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다수의 대회를 소화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노리겠다는 각오로 시즌에 임하고 있는 토트넘에 크나큰 악재가 닥쳤다.
손흥민을 대신해 토트넘 홋스퍼의 측면을 책임지기 위해 출전한 두 선수가 모두 부상을 당한 것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영국 코번트리에 위치한 '코번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아레나'에서 열린 코번트리 시티와의 2024-25시즌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막바지에 터진 제드 스펜스와 브레넌 존슨의 연속골로 2-1 진땀승을 거뒀다.
이날 토트넘은 2부리그 중위권 팀인 코번트리를 상대로 손흥민을 비롯해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 핵심 전력들을 벤치에 앉히는 한편 도미닉 솔란케와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사르처럼 주전 선수들 중 일부를 선발로 내보내면서 다음 라운드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코번트리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토트넘의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토트넘은 전반전 동안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토트넘은 애매하게 공격을 전개하다 코벤트리에 위협적인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결국 먼저 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18분 코번트리 역습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들을 제대로 마크하지 못한 토트넘은 노르만 바세트의 크로스에 이은 브랜던 토마스-아산테의 슈팅에 실점하면서 좌절했다.
그런 토트넘을 살린 건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이었다. 후반 42분 쿨루세브스키의 패스를 받은 스펜스가 이를 밀어 넣으면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3분 벤탄쿠르가 넘긴 공을 존슨이 받아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마무리했다. 토트넘의 극적인 승리였다.
토트넘은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걸 잃었다. 2부리그 팀을 상대로도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나오지 않으면 이기기 힘든 수준으로 경기력이 나쁘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 무엇보다 토트넘은 이번 경기에서 부상자가 두 명이나 발생하면서 향후 시즌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먼저 쓰러진 건 윌송 오도베르였다.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오도베르는 상대와 충돌한 뒤 경기장 위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다 전반 18분 만에 존슨과 교체되어 나왔다. 후반 29분에는 티모 베르너가 역시 부상으로 인해 쿨루세브스키와 자리를 바꿨다.
오도베르와 베르너가 토트넘에서 주전 선수들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외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비롯한 다수의 대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토트넘의 입장에서 로테이션 자원들의 부상은 큰 악재다.
특히 오도베르에 대해선 토트넘이 영입을 위해 3000만 파운드(530억원)를 주고 데려올 만큼 정성을 들였는데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부상으로 날릴 위기에 처했다.
두 선수들의 부상 정도가 심하다면 주전 선수들의 혹사가 계속되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시즌 후반부에 힘이 빠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토트넘이 오도베르와 베르너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이유다.
당장 이날도 두 선수가 예상치 못하게 부상으로 빠지면서 휴식을 취할 줄 알았던 존슨과 쿨루세브스키가 출전했다. 특히 이번 시즌 선발 자원으로 기용되고 있는 존슨은 전반 2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경기에 나서야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말하기 힘들지만 오도베르의 부상은 심각해 보였고,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베르너는 피로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약간 불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