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km정도 된다고 하니 시간 관계상 완주는 못할 것 같아 하는 데까지만 하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배낭 하나 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물론 외투는 있었지만 반바지에 반팔… 미치인놈 보듯 보시더군요ㅋㅋㅋㅋㅋㅋ
감축 운행으로 어쩔 수 없이 이른 버스를 탔습니다.
첫날은 가볍게 관광이나 하자~ 터미널 옆에 금정산이 있더군요. 정상에서 바람 잘 쐬고 있는데 호주에서 알던 동생이 인스타그램을 보고 연락을 합니다. 물론 여자지요.. 남자따위.. 훗..ㅋㅋㅋ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 회포를 푼 다음날 느긋하게 오륙도 앞까지 버스로 이동합니다. 이곳이 1코스의 시작이었기에, 해파랑길 안내소가 있다기에 정보를 얻으려했죠. 하지만 코로나로 안내소는 운영을 안 하더군요. 해파랑길 홈페이지에도 공시되지 않은 충격적인 현실ㅠㅠ
스탬프는 있지만 찍지 못하다니ㅠㅠ 하다못해 수첩 하나 없었네요. 그래도 완주가 목적도 아니고 완주증에 연연하는 편도 아니라 그냥 걸었습니다.
부산은 14년 만이라 그때는 보지 못한 모습이 마냥 신기합니다.
우와!! 문화충격!!!!!!!!!!!!!!!!!!!!!!!
미역국을 파는 식당을 태어나서 처음 봅니다.
제가 육지 촌놈이고, 경상도 쪽으로 걸음을 많이 안 해본 탓인지 엄청 신기했어요오오오오!!!
길을 떠난 이틀째 드디어 야영을 합니다.
제 여행은 늘 빈곤과 함께 합니다.ㅋㅋㅋㅋㅋ 저도 깨끗이 씻고 푹신한 침대에서 자는 게 좋긴 하지만 돈을 아끼기 가장 쉬운 건 역시 숙식이더라고요. 그래도 이틀에 한 번은 숙소에서 잤습니다. 생긴 건 야생짐승인데 냄새까지 나면 좀…ㅋㅋㅋㅋ
계속 해안을 따라 걸으니 사진이 바다 밖에 없습니다.
해파랑길.. 개인적으론 참 실망 가득이었습니다. 코스 선정을 누가 했는지 그저 해안만 따라 걸을 뿐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걸은 길이지만 그 안에서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도대체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의문이 되는 구간이 너무 많습니다. 더군다나 이정표를 붙여 놓은 방식이 엿장수 맘대로네요. 이게 직진하라는 건지 옆길로 빠지라는 건지 헷갈리고, 어떤 경우는 아예 갈림길에서 이정표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길을 관리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운 부분이 너무 많지만.. 뭐,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테니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록 엿새 밖에 못 걸었지만 14년 만에 부산에 가보거나 생전 처음 울산에도 가보고, 그냥 스쳐지났던 포항에도 가봤으니 나름 만족합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는 것 같습니다. 형님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