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 선수 요청이 있어서 이번에 올립니다.
바로 2000년대 말과 2010년대 초 화려한 시즌을 보낸 이 선수. 팀 린스컴입니다.
린스컴은 워싱턴 대학시절부터 강속구를 던지기로 유명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았죠. 그럼에도 우려는 많았는데 바로 체구가 작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재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190cm에 육박하고, KBO조차도 184cm입니다. 일본은 오가와 야스히로, 미마 마나부, 아즈마 카즈키 같이 160~170cm대 투수들이 있긴 해도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아니니 뭐… 그리고 워낙 또 연습벌레다 보니 오버워크로 인한 저하 우려도 많았습니다.
어쨌든 많은 우려 끝에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합니다. 사실 린스컴의 고향팀인 시애틀이 린스컴에 관심을 가졌는데, 위에 언급한 체형으로 인한 불안요소로 인해 강속구 투수 브랜든 모로우를 지명했죠. 결과적으론 모로우조차 부상에 허덕여 결국 이래저래 샌프란시스코만 득봤죠.
린스컴은 루키 시즌에도 24경기 선발로 나와 16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 75%로 꽤 높은 성공률을 보이더니, 둘째 시즌부터 엄청난 모습을 보입니다. 2년차인 2008년에 18승 5패, ERA 2.62에 탈삼진을 265개를 잡았고, FIP도 2.62를 기록하면서 승률과 탈삼진, FIP에서 내셔널리그 1위를 차지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까지 수상합니다. 다음 해에도 탈삼진과 FIP에서 내셔널리그 1위에 오르며 사이영상 2연패까지 달성하죠.
이후에도 린스컴은 꾸준한 모습을 보입니다. 비록 사이영상은 놓쳤지만 2010년 탈삼진왕과 올스타에 뽑히고 덤으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까지 얻습니다. 2011년에도 올스타에 뽑히면서 2.74의 ERA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단, 패전은 많았는데 이 때 린스컴의 9이닝 당 득점지원이 2.94에 불과해 메이저리그 최하위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로이 할러데이, 2011년에는 클레이튼 커쇼라는 미친 투수들이 있어 사이영과는 거리가 멀었죠.
린스컴이 2012년부터 슬슬 내리막을 걷는데, 체중 조절에 따른 부작용, 구속의 저하, 제구력 난조 등으로 인해 예전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이 시즌 33번의 선발 등판에도 ERA가 5.18에 15패나 당해 내셔널리그 최다패의 불명예를 안게 되죠. 아이러니하게도 월드시리즈는 또 우승했다는..
그 이후에도 예전의 모습을 이어 나가지 못했습니다. 물론 꾸준히 등판해 선발로테이션을 지켜 10승을 얻긴 했지만, 사이영상 수상할 당시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후부터 슬슬 팀의 에이스는 린스컴이 아닌 메디슨 범가너 쪽으로 넘어가게 됐죠. 범가너 덕에 한 번 더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게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2015년에는 엉덩이 부상으로 전반기만 던지고 시즌아웃됩니다. 그 다음 시즌 에인절스와 계약해 한 경기 반짝한 후 부진에 빠지면서 별로 기회를 못 받고, 재기를 계속 노려봤지만 결국 은퇴하기로 결정합니다.
린스컴의 신체는 180cm 77kg로 투수 치고는 꽤나 왜소한 체격입니다. 그럼에도 158~160km에 도달하는 강속구를 던졌던 선수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8년 사이영상 받을 때 직구 구종가치가 리그 3위였습니다. 160km를 던졌다고는 하는데, 보니까 어릴 때는 96~7마일(155km 전후), 2010년대 좀 넘어오면 94마일(151km 전후)정도가 많이 보이네요. 실제 평균 직구 구속은 2008년까지는 94마일대였고, 2010년대부턴 91~2마일 정도니까요.
여기에 체인지업과 투심,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했는데, 특히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일품입니다. 150km 중반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으로 무수히 많은 선수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죠. 체인지업은 이전에 작성한 페드로 마르티네즈보다도 더 경탄하면서 본 것 같습니다. 실제 체인지업은 2009년 구종가치가 33.7로 압도적인 메이저리그 1위였습니다. 체인지업으로 유명한 투수들인 C.C 사바씨아나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체인지업이 압도적으로 밀릴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오늘은 비록 커리어는 짧았지만 매우 강렬하게 우리에게 인상을 남긴 팀 린스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린스컴은 우리나라에서도 방송을 나름 많이 탄 투수로 기억하실 분들이 많겠네요.
다음에 할 투수를 스포를 하자면 메츠 투수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