분유 먹다 난리쳐서 젖병이 눈을 찌른적 있는데 그 뒤로 까만색 딱지같은 눈꼽이 좀 많이 끼네요..
가장 큰 걱정이었던 깡패할매냥이가 쟤를 터치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안심이고..
막내였던 손자냥이와, 삼촌냥이2가 장난도 걸어주고 해서 안심이네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새끼냥이 들어오고 기존 냥이들 나이를 생각해보니 벌써 4살이나 먹었네요..
가장 막내였던 손자냥이도 2살....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만 그냥 동생삼으라고 해야겠습니다.
별 의미는 없지만 그냥 손자냥이2로 하려구요
이름은 나중에 지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