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타자 르윈 디아즈(28)가 가을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까지만 해도 타율 0.833(6타수 5안타), 3홈런, 6타점이다. 장타율은 무려 2.500이다. 출루율도 0.750이다. 쉽게 물러난 타석이 없다. 13일 1차전 수비 도중 포구 실책을 범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수비력을 보이며 코칭스태프의 두터운 신뢰를 사고 있다.
디아즈는 외국인선수 등록 마감일이었던 8월 15일 직전 극적으로 삼성에 합류했다. 삼성은 시즌 개막을 함께한 데이비드 맥키넌에 이어 루벤 카데나스를 영입하며 외국인타자의 장타력 폭발을 노렸다. 거포로서 카데나스의 능력은 나무랄 데가 없었으나, 부상과 불성실한 플레이를 방치할 수 없었다. 결국 삼성은 또 한번 외국인타자 교체를 단행했다.
그렇게 선택한 선수가 디아즈다. 멕시코 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현지에서 취업 비자를 받는 등 등록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8월 14일 입국했다. 삼성 프런트가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외국인선수 등록마감시한을 넘기지 않을 수 있었다.
디아즈는 정규시즌 29경기에선 타율 0.282(110타수 31안타), 7홈런, 19타점, 장타율 0.518을 마크했다. 낯선 리그에 대한 적응기간 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특히 홈런 페이스가 눈부셨다. 경기당 0.24개로 페넌트레이스 144경기를 모두 소화했다고 가정하면 34~35개 정도의 홈런을 터트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홈런 생산 능력만큼은 확실한 편이다.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팀 홈런 1위를 차지한 삼성은 LG와 PO에서도 대포를 앞세워 손쉽게 경기를 풀었다. 2차전에선 무려 5개의 아치를 그렸다. 그 중심에 1~2차전에서 잇달아 홈런포를 가동한 디아즈가 있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진출을 넘어 내심 정상까지 바라보고 디아즈 영입에 공을 들인 삼성의 선택이 가을야구에서 더욱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