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일하는 곳 근처에서 유독 이뻐하는 각기 다른 곳에 살고 있던 3마리의 고양이가 있었어요..
갈색 고양이(암컷), 삼색 고양이(암컷), 치즈 고양이(수컷)
갈색 고양이는 공장에서 먹이주며 키우는 고양이였는데... 약하게 태어나서 그런지 맨날 감기걸려서 콧물 질질 흘리고 다니는 녀석이었어요.
다른 녀석들은 먹이를 주면 먹이부터 먹느라 정신없었는데 얘는 먹이를 줘도 끝까지 저한테 애교만 부리다가 제가 가면 그제서야 먹기 시작하는 녀석이었죠. 그래서 더욱 이뻐했고.. 원체 약하게 태어난 녀석이라 그런지 맨날 아파보이고... 꼬리도 언제 밟혔는지 꼬리가 항상 내려가있어서 땅에 질질 끌고 다니고 그랬죠..
솔직히 제가 집에 데려와서 키우고 싶었어요
마음속으로 수십번 말할까 말까 망설였었어요. 공장 주인아저씨 한테 얘 데려가서 키우고 싶다고...
여차하면 데려와서 키우고 싶은 1순위 고양이였죠.
나중에 큰집으로 이사하면 고녀석을... 이사가 힘들면 닮은 새끼냥이라도.. 데려오려고 진지하게 고민했을정도였죠
삼색고양이는 다른 공장에서 죽치고 살던 녀석이었요.
굳이 책임지고 키우진 않은데 공장사람들이 귀엽다고 이따금씩 먹이도 챙겨주곤했죠..
사람도 잘따르고 절 볼 때 마다 멀리서 뛰어와서 애교부리는게 참 이뻣어요.
근데 얘는 그곳 고양이 무리에서 왕고노릇을 하는지 뭐만하면 다른 고양이를 후드려 패는 녀석이었죠.
치즈 고양이는 삼색고양이 근처에 살던 녀석이었어요.
그 근처 고양이 두 무리가 있는데...
삼색고양이는 일명 동글이.. 다들 같은 핏줄인지 얼굴이 다 동글동글해요.
얼마전 제가 냥줍한 부근의 고양이들은 네모..
얼굴이 다 네모..
그 두 무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오가던게 치즈 고양이에요.
얘는 얼굴이 마름모.. 잘생겼어요. 공장 사람들하고 말할 때 항상 그 잘생긴 녀석~ 하고 지칭했죠.
3마리 다 현재는 살아있질 않아요...
치즈고양이는 애가 참 잘생기기도 했지만 영리했어요. 멀리서 엔진 소리만 들려도 일찌감치 안전한 곳으로 가는 녀석이라 솔직히 정을 좀 많이 줬어요..
오래살 것 같아서....
처음 봤을 때 이미 성체였고 1년간 계속 봐왔으니 최소 2살 이상이겠죠..
차에 치여 죽어있는걸 발견하고 제가 들어서 근처 풀숲으로 옮겨줬어요..
차에 치인건지 병에 걸린건지는 모르겠는데 입으로 피를 많이 토해냈더라구요..
핏 자국을 보니 꽤 오랫동안 고통스러웠던거 같아요.
제가 들어서 옮겼을 때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더라구요..
여담이지만 제가 최근에 냥줍한..(태반 탯줄 그대로인 채로..) 2마리 중 1마리는 잘 살아있는데 얘가 커가니까 위 치즈 고양이 얼굴을 닮아가더라구요..
네모파 지역에서 발견해서 네모인줄 알았는데 커가니까 마름모 잘생긴 치즈냥이 얼굴이 보이더라구요.
진짜 인연인가 싶었어요
갈색 고양이는 공장아저씨가 말해줬는데... 새끼를 낳다가 힘에 부쳐서 죽었다고 하더라구요..
이상했어요..
분명 새끼 다 낳고, 양수묻은걸 채 정리하지 못한 녀석을 봐서.. 수고했다고 먹이도 챙겨줬는데..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아서 더 캐묻지는 않았어요
공장 근처에서 낳은게 아니라 옆옆 공장에서 쓰는 창고에서 나오는걸 봤어요.. 양수가 묻은채로..
거기서 무슨일이 있던거 같아요.
삼색 고양이는 새끼를 5~6마리 낳고 잘 살고 있다가...
차에 치여 죽은 녀석들도 있고 해서 3마리만 남았어요...
이것도 제가 직접 본 건 아니고 말로만 들었는데..
공장 옆의 가정집에서 풀어키우는 개가 새끼 고양이를 물어 죽였고... 그걸 보고 새끼를 구하려다가 어미도 같이 물려 죽었다네요..
그래서 2마리 새끼냥이가 거의 한달정도만에 어미를 잃고 둘이서만 살았어요
근데 3주 전부터인가 2마리 중 1마리 새끼가 안보여요..
항상 둘이서 꼭 붙어다니던 녀석들이..
그 어린 녀석이 다른곳가서 잘 살고 있을리는 없겠고... 죽었다고 판단해도 되겠죠..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남은 1마리를 데려오고 싶어요..
현재 4~5개월은 된거 같아요
그 3마리를 너무 좋아해서 특별대우를 하는거에요..
치즈 냥이는 본의 아니게 인연이 닿았고..
갈색 냥이는 인연이 완전히 끊기게 되었고..
삼색 냥이는 제가 결정하면 데려올 수 있어요..
이제 날도 많이 추워지고하니 그 어린녀석이 혼자서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구요..
물론 좋아했던 그 삼색냥이의 마지막 하나남은 녀석이라서라는 이유도 크구요..
사실 더 어릴적에 데려올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어미와 형제들까지 모두 잃고 둘이서 꼭 붙어다니는 걸 떼어놓는것도 할짓은 아닌 것 같아 계속 참아왔어요
걱정되는게 있어요..
이미 너무 커버린게 아닐까...
이미 길에 익숙해져서 집에 데려오면 답답한 마음에 밖에 나가려고 발버둥치질 않을까..
그게 걱정이 되네요..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