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온 이후로 첫 대회인데 종별 대회 하나만 바라보고 열심히 준비했다.”
삼일고는 1일 전라남도 영광군 보조체육관에서 열린 제79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 남자 고등부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홍대부고를 86-85로 꺾었다.
3학년 위진석(35점 23리바운드)과 김태균(24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이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삼일고 유니폼을 입고 공식 대회 데뷔 경기를 치른 2학년 최영상(10점 12어시스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최영상(180cm,G)은 45분 풀타임을 뛰며 4쿼터 종료 직전, 연장으로 이끄는 동점 버저비터를 터트린 데 이어 연장전 종료 2.3초를 남기고 아웃렛 패스로 위진석의 결승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영상은 이날 경기 후 “예선부터 쭉 경기를 뛰어왔지만 오늘 경기만큼은 뭔가 설레이는 느낌이 강했다. 45분 내내 그런 마음 가짐으로 경기를 뛰었고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2번의 하이라이트도 극적이었다. 먼저 4쿼터 종료 3초를 남긴 상황, 최영상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그의 점퍼는 백보드를 맞고 림을 통과했다. 스코어는 76-76, 홍대부고는 다 잡은 승리를 놓쳤고 삼일고는 연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연장전 종료 직전. 이전 장면에서 손승준에게 팁인 득점을 허용하며 이대로 무너지는 듯했던 삼일고.
인바운드 패스를 맡은 최영상은 홍대부고 수비가 정돈되지 않은 틈을 타 빠르게 위진석에게 아웃렛 패스를 건넸고, 위진석이 이를 공중에서 잡아 바로 올려놓으며 86-85, 45분 혈전을 끝냈다.
최영상은 “4쿼터 동점 버저비터 때는 원래 패턴을 하려고 했는데 패턴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간에 쫓겨 슛을 던졌다. 그런데 운 좋게 들어갔다”며 “연장전 마지막 득점 장면은 사실 중학교 때도 똑같은 상황을 한번 경험해봤다. 내가 패스를 잘 준 것보다 (위)진석이 형이 잘 달려준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영상은 휘문고에서 삼일고로 전학했다. 학교를 옮길 경우 이적동의서 발급 후 한국중고농구연맹 주관 대회에는 1년간, 대한민국농구협회 주관 대회에는 3개월간 출전할 수 없다.
최영상은 “전학 온 이후로 첫 대회인데 종별 대회 하나만 바라보고 열심히 준비했다. 동료들이 실수해도 괜찮다며 독려해줬다. 덕분에 지금까지 긴장하지 않고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전자랜드 유소년 농구클럽 출신으로 휘문중에서 엘리트 농구를 시작한 그는 이번 대회 김태균과 백코트 콤비를 이뤄 삼일고의 앞선을 책임지고 있다.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냐 묻자 “득점력, 특히 슈팅, 캐치 앤 슛에 자신 있다. 최근에는 포인트가드로서 최대한 동료들의 찬스를 많이 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어 “휘문중 시절 최종훈 코치님께서 가드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에 대해서 잘 지도해주셨다. 삼일고에 와서는 슈팅적인 부분을 많이 보완하고 있다. 정승원 코치님께서 가드는 무조건 슛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시는 편이다. 특히 슈팅적인 부분은 김민구 코치님께서 많이 다듬어주셨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민구 코치님께서 슈팅 자세를 계속 봐주셨고 좋은 성공률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삼일고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지난 2022년 종별 대회 이후 2년 만에 전국대회 4강에 올랐다. 4강전 상대는 용산고다. 최영상은 “용산고라고 해서 물러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처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농구다. 계속 부딪혀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