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5개월째

하이?

인생은 무료함...

쿨한 여고생 분위기

는 없고 하품 쩌억

얼짱 각도로 셀카

가끔은 웃는 얼굴도...

배 만지니 나온 표정 '어딜 만져 어딜 만지냐구!'

모래 튀는거 막으려고 화장실에 씌워둔 박스를 갈기갈기 찢어먹은 뒤 승리의 발라당

츄르 달라고 말 없이 째려만 보고 있을 때의 모습

6개월쯤 되니 갓난쟁이 때 집으로 쓰던 신발 상자가 이제는 안 맞음...

6개월을 채워서 수술을 할 때가 됨...수술 전 기념으로 찍은 말랑배

손톱 깎고 피 뽑으면서 링거 주사 맞아야 하는데 물고 할키고 하악질하느라 몇 번을 실패해서 더 아팠음...겨우 링거 꽂고 혈액검사 마칠 때까지 대기하는데 완전 개빡친 표정...

근데 이날 염증 반응이 있어서 결국 수술 못하고 귀가. 애는 괜히 금식해서 배고프고 목마르고, 주사를 몇번 다시 맞느라 아프고...실패한 혈액검사만으로도 검사비 8만원 넘게 나와서 지갑도 아프고...

결국 2주 뒤 다시 수술...근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봉합사 깔끔하게 쑥 뽑아버림

할 수 없이 소독약이랑 붕대 사와서 감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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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발버둥치는거 붕대 겨우 감아놨더니...붕대마저도 30분도 안되서 풀어버리고 스모 선수 훈도시로 만들어버림

요코즈나 만만세

소독은 했지만 역시 고름이랑 염증이 생김...

안 그래도 애 수술시키고 마음 심란한데 재주도 좋지 봉합사를 쑥 뽑아버려서 눈보라치는 한겨울 1월달 야밤에 차는 방전됐고 병원은 다 닫았고...진짜 머리 터져버릴 뻔

남들 멀쩡히 다 지나가는데 한번도 그냥 넘어가는 일 없이 꼭 아프고,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아빠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맨날 입질하고 아빠 손은 씹창 내놓고...

수술하고 나서 자기도 속상한지 한번씩 이렇게 흉터 핥음

그래도 어려서 그런지 빠르게 회복하고, 캣타워 상단 탑 두개 다 부숴먹음 ㅇㅇ

애는 정말 착함...얼마나 착하냐면 그루밍 바쁘게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쓰윽 바꿔치기해서 손 밀어넣으면 '까짓거 아빠 먼저 해주지 뭐' 하듯 흔쾌히 손 구석구석 열심히 그루밍해줌. 요즘도 잘때는 꼭 살 맞대고 자는 것도 여전함...

다만 역시, 갓난쟁이가 엄마 품안에서 형제들이랑 같이 크질 못하고 사람 손에서 분유 먹으며 체온 대신 전기장판 열기로 자랐기 때문인지 사람으로 치면 소시오패스 끼가 있다고 해야할지, 뭔가 좀 역시 성격이 보통 고양이들이랑은 좀 다름...

인내심도 별로 없고 감정도 갑자기 돌변하고 욱해서 덤벼드는 일이 많음

예를 들면, 츄르 줄 때 '츄르 먹을래?' 하고 물어보면 '으응~' 하면서 대답하는게 예뻐서 그렇게 꼭 문답을 하는 편인데, 어떤 때는 짜증난다는 듯 대답을 안하고 그냥 째려만 봄. 그래서 몇번 더 물으면 하악질하면서 아빠 뺨을 후려갈김...그렇게 좋아하는 츄르인데도. 

신경질 부리고 감정을 예측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범주 밖에 있는 일이 자주 있어서, 고양이나 여자애라서 그런거라기보다는 역시 어려서부터의 환경 문제인가보다 하고 느낄 때가 많음. 그럴 때마다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아니라 사람 엄마가 돌봐줄 수 있는 집이었다면 좀 다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애가 꼭 사랑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애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새엄마'를 구하려고 재혼하는 남자들 마음이 이런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뭐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